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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상공회의소 '박연차 구명' 논평…시민들은 '떨떠름'

286억 세금탈루 박연차 특사 제외되자 "아쉽다" 논평

박대성 기자 기자  2013.02.06 10: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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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여수상공회의소가 MB특별사면 명단에서 제외된 여수산단 휴켐스 박연차 회장의 조속한 가석방을 염원하는 입장을 발표해 '비리기업인 감싸기'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여수상의는 지난 5일 "박연차 회장이 사면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국제경기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지역의 중견 기업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보도자료를 냈다.

여수상의는 또 "박 회장이 경영하는 여수산단 휴켐스(주)는 지난 2006년 태광실업이 인수 후 매년 신규공장 증설을 통해 국가경제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공헌을 하고 있는 기업이다"며 "박 회장의 조속한 가석방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성명이 발표되자 지역의 일부 상공인들과 시민들이 286억원의 세금을 탈루하고 유력 정·관계 인사에게 뇌물을 살포했던 비리기업인을 두둔하는 여수상의의 행태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 회장은 286억원의 세금을 포탈하고 농협 자회사인 남해화학에서 분리된 휴켐스를 유리한 조건으로 인수할 수 있게 해달라며 농협 정대근 회장에게 뇌물 45억원을 건넨 혐의 등으로 2008년 12월 구속기소돼 징역 3년6월에 벌금 300억원을 선고받았다.

여수상의의 이같은 입장은 최근 회사자금 횡령혐의로 구속된 최태원 SK회장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기보다는 동료기업인 감싸기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재벌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구속되자 "법원이 최태원 회장을 법정구속한 것에 대해 유감이다"는 논평을 냈다. 여수상의가 전경련과 같은 입장을 취한 것.

게다가 포털 검색창에 '박연차'를 칠 경우 '박연차 뇌물', '박연차 리스트', '박연차 연루' 등의 연관 검색어가 난잡하게 뜨는 실정에서 여수상의가 박연차 구명논평을 냈다는 것은 반기업정서를 자극했다는 혹평이 나오고 있다.

여수상의 한 회원은 "노무현정부 당시 같은고향(김해) 출신을 들이대 정치권에 온갖 줄을 대 급성장했던 인물인데다가, 여수산단 남해화학 암모니아사업부문을 떼어내 설립된 휴켐스 인수과정에서도 의혹이 있다"며 "여수산단에서 막대한 흑자를 보면서도 지역사회 공헌도가 미약한 기업인을 두둔하는 것이 시민 눈높이에 맞는 상공회의소인지 의아스럽다"고 비판했다.

한편 신발공장으로 성장한 박연차 회장은 노무현대통령 후견인을 자처하며 화학회사와 골프장 등을 잇따라 인수해 연매출 1조원대의 중견그룹으로 성장시켰다.

민유태 전 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 서갑원 전 의원,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 등의 유력인사들이 박연차 뇌물리스트로 낙마하거나 불명예 퇴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