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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상품 확대 반갑지만…반사이익 없는 업계 '시큰둥'

"소비자 위한 제도 맞지만 장기적으로 판매할 수 있을지 의문"

이지숙 기자 기자  2013.02.01 17: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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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보험사들이 수수료를 낮추거나 조기환급률을 높이는 등 상품판매에 변화를 주고 있다.

그동안 보험에 가입하고 1년 내에 해약을 하면 원금의 약 20%밖에 환급받지 못했지만 이를 약 90%까지 대폭 높이는 등 '고객 우선주의' 보험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보험사 대면채널 예정 신계약비를 낮추도록 지도하고 있어 수수료가 저렴한 온라인 상품출시로 소비자의 상품선택권이 확대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보험사에서는 손해가 나기 쉬운 상품인데다 대면채널을 통한 판매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고객 입장 먼저 생각" 환급률 늘린 상품 출시 '봇물'

미래에셋생명은 해지공제를 없애 조기환급률을 높인 '미래에셋생명 변액적립보험 1302 진심의 차이'를 지난 1월28일 출시했다.

이 상품은 판매 수수료를 선지급 방법에서 보험료 납입기간(최대 7년)에 걸쳐 균등하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사업비 체계를 바꿨다. 즉, 고객들은 언제 해지하더라도 해지공제 없이 계약자 적립금 모두를 환급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6개월 후 해약 시 환급률은 기존 20.4%였지만 이 상품의 경우 92.2%로 높아졌다.

강창규 미래에셋생명 상품개발본부장은 "이번 상품은 오직 고객 입장에서 연구해 만든 '진심'이 담긴 선물 같은 상품"이라며 "보험료에 대한 수수료 차감 방법을 바꿔 부득이한 상황으로 조기에 보험계약을 해지해야 하는 고객 불만을 해소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KDB생명과 IBK연금보험도 조기환급률이 90%가까이 되는 연금저축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또한 사업비를 대폭 축소해 조기환급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며 이를 위해 상품판매는 온라인 채널로만 한정하기로 했다. 온라인 판매채널을 이용할 경우 설계사를 거치지 않아 사업비가 적기 때문이다.

이밖에 금융회사들이 연금저축을 판매하면서 챙기는 수수료도 인하된다. 보험사들은 3월까지 대면채널(설계사 등)의 연금저축보험 예정신계약비를 생보사 300%, 손보사 500% 수준에서 모두 300% 이하로 인하할 예정이다. 방카슈랑스채널의 예정신계약비는 현행 300% 내외에서 대면채널보다 낮은 250% 내외 수준에서 부과하게 된다.

◆"끝까지 판매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

환급금을 높인 상품 출시로 일부 보험사가 주목을 받으며 보험업계 트렌드가 바뀔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대형사들은 내부적으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면채널로 판매할 경우 설계사들이 움직여 줄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설계사 판매 수수료 체계를 바꿔 환급금을 높이면 당장 설계사 소득이 줄어드는데, 수수료가 낮은 상품 판매에 설계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다"면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판매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상장을 앞두고 있어 우선 파이를 키우려는 것 같다"면서 "적립형 상품의 경우 만기도 짧고 해약률도 높지 않아 규모 키우기 쉬운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이 상품이 업계의 큰 방향처럼 보여지고 있는데 그렇다면 왜 전체 상품에 도입하지 않고 일부 상품에 도입했겠는가"며 "지금은 전략상품으로 내놓았지만 장기적으로 이 상품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