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것 같다. 경제 사회는 물론 정보통신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HW산업과 SW산업간, IT대기업과 IT중소기업간 성과격차가 확대되면서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양극화의 심화는 경제주체들의 투자 의욕을 저하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현재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은 과거에 비해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고, IT시장의 글로벌화, 중국의 부상 등 급격한 환경 변화에 직면하면서 향후 성장 전망 역시 불투명한 실정이다. 따라서 IT산업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을 분석함으로써 급격하게 변화하는 IT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 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IT산업 성장과 산업 환경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IT산업 내 양극화의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IT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정책방안을 도출, 제시한 보고서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서 나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석호익) 정보통신산업연구실 김정언 책임연구원 등은 KISDI 연구보고 06-14 ‘IT산업의 양극화 현황과 정책적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IT산업 내 일반적 양극화 현황과 IT기업들의 생산성 결정요인을 분석하고 IT산업 성장관점에서 양극화의 문제점을 검토했다. 이를 토대로 보고서는 향후 IT산업 정책방향은 기존 고성장 부문의 경쟁력은 유지하고 취약한 부문의 경쟁력을 개선시킴으로써 IT산업의 고도화를 추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보고서는 IT산업 내 일반적 양극화 현황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IT산업은 HW산업과 대기업 위주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HW산업과 대기업의 성과는 SW산업과 중소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간 성과격차도 과거에 비해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HW산업 내에서는 최근 들어 최종재 산업의 생산성이 다소 하락하고 있고, 부품소재산업의 생산성 개선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부품소재산업의 생산성은 최종재 산업에 비해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고서에 의하면 SW업 내에서는 SI산업이 SI를 제외한 SW산업에 비해 성과가 높고, 이들 산업간 성과격차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보고서는 IT제조업 내 기업 규모별 양극화 현황 및 기업 규모별 생산성 결정요인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양극화 문제에서 중심이 되는 기업규모 간 양극화 현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분석 결과, IT기업들은 규모가 작을수록 노동 투입량이 많고, 자본투입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IT대기업에 비해 IT중소기업들의 자본투입은 절대적으로 매우 낮아 노동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생산성 결정요인 분석에 의하면 IT 중소기업들의 정보화 투자가 생산성 개선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IT중소기업들의 IT투자 규모가 절대적으로 낮고 정보화 투자 후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서는 판단하고 있다.
보고서는 IT산업 양극화의 문제점 분석과 관련, IT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부문 간 성과격차의 확대는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부작용과는 달리 IT산업 성장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IT산업 내 부문 간 성과격차가 고성장 부문과 저성장 부문 모두 성과 개선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IT산업 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고성장 부문의 성과 개선이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가 향후 IT산업 성장을 위해 IT산업 내 부문 간 성과격차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글로벌화의 진행, 중국과 인도의 부상 등으로 최근 IT산업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HW산업과 대기업 위주의 성장에만 의존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판단하고 있다. 특히, 핵심부품의 선진국 의존 심화, 단순 조립설비의 중국 이전 등으로 국내 IT 제조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IT산업 구조 전환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HW산업과 대기업 위주에서 SW 및 부품소재 산업과 중소기업으로
자원을 집중하는 단순한 구조전환은 성과가 높은 부문에서의 성장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하고
있다.
끝으로 보고서는 IT산업 양극화 현황과 IT산업 환경변화 분석을 토대로 향후 IT산업의 정책방향은 기존 고성장
부문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취약한 부문의 경쟁력을 개선시킴으로써 IT산업의 고도화를 추구하는 데 두어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특히,
IT중소기업들의 경쟁력 개선을 위해서는 혁신역량 제고를 통한 글로벌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IT중소기업들이 자생력을 확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정책방향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IT중소벤처기업들의 경쟁력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방안으로
▲IT중소벤처기업들의 혁신시스템(IT Small & Median Innovation Syatem) 구축, ▲IT중소벤처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구조조정 활성화를 통한 IT중소벤처 생태계 순환구조 개선, ▲IT중소벤처 인력수급 여건 개선 및
인력구조 고도화 추진 등을 제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