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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화살표 없는 출구, 나가는 곳은 '어디'

이혜연 기자 기자  2013.02.01 16: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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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연 기자
[프라임경제] 며칠간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퇴근 후 시청역에 위치한 약속장소로 향했습니다. 목적지로 나가기 위해 바삐 출구를 찾던 중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있었는데요.

시청역에 배치된 출구 안내표시판이 광고 전광판에 떡하니 가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숨은 그림 찾기도 아닌,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청역에서 이용객들의 불편함을 더 해주는 광경이었습니다.

현재 지하철 내에 배치된 출구 안내표시판은 '나가는 곳'이라는 안내 멘트와 출구번호, 나가야 할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 모양을 함께 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지하철 내 광고 전단지, 전광판 설치가 잦아지면서 정작 지하철 이용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광고 전광판뿐만 아니라 작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조사한 '서울 지하철 내 안내표지판 설치 실태'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70여개의 환승역에서 이용객을 위한 길안내 서비스가 미비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3개선 이상의 환승역과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울역·시청역·명동역·고속터미널역의 경우에는 다른 역에 비해 복잡함이 더하다고 하네요.

필자가 서울역을 직접 가보니 1호선과 4호선을 연결하는 환승구간이 지나치게 길어 나가야 할 출구에 대한 행방을 찾기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또, KTX 등의 타 기관 관할 역사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출구 안내표시판이 아닌 임시적으로 부착한 안내표지가 전부였죠.

물론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늘면서 지하철역 관련 앱을 통해 자세한 정보를 받아볼 수는 있지만, 이 또한 사용자가 한정돼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 외국인들의 서울시 관광 불편사항 3위가 '안내표지'라는 결과가 나올 정도이지만, 시에서는 이에 대한 정확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지하철역 길안내표지 사례를 알아봤습니다. 런던의 경우, 이용자들의 눈높이와 시야의 기준에 따라 안내표지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보행자, 휠체어이용자 모든 이용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거리를 확보한 뒤, 안내표지 위치 기준을 수립한다고 하네요.

최근 시민들의 이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지하철 노선을 늘리는 사업은 활발히 진행되지만, 정작 시민들의 불편 사항은 고쳐지지 않고 있는 셈이죠. 교통의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표적 교통수단답게 이용객들의 눈높이에서 개선사항을 고쳐나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