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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사활 건 공공기관 해제 "뚜껑은 열어봐야"

이정하 기자 기자  2013.01.23 17: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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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1일 한국예탁결제원 1층에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지난해 노조가 신임 감사 선임에 반대하며 대자보를 붙인 지 6개월 만에 다시 등장한 겁니다.

노동조합이 붙인 대자보는 공공기관 해제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노조는 성명에서 △예탁결제원의 인프라 발전 △정부 출연 지분·예산 전무 △거래소 공공기관 해제 시 모기관이 민간기관이 된다는 논리 등을 내세워 공공기관 해제를 촉구했습니다.

박근혜 대선 후보의 당선 이후 한국거래소(KRX)가 공공기관에서 해제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퍼지고 있습니다. 박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 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죠. 거래소 측도 내심 '이번엔 가능하지 않을까' 잔뜩 기대하는 분위깁니다.

지난 15일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어떻게 논의됐는지 모르겠지만 (공공기관 해제가) 가시적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노조도 거래소가 공공기관 지정된 후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점을 들며 공공기관 해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거래소에 비해 다소 잠잠하긴 하지만 예탁원도 같은 증권유관기관인 거래소가 공공기관에서 해제될 때 운명을 함께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회사인 예탁원은 공공기관인데 거래소의 경우 민간회사로 돌아선다는 게 문제가 있다는 논리죠.

이러한 논리는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당시, 역으로 등장했던 의견이기도 했죠. 동고동락을 함께 해온 이력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운명을 함께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관측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해제 여부는 오는 31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획재정부는 이 회의를 통해 공공기관 지정해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세한 사항은 역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거겠죠.

증권유관기관이 공공기관에서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 입장에서는 '경쟁력 강화'를 제일로 꼽고 있습니다. 해외 증권유관기관의 경우 합병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대형화,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반면 공공기관이라는 족쇄에 갖춰 자유로운 경쟁이 제한되고 있다는 설명이죠.

증권사들도 이러한 주장에 다소 수긍하는 분위깁니다. 정부의 제약이 글로벌 대형 거래소들과의 경쟁에 있어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거죠.

하지만 독점업무를 하고 있는 유관기관이 민간기업이 된다는 것도 다소 갸우뚱해지기는 마찬가집니다. 공공기관 운영법상 독점수익이 50%를 넘길 경우 공공기관으로 지정되게 돼 있으며 거래소나 예탁원은 모두 이에 해당하고 있죠. 또한 거래소의 경우 지난해 정보유출 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직원이 자살하는 등 도덕적 해이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거래소는 임직원의 주식·파생상품 투자를 전면 금지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으며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대체거래소(ATS)의 설립을 통해 시장독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제언하지만 얼마나 실행될 수 있을지는 역시 이 또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