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인천국제공항에는 1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공항설계단계부터 계획 하에 설치된 입국장 면세점이 바로 그것. 전 세계적으로 63개국, 117개 공항에서는 이미 입국장 면세점이 설치·운영되고 있고 해마다 이용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은 관세청과 항공업계의 거센 반대로 10년째 비어있는 상태. 이에 국내에서는 왜 입국 시 면세점을 이용할 수 없는지, 또 변화 가능성은 없는 지에 대해 알아봤다.
지난 2011년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들의 이용이 늘어나면서 전 세계 매출액 1위를 기록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현재 인천국제공항에는 입국장 면세점 예정지였던 여객터미널 1층 입국 수화물 수취지역에 총 396.694㎡(120평) 공간이 확보된 상태지만 반대논리에 의해 셔터가 내려진 채 방치되고 있다.
여론조사(2009년)에서 '입국장 면세점이 설치되면 이용하겠다'는 의견을 가진 이들이 무려 9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이용객 편의를 위해 입국장에도 면세점을 설치하자는 방안이 지난 2003년부터 꾸준히 추진돼 왔지만 찬반 논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관세법 개정 노력은 번번이 실패했다.
◆관세청 편의주의에 항공사 이익 감소 반대논리 겹쳐
현재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관세법만 개정되면 설치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소비자들이 원함에도 관세청과 항공업계가 그토록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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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국장 면세점이 운영될 경우 기내 면세판매에 목을 메는 항공사들의 매출과 입국자관리에 허점이 크다는 세무당국 애로점 등이 겹쳐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막상 고객은 좁은 비행기 내에서 짐짝을 끌고 다니느라 힘든 상황이다. | ||
이어 "입국장에 면세점이 들어서면 수입품 소비를 부추기는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즉 입국장 면세점 설치로 인해 테러·밀수 등 보안 감시가 어려워지는 것을 비롯해 입국 수속 시간 지연 및 과소비로 인한 계층 간 위화감 조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항공업계들은 입국장 면세점 설치로 인해 △출국장 면세점 △항공사 기내 면세품 등의 판매량 감소를 초래해 항공사 경영악화와 탑승서비스 저하라는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또 입국장에 면세점이 설치되면 면세품을 사려는 입국자들로 수하물 처리 시간이 늦어질 뿐만 아니라 수하물 서비스 공간도 혼잡해져 대다수 이용객이 불편을 겪게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별도의 임대 공간이 필요 없고, 고수익 사업인 기내 면세품의 판매촉진을 위한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마케팅을 통해 판매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 따라서 면세점 설치 시 기내 판매량 감소가 확실하기 때문에 항공사들이 설치를 막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외국 항공사 이용객 수요 흡수 절실' 법안 통과될지 눈길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민들이 해외 면세점에서 쓴 돈이 한해 평균 7000억원에 이른다며 입국장 면세점이 외화 유출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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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사들은 입국장 면세점이 설치될 경우 수하물 처리 시간이 늦어지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기내 판매량 감소를 우려해 설치를 막고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 ||
이처럼 10년째 국회에서는 입국장 면세점 설치 허용을 위한 관세법 개정 추진이 꾸준하게 제기돼왔다. 그 중 신영수 전(前) 한나라당 의원이 인천국제공항 출입국 이용승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승객의 약 67%가 국적기를 이용하고 있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내면세점 매출액의 합은 한해 평균 3000억원 내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전체 매출액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항공사들은 입국편 매출이 출국편보다 2배 정도 많아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될 경우 매출이 줄어드는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신 의원은 "결국 국적기 항공사들의 자사이기주의 때문에 외국적기를 이용하는 나머지 1/3의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도 지난해 6월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입국장 면세점으로 인한 기내면세점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항공사들에게 일정 지분을 갖거나 공동 운영하는 방식을 제안한 적도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28일 공항 입국장에도 면세점 설치를 허용하는 법안이 제출돼 금년 법안 처리 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이 공항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