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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틈나는대로 수석을 어루만지는 박병선씨. |
[프라임경제] "35년간 모아온 3000여점의 명석(名石)을 공개했는데 이 좋은 '신의 작품'을 것을 나 혼자 볼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보고 자연의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고 싶어요. 지금 60평 전시실이 꽉차서 앞으로 꿈이 있다면 순천에 '수석 박물관'을 짓고 싶으나 막대한 비용에 엄두가 안나요."
수십년간 애지중지 수집해 온 수석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는 박병선(63) 전 순천시의원. 박씨는 최근 조례동 사무실에 '운산(雲山)수석원'이란 이름으로 진기명기 수석을 외부에 공개했다.
박씨가 소장하고 있는 수석은 기존의 관상용 수석도 있지만,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무늬를 가진 수석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수석 문화를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찬사도 받는다.
며칠 전에는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라는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수석의 아름다움을 뽐냈다.
방송에 소개되자 전국의 수석 동호인들이 박씨의 전시실을 찾겠다며 서울과 인천, 부산, 전주 등 경향각지에서 전화를 걸어오는 통에 눈코뜰새없이 바빠졌다는 즐거운 비명이다. 박씨는 혹여 도난사고라도 날까봐 그동안 몇몇 지인을 제외하고는 '쉬쉬' 해 왔다고.
전시실에는 '십이지신(十二支神)' 12동물을 비롯해 역대 대통령 닮은꼴 수석, 아라비아 숫자 1~10, 순천만 'S자' 수로, 갈대밭과 칠면초, 꼬막, 낙안읍성, 각종 과일문양, 산수화, 동물과 조류, 우주 삼라만상이 다 들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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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노태우, 김영삼, 최규하, 이승만 전 대통령 닮은꼴 수석들. |
특히 성인 관람객에만 보여준다며 불쑥 내놓는 발칙한 '19금(禁)' 수석 몇 점도 은근한 볼거리. 남녀합궁(合宮)에서부터 임신(종족번식)과 태아모양까지 진귀하고 괴이한 수석이 즐비하다. 박씨는 구석에 숨겨놓은 수석을 꺼내 남성에 보형물을 삽입한 속칭 '조폭용 다마(たま)'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박씨는 "이런 돌들이 물속에서 땅속에서 억만년을 파도나 물, 모래에 씻겨 닳고 닳아 이렇게 세상 밖으로 나와 많은사람에 선보이는 것은 얼마나 값진가. 이것을 수마(水磨)라고 한다"며 "수석으로 순천을 알리는 데 한 몫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칭 '명품 수석박물관'이 생기면 순천만과 순천문학관, 독일마을, 낙안읍성, 선암사와 송광사, 고인돌공원, 손양원목사 순교지, 기독교역사박물관 등과 함께 또 하나의 관광지로 뜰 수 있다는 것이 박씨의 생각이다.
박씨의 인생이력도 관심거리이다.
지난 2002년 순천시청 과장(지방행정사무관)으로 명퇴한뒤 곧바로 지방선거에 출마, 전남 최다득표로 당선되는 기염을 토하는 뛰어난 친화력의 소유자다. 주위의 출마종용을 뿌리치고 재선을 욕심내지 않고 딱 한번만 '의원빼지'를 달고 미련없이 돌아섰다.
공직 재직시 받은 각종 감사.공로패와 표창장이 100여종에 달할 정도이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물론 국무총리와 도지사 표창까지 상패가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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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선 전 순천시의원이 자신의 수석보관실에서 수석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
그런가하면 어느날 교회를 다니면서부터는 지인들을 모조리 교회에 출석시키는 마술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때부터 전도활동시 '한번 물면 놓치않는다'며 주위에서 '진돗개 전도왕'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심지어 개를 이끌고 KBS '폭소클럽' 코너에 출연해 구수한 전라도사투리로 재담을 뽑내기도 했다. 가는 곳마다 '순천'과 '순천만'을 홍보하고 다녀 움직이는 비공인 홍보대사인 셈이다.
박씨는 35년간이나 수집해 온 3000여점을 60평 정도의 자신의 전시실에 보관하다보니 '미어터질듯' 해서 마음 한구석에는 500평 정도의 수석박물관이라도 짓고 싶다는 용기는 있으나, 막대한 비용이 수반돼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3000여점이나 모았지만, 절대 팔지 않고 수집에만 신경쓴다고 한다. 수석을 처음 보면 좌대(느티나무)를 어떤 모양으로 새길 것인지 구상이 떠오른다는 박씨.
그는 "가끔 좋은 돌이 있다는 전화를 받으면 충북충주나 강원도까지 가서 돌을 확인하고 올 때도 있다. 돌에도 나이가 있고 이름이 있고 돌에도 생명이 있다"며 "이것들을 보고 있으면 엔도르핀이 팍팍 솟는다. 한편의 그림이다. 재미가 있고 기운이 넘쳐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얘기보따리를 풀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