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말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산단우체국 금고털이 범죄는 현직 경찰관이 범행을 기획한 사실이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광주지검 순천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장봉문)는 23일 오후 브리핑을 갖고 여수 우체국 금고털이 사건의 주범으로 김모 경사(45.구속)와 친구 박모씨(구속)를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경사와 박씨는 지난달 8일 밤 11시께부터 다음날 오전 4시 사이에 여수산단 인근 우체국 벽면을 산소절단기로 뚫고 들어가 금고 안에 들어 있던 현금 5213만원을 털어 나눠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김 경사는 앞서 금고털이 사건의 완전범죄를 위해 보안점검을 핑계로 사전에 우체국을 답사, 우체국 내부와 금고 주변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박씨에게 전달했다.
이 때문에 금고털이를 실행한 박씨는 우체국을 사전 답사하지 않고도 CCTV와 금고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거사를 저질렀으며, 경찰관 김 경사는 밖에서 망을 봐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특히 박씨가 금고털이 범행 중간에 금고의 잘린 단면에 의해 팔뚝에 상처가 나자 범행을 도중에 포기하려던 것을, 무전기를 통해 포기하지 말것을 종용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김 경사가 몇년전 불법오락실 업주와 유착관계가 들통나 대거 파면된 여수경찰관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있었으나, 결정적 증거가 없어 일선 파출소로 좌천됐다가 이번에 우체국 금고털이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8000만원의 빚이 있는 데다 딸의 대학 등록금을 걱정하던 찰라에 평소 친하게 지내는 김 경사의 금고털이 제안을 받고 실행에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김 경사는 지난 1997년 여수경찰서 삼산파출소 등에서 근무할 때 병원장례식장에서 사체를 관리하던 박씨를 알게 된 이후에 나이가 같다며 15년지기 친구사이로 지내왔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김 경사는 1992년 순경으로 임용후 15년간 여수에서 경찰관 생활을 해 왔다.
김 경사 등은 2005년 6월22일에도 여수시 미평동 모 은행 365코너의 현금지급기에서 현금 879만 원을 훔친 사실이 드러났으나, 공소시효(2012년 6월21일)가 만료돼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다만, 김 경사가 경찰서 형사과에서 근무하던 2009년 7월부터 10월 사이 단속 대상인 불법 게임장에게 업소 운영방법을 안내하는가 하면 단속을 피하는 요령을 알려주고 2차례에 걸쳐 300만원을 받은 혐의(게임산업법 위반 및 수뢰후부정처사)를 파악해 병합 기소했다.
검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현직 경찰관이 오히려 금고털이를 주도한 희대의 어처구니없는 사건"이라고 규정 지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김 경사가 일명 정보원으로 활용한 게임장 업주의 갑작스런 실종사건에 대해서도 의심을 갖고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재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