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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비책'으로 뜬 제로투세븐, 코스닥 상장 노림수는?

아가방 이어 새 정책 수혜주 물망 "공모가, 성장성 매력적"

이수영 기자 기자  2013.01.30 14: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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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가방컴퍼니(013990), 보령메디앙스(014100)에 이어 세 번째 육아 관련주가 내달 국내증시에 상륙한다. 매일유업 계열사이자 '알로앤루' '궁중비책' 등 유아용품 브랜드를 보유한 제로투세븐(대표이사 김정민) 얘기다.

제로투세븐은 내달 19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언론 대상 IPO 간담회를 개최했다. 회사는 이날 국내외 엔젤산업의 성장성과 견조한 실적을 무기로 내세웠다. 또한 새정부 출범과 함께 강화된 보육정책 수혜주로도 주목받고 있어 눈에 띈다.

◆새 정책수혜주 탄생 임박? 기관·개인 몰릴까

육아·복지테마는 지난해 대통령선거를 전후로 주식시장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흐름을 보였다. 일명 '박근혜 테마주'로 묶이며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 등 관련주 몸값이 고공행진한 것.

   
제로투세븐 기업 로고. ⓒ제로투세븐
보령메디앙스의 경우 2011년 초 5300원대였던 주가가 1년 만에 2만7000원대까지 치솟았고 선거가 끝난 지금도 1만1000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아가방컴퍼니도 같은 시기 3000원대에 불과했던 주가가 1년 만에 2만2000원까지 뛰어올랐으며 현재는 8000원대 후반에 거래가가 형성돼 있다.

이들 종목은 박근혜 당선자가 보육 관련 정책을 입에 올릴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새정부가 올해부터 육아수당 지급 등 사실상 무상보육 정책 시행을 못 박으면서 관련 업종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제로투세븐 역시 상장 직후 정책 수혜주로 분류될 수 있는 만큼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기관을 중심으로 물량 배정을 늘려달라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며 "오너 경영 체제인데다 대주주 지분이 많아 유통 주식수가 적은 게 오히려 안타까울 정도"라고 말했다.

◆'오너경영'으로 위기 돌파, 대주주 리스크 가능성도

제로투세븐은 2011년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 14.55%로 아가방컴퍼니(15.78%), 보령메디앙스(15.30%)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2007년까지 자본잠식 상태였던 회사는 2008년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동생인 김정민 대표가 직접 경영 전면에 나서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경영'으로 탈바꿈하며 위기 돌파를 시도한 것이다.

   
김정민 제로투세븐 대표. 김 대표는 모기업인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의 친동생으로 2008년 회사가 오너경영 체제로 탈바꿈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제로투세븐
김 대표 취임 이후 재고처리 정책 등 시스템 변화와 보수적인 평가충당금 설정으로 경영 실효성을 높인 것이 약이 됐다. 회사는 2011년 매출액 2051억원, 영업이익 114억원을 올렸으며 2007년 이후 5년 동안 연평균 매출 성장률 28.5%를 마크했다.

국내외 엔젤산업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국내의 경우 연평균 15.8%씩 파이가 커지고 있고(2011년 기준 30조원) 정부의 출산 장려정책과 맞물려 시장 상황도 우호적이다.

반면 70%에 달하는 대주주 보유지분과 이에 따른 '대주주 리스크'는 경계 대상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공모 이후 주주구성을 들여다보면 매일유업이 37.00%로 최대주주, 김정완 회장과 김정민 대표 등 오너일가와 친인척(특수관계인)인 김오영, 정희승씨 등이 34.24%의 지분을 보유해 대주주 지분 비중이 71.24%에 이른다.

이들 물량과 이번에 공모되는 물량 중 우리사주(24만주)는 상장 후 1년 간 보호예수로 묶여 매매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제로투세븐의 상장 후 예상 가격이 1만~1만5000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변수다. 전문가들은 공모 예정가인 7200~8300원보다 적게는 20.48%, 많게는 108.33%까지 급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호예수 해제 이후 대주주의 물량 출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 "성장성, 가격매력 합격점"

조성철 경영지원본부 전무(CFO)는 "회사가 오너경영 체제로 탈바꿈하면서 자본잠식 상황에서 벗어나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책임경영'이라는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조 전무는 "상장 준비에만 4년여가 걸릴 만큼 이번 IPO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해왔다"며 "오히려 대주주 지분이 많아 유통 주식 물량이 적은 게 약점이면 몰라도 '대주주 리스크'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융투자업계는 제로투세븐의 상장 후 성장성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유주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시장 진출을 통한 성장성과 모기업인 매일유업과의 시너지, 어린이 아웃도어 시장 진출 등 신성장 동력을 감안하면 배팅할만한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또 "올해 예상실적도 매출 2915억원, 영업이익 122억원, 당기순이익 96억원으로 호조세가 예상된다"며 "신규 사업 확대로 영업이익률은 다소 줄겠지만 차입금 감소 등으로 순이익 증가폭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트레이드증권도 제로투세븐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며 가격적 매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공모예정가(7200~8300원)는 회사 가이던스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9.1~10.5배로 신세계인터내셔날과 베이직하우스 등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들에 비해 부담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이 증권사 양지혜 연구원은 "제로투세븐이 강한 시장지배력과 기획력으로 국내와 중국시장에서 고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모예정가 대비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을 보탰다.

이와 함께 제로투세븐은 신성장동력 사업 중 하나로 '알로앤루' '포래즈' '알퐁소'에 이어 4번째 자체 브랜드로 유아동 아웃도어 브랜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조 전무는 "주5일제 수업이 초등학교까지 정책되면서 가족 중심의 캠핑, 레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올해 3분기 쯤 아동전문 유로피언 아웃도어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지금까지는 성인용 아웃도어 제품을 아동용으로 사이즈만 줄여 판매하거나 일부 유아동복 브랜드의 단발성 기획전만 있었다. 회사 측은 유아용품에 한방 개념을 접목, 돌풍을 일으킨 '궁중비책'의 성공에 이어 새로운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회사는 지난해 12월28일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며 내달 6일과 7일 이틀간 청약을 거쳐 19일께 코스닥에 상장이 예정됐다.

공모 예정가는 7200~8300원이고 공모 규모는 총 216억~249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공모자금은 국내와 중국 내 신규 브랜드 론칭, 생산 인프라 구축 밋 연구개발 투자, 차입금 상환 등에 쓰이게 된다. 주관사는 현대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