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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라치, 더는 못참아" 카드설계사協 19일 헌법소원

두 달간 15건 적발, 대형사 설계사들 줄줄이 '징계'

이지숙 기자 기자  2013.02.05 17: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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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카파라치 제도가 시행되며 몸살을 앓고 있는 카드설계사들이 오는 19일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예정이다.

전국신용카드설계사협회(이하 전신협)는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이 경쟁적 카드발급을 막기 위해 카파라치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하자 '설계사를 말살하려는 정책'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카파라치 제도는 신용카드 불법모집의 증거를 포착해 여신금융협회, 금감원, 카드사에 신고하면 심사를 거쳐 포상금을 주는 제도다. 신고는 사진, 동영상, 녹취록, 가입신청서 사본, 경품 등 불법모집 증거를 확보해 20일 안에 해야 한다. 건당 10만~200만원, 1인당 최대 1000만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카파라치 시행, 설계사들 "심적 압박 심해"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카파라치 제도를 도입하며 △길거리에서 카드를 모집하거나 등록 없이 모집하는 경우 △연회비의 10% 이상 경품을 주고 카드를 모집하는 경우 △모집인이 소속되지 않은 다른 회사의 카드를 모집하는 경우를 불법모집으로 규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말까지 접수된 카드 불법모집 신고는 15건이다. 제도가 처음 도입된 12월 8건이 접수됐으며 1월 7건의 불법모집 신고가 있었다.

   
전국신용카드설계사협회는 금융당국의 '신용카드 불법모집 근절대책'에 반대하며 지속적으로 집회와 기자회견을 열고 여전법 개정을 요구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기자회견 당시 모습. = 이지숙 기자
이에 따라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신한카드 등 대형카드사 설계사들도 120만원에서 300만원에 달하는 과태료를 부과 받는 등 줄줄이 징계를 받았다.

영업 환경이 악화되자 카드설계사들이 이탈하는 숫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모집수당이 줄어들고 카파라치 제도 시행 등으로 실적을 늘리기 어려워지자 대거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여신협회에 등록된 카드모집인은 3만6573명으로 2011년 말에 미해 1만3500명 감소했다.

카드 모집업무를 하고 있는 설계사 A씨는 "카파라치 제도 시행 이후 길거리 영업 등이 금지돼 많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지난달에는 단속기간이라 회사에서도 조심하라는 주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인터넷으로 영업을 하던 아줌마 설계사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친구나 지인들에게 영업을 할 때도 조심스럽고 심적으로 많이 불안하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지나친 영업규제… "설계사 전부 굶어죽는다"

카파라치 시행 초기부터 강력히 반발했던 전신협은 헌법소원 제출 준비를 마친 상태로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후에 헌법재판소를 방문, 서류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전광원 전신협 회장은 "최근 여러 명의 설계사가 100만원 이상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는데 어느 직업이 불법 영업행위로 이렇게 많은 과태료를 받는지 묻고 싶다"면서 "외부 단속과 카드사들의 압박으로 설계사들이 설자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전 회장은 카드설계사가 영업직임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너무 심각한 규제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카드설계사들은 전화를 하고 방문해 신청서를 받는 것밖에 영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에도 이를 규제하는 것은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어 그는 "세수확보를 위해 일했던 우리의 노고는 무시하고 무조건 국가부채의 원흉이라고만 지적하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고 현재의 심경을 토로했다.

전신협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순기능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최근 협회를 사단법인화 하는 준비도 하고 있다.

전 회장은 "카드사들이 모집인들을 관리하다보니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도 영업을 할 수 있는 코드를 부여하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며 "사단법인화는 협회가 설계사 교육과 관리를 전담하기 위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