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정신 못차린 박준영 "유감이 유감스럽네요"

장철호 기자 기자  2013.01.29 17:32:31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호남민심 폄훼 발언으로 논란을 빚다가 물세례를 받은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가해자인 안주용 의원(통합진보당 비례)에 대한 의회의 제명의결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고, 자신의 발언으로 혼란이 일어난 것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29일 오후 3시40분 도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전남시도민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위와 같이 밝혔다.

하지만 박 지사는 "발언에 대한 유감 표현을 사과로 이해해도 되냐"는 질문에 "사과가 아니고 유감표명"이라고 선을 그은 뒤 "이번 논쟁과 논란이 민주당의 발전을 위해 한번쯤은 필요한 화두였다"고 주장했다.

자리에 모인 이들은 "호남민의 대선 표심은 가볍고, 충동적 선택이었다"는 표현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요청했지만 "나중에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 설명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본 기자는 박 지사의 유감 표명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 박 지사의 이날 기자회견은 진정성이 없어 보였다. 나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도민들이 잘못 이해하고 혼란을 자초해 참 유감스럽고, 경거망동(輕擧妄動)한 어린 정치인을 너그럽게 용서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박 지사 손아귀에 있는 민주당 출신 도의원들의 과잉 충성에 대해 '이 정도면 됐다'는 식의 메세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박 지사는 "저의 발언이 호남인을 비하했다는 것이 일부의 의견"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사과는 없고, 유감이란 표현으로 대신했다. 그것도 도민들이 말뜻을 잘못 이해하고, 혼란스럽게 만든 점이 유감스럽단다.

박 지사는 안주용 의원의 물세례 행위가 자신에 발언에 대한 오해에서 출발했다고 밝혔지만, 유감표명 후 선처호소가 아닌 선처호소 후 유감표명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해 진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했다.

과반 이상이 민주당 소속인 전남도의회 의원들의 과잉 충성(?)도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 28일 긴급 본회의를 소집하고, 민주당 의원 총회를 거쳐 이날 오후 2시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안주용 의원을 제명의결했다.

   
 

박 지사 발언직후 민주당 광주시당과 전남도당, 전북도당은 합동논평을 통해 도지사의 사과를 촉구했다. 그렇지만 박 지사는 사과하지 않았고, 민주당은 소극적으로 대처해 오다 안주용 의원 물세례 사건이 발생하자 이날 의총과 윤리위를 초고속으로 개최했다.

전남도의원 가운데는 음주운전 사고를 내거나 음주에 적발되기도하고, 싸움을 벌여 언론지상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들에 대한 반성과 징계 없이 안 의원에 대한 징계를 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전남도의회가 박준영 전남도지사의 거수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씁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