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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품절' 인피니티 JX, 럭셔리 크로스오버 '결정체'로 등극

넓은 공간과 세련된 디자인 '인상적'…가속력은 넉넉한 수준급

전훈식 기자 기자  2013.02.05 14: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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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무라노(닛산)의 전륜구동 기반 플랫폼과 공용한 모델인 인피니티 JX는 '에센스'의 디자인 DNA를 계승해 한층 진보된 인피니티 디자인 언어를 고스란히 내포하고 있다.ⓒ 인피니티 제공

[프라임경제] 인피니티 JX(이하 JX)는 인피니티의 진취성이 그대로 반영된 모델로, 컨셉카 에센스(Essence)에서 영감을 받은 패밀리룩이 돋보이는 7인승 럭셔리 크로스오버 차량이다. 지난해 '패밀리카'라는 이름으로 아시아 최초로 국내 출시되면서 초기 물량도 완판 상태다. 비주력 모델임에도 불구, 지속적인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JX의 매력을 살펴봤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24.6% 상승한 총 13만858대로, 사상 최다 판매 신기록을 세우는 등 역대 최대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인피니티는 수입차 브랜드 통틀어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다.

판매 주력차종인 G25와 M37의 신규등록대수가 443대, 315대에 그치며 고전을 면치 못했으며 G37·M30d 등 전 차종이 40% 넘는 판매량 감소에 시달렸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출시돼 국내 소비자들을 매혹시킨 JX35는 65대의 초기 물량이 완판 되면서 안타까움이 더한 상황.

초기 물량이 품절된 채 많은 국내 소비자들이 추가 물량을 기다릴 정도로 높은 인기의 JX를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시승 코스는 서울(신촌)을 출발해 내부순환로를 거쳐 △북부간선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서울춘천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등을 경유해 춘천을 왕복하는 총 225km의 구간이다.

◆에센스 DNA로 역동의 미…기능성과 프리미엄의 조화

기본적으로 JX는 무라노(닛산)의 전륜구동 기반 플랫폼을 공용한 모델이다. 컨셉카 '에센스(Essence)'의 디자인 DNA를 계승하는 인피니티의 패밀리 룩을 바탕으로 한층 진보된 인피니티 디자인 언어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전통 공예에서 영감을 얻어 광택을 낸 단풍나무 우드 트림이 적용된 센터 콘솔은 알루미늄 트림과의 이상적인 조화를 이뤄 인피니티만의 장인정신을 표현했다.ⓒ 인피니티 제공

전체적으로 럭셔리 세단인 M을 SUV 형태로 바꿔 놓은 모습으로, 실내 구성도 우드, 가죽과 어우러진 특유의 브러시드 알루미늄 트림도 거의 동일하다. QX로 익숙해진 인피니티의 디자인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차량의 볼륨감은 더블 아치형 프론트 그릴과 헤드라이트(바이제논), 더블 웨이브 후드로 극대화했다. 물론 자칫 둔해 보일 수도 있지만, 4990mm에 이르는 전장과 2900mm의 휠베이스가 20인치 알루미늄 휠과 조화를 이뤄 크로스오버의 위엄 있는 모습을 살려낼 수 있었다. 측면부 D필러도 에센스 C 필러를 계승해 '초승달 모양'으로 구현하는 등 차량 곳곳에서 인피니티의 세심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디자인 요소들은 시각적인 만족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차량 성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낮은 차체와 짧은 오버행은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으로 수준급 공기저항계수(0.34Cd)를 실현했다. 특히 전면부 언더바디 스포일러는 리어 스포일러 및 리어 타이어 디플렉터와 일관된 형태로, 전면과 후면의 양력을 최소화해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지원했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인피니티 M과 QX의 디자인을 계승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운전석과 조수석이 독립된 형태로 각각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는 '더블 웨이브 컨셉'을 적용했으며 10방향으로 조절되는 파워 시트(운전석)는 사이드 미러 및 스티어링 휠과 연동돼 최적의 시트 포지션을 제공한다.

