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13순천만정원박람회장과 맞붙어 개발되는 순천오천지구 분양이 오는 3월 호반건설을 시작으로 일제히 시작되는 가운데 평형대와 분양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9만3525㎡(18만평) 규모의 오천지구는 구도심과 가깝고 숲이 우거질 박람회장, 그리고 1급수 동천과도 가까워 주거환경으로서는 좋은 여건을 갖췄지만 상대적인 고분양가 책정이 예상된다.
순천시가 공영개발한 오천지구는 3.3㎡당 250만원 안팎에 건설사들에 팔려나가 덩달아 분양가도 높아질 전망이다. 민간이 개발한 신대지구 공동주택 용지가 3.3㎡당 평균 200만원에 매각된 것에 비해서도 오천지구땅값이 비싸다.
게다가 층수를 높일 수 있는 공동주택 용적률이 210%, 건폐율 30%이어서 20층까지만 지을 수 있다. 물론 일부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일부는 30층까지 올릴 수 있지만 나머지는 최고층수가 20층으로 제한된다. 신대지구는 용적률 250%, 건폐율 50%가 적용돼 최고 30층 아파트들이 즐비한 것과도 대비된다.
이 때문에 건설회사로서는 마진폭이 적은 20평형대 소형보다는 30평 이상의 중형평수로 적정이윤을 창출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대지구 분양으로 재미를 본 중흥건설도 한때 오천지구 진출을 타진했지만 분양성공을 장담못해 발을 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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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쌀쌀한 날씨임에도 순천시 풍덕.오천.남정동 일원 오천택지개발지구 평탄작업이 한창이다. |
순천을 비롯한 여수와 광양에서 최근 분양된 아파트들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550만원에서 660만원으로 가닥이 잡혔다.
대표적인 신대지구 중흥아파트의 경우 500만원대에 분양된 1차 이후 차츰 분양가를 올려 현재 중흥5차 'S-클래스'가 평균 660만원대에 분양되고 있다. 다만, 두산위브가 690만원대로 분양된 바 있다.
3월에 분양예정인 호반건설 '베르디움'은 A-1필지 3만5973㎡를 3.3㎡당 240만원에 매입했다. 호반 측은 전용면적 84㎡ 규모의 11개동에 595세대를 짓기로 하고 평면 설계를 준비하고 있다.
84㎡는 과거방식으로 계산하면 약 34평이 된다. 분양가는 미정이지만, 650~700만원대에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고 호반 측은 밝혔다.
초등학교 부지를 끼고 있는 (주)골드디움의 '골드클래스'는 3.3㎡당 258만원에 매입했다. 골드디움 건설사 역시 34평 중형위주로 공급하고 일부 소형을 끼워 총 597세대의 분양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사명을 '에스클래스'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회사는 호반 협력업체로 성장해 왔다.
또 진아건설과 대성건설이 공동매입한 부지도 259만원에, 새천년건설 '천년가(家)' 또한 250만원대에서 매입해 갔다.
목포에서 '코아루 천년가'를 공급한 새천년건설은 오천지구 2만7169㎡를 200억여원에 매입, 소형보다는 중형위주로 공급한다는 복안이다. 새천년 관계자는 "분양시기는 경기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34평 단일평형대에 지상20층 규모로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오천지구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택지비용을 분양가에 전가할 것으로 보여 운신의 폭이 좁은 건설사들이 천편일률적인 중형 위주로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업체들이 중형을 짓는 것은 공급자 위주의 수익률을 고려한 셈법이다.
그러나 노관규 순천시장이 당초 오천지구를 개발한 목적이 구도심 서민과 신혼부부 등의 주거안정을 위해 장기임대아파트를 3개필지나 남겨둔 것에 비춰볼 때 건설사들의 중형위주의 공급은 당초의 택지개발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순천에서 가장 집값을 높게 책정한 두산 '위브'의 경우 3.3㎡당 690만원대에 분양가를 책정할 때와는 달리 순천의 집값도 작년 하반기부터 하락폭이 커지는 시기여서 건설사들의 고분양가 정책이 먹힐지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일부 건설사는 경쟁사들의 전략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중형공급을 천명하고 있지만, 수요부족에 따른 미분양을 우려해 전략적으로 소형공급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오천지구 10년임대아파트 부지를 매입한 부영은 아직 분양계획이 없으며, LH를 비롯한 공기업에만 매각하게 돼 있는 30년임대부지는 2년째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순천시는 아파트부지가 안팔림에 따라 '30년 임대' 조건을 완화하는 실시설계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최한명 트리플공인중개사는 "오천지구 중형아파트가 많이 공급된다고 해서 소형에서 중형으로 트렌드가 바뀌었다고 일반화하기는 무리가 있다"며 "택지가 비싸니까 마진이 좋은 중형을 분양하는 것이겠지만, 이 지역은 25평대의 신혼부부 중심의 소형아파트 수요는 여전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