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화그룹이 발표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많은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는 약 600만명으로 전체 근로자 중 약 33%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화그룹은 지난 27일 비정규직 2043명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국내 대기업 중 첫 번째 사회적 책임자로 나선 한화그룹의 행보에 대해 알아봤다.
한화그룹에서 발표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상자에 호텔·리조트, 손해보험, 63시티, 갤러리아 등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2043명이 포함됐다.
직무별로 살펴보면 서비스직 564명, 고객 상담사 500명, 사무지원(224명), 사무관리(205명), 직영시설관리(197명), 판매사원(153명) 등이다. 이처럼 이번 정규직 전환 대상자가 늘어난 데에는 2년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할 인력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소속사별 평가를 통해 전환 대상자를 확정짓고, 오는 3월1일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내일을 위해 함께 가자' 대규모 정규직화
한화그룹은 지난 1952년 설립 이후 '어제보다 더 행복한 오늘, 오늘보다 더 밝은 내일을 위해'를 비전으로 지난 60년간 성장해왔다.
설립당시 화약 제조업체로 창업한 이래 제조·건설, 금융, 서비스·레저 부문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해 현재 국내 계열사 53개와 78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한화그룹의 정규직 전환문제는 지난 2011년이 시발점이 됐다. 작년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한화그룹은 신년사를 통해 '내일을 위해 함께 가자'라는 주제를 걸고 정규직화에 대한 본격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성장과정은 '내일'과 '함께'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며 "이번 정규직 전환을 계기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회사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계기로 한화그룹의 비정규직은 10.4%로 낮아졌다. 아직 남아있는 비정규직은 대부분 약 1년의 계약기간을 갖고 계열사 내에 위치한 사업장에서 일하는 인원들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지만, 서비스직종이나 콜센터 등의 경우에는 대부분 외주를 통해 이용하기 때문에 전부 정규직으로 전환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남아있는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계열사들과 각 회사별로 속해있는 외주 업체들과의 사정에 맞춰 적절히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사회적 이슈 '붐' 형성, 대기업 혼란 예상
한화그룹의 정규직 전환은 내달부터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새로운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 역시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화그룹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에 따라 발표한 사항은 아니다"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안은 지난 몇 년간 회사 내에서 고민해왔던 부분이고, 마침내 올해를 시작으로 실천할 수 있게 됐다"며 입장을 표명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이번 전환으로 약 2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함에 따라 재원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2043명의 정규직 전환에 포함된 대상자들은 계약사별로 대상자에 대한 평가를 통해 전환을 확정짓고, 오는 3월1일 본격적인 정규직 전환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발표는 일명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건으로 불리며 타 대기업들의 다음 행보에 대한 관심도 주목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정규직 전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일부 기업에서는 근로자들에 대한 인건비, 복지비 등의 비용 부담을 감당하는 데 쉬운 일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 아웃소싱 업계에서도 이와 같은 발표에 대해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웃소싱 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에서 보여준 결정에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 한다"며 "아웃소싱 업계 관계자들도 이에 따른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우리 업계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정부를 통해 '제안'하는 방안을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