센터 콘솔에는 원목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도록 전통 공예에서 영감을 얻어 광택을 낸 단풍나무 우드 트림이 적용됐으며, 이는 알루미늄 트림과의 이상적인 조화를 이뤄 인피니티만의 장인정신을 부각시켰다.

과거 인피니티 모델들이 퍼포먼스를 중시했다면, JX는 운전자는 물론 2, 3열 탑승자에게 최상의 안락함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2열 시트는 6대 4 폴딩을 지원하고 전·후방으로 최대 140mm까지 슬라이딩이 가능해 2열 아동용 시트를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3열에 쉽게 탑승할 수 있다.

3열의 경우 넉넉한 공간(헤드 룸 927mm·숄더 룸 1450mm·레그 룸 782mm)을 갖추면서 7명이 탑승 시에도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와 동시에 3단계 시트 각도 조절도 가능하고 헤드레스트는 폴딩이 가능해 별도 작업 없이 전방으로 눕힐 수 있다.

◆덩치에 걸맞지 않은 성능과 수준급 연비…럭셔리 패밀리카로 '적합'

운전석에 앉아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엔진을 구동시켰지만, 시동을 걸지 않은 듯한 고용한 정숙함이 돋보인다.

초기 주행 성능 결과, 빠른 응답성이 돋보인다. 초반가속에서 약간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속도가 올라갈수록 주행성능에서 빛을 발한다. 특히 한번 탄력이 붙은 JX는 가속페달에 힘을 가할수록 치고 나가는 맛이 인상적이다.

특히 공차중량이 2톤에 달하는 JX가 이러한 퍼포먼스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매우 강력한 심장(엔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인피니티는 최고출력 265/6400(ps/rpm), 최대토크 34.3/4400(kg·m/rpm)의 주행 성능을 보여주는 3.5ℓ VQ35DE 엔진을 탑재했다. 커다란 덩치의 JX와 우수한 VQ엔진이 만나 화끈한 가속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차가 워낙 크다 보니 과감한 코너링에서는 조심스러운 면이 있었지만, 직선 코스에서의 가속은 즉각 반응과 여유 있는 파워가 돋보인다. 순간적으로 가속하자 속도계는 어느새 135km/h를 가리킬 정도. 물론 인피니티 고유의 폭발적인 가속은 아니지만, 패밀리카로 넉넉한 수준이다.

그 대신 인피니티 최초로 무단변속기(CVT)이 장착되면서 변속 충격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탑승자가 느낄 수 있는 승차감이 매우 뛰어났고 진동과 소음도 거의 없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하기에 충분했다.

또 언덕길에서 밀림 현상을 약 2초간 방지해 주는 '힐 어시스트' 기능의 적용으로 차량의 안전성을 더욱 높이면서 7인승 럭셔리 크로스오버로서 표현할 수 있는 편안하고 안락한 주행환경을 선사했다.

도심 주행시 연비(이륜구동 기준)가 7.8km/ℓ,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할 경우 9.5km/ℓ가량으로 적절한 수준(공인연비 8.4km/ℓ)이다. 물론 대중 브랜드 모델이라면 부담감도 적지 않겠지만 '인피니티'라는 브랜드와 7인승 차량, 높은 강성의 바디 등을 감안하면 적절한 수준인 셈이다.

인피니티는 '가족을 위한 차'를 전제로 JX의 타깃층을 럭셔리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30∼40대로 삼으면서 초기 물량을 '65대'로 선정했다. 하지만 인피니티의 이러한 예상은 보기 좋게 빗겨 가고 말았다. JX가 갖춘 넓은 공간과 세련된 디자인은 '품절'이라는 결과를 낳게 됐다.

패밀리카 용도의 활용성과 세련미 모두를 놓치지 않은 7인승 럭셔리 크로스오버 '올 뉴 인피니티 JX'의 판매가격(부가세 포함)은 2륜구동 모델 6700만원, AWD 모델 702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