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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이동흡 후보자는 왜 CMA 아닌 MMF 선택했을까?

1년 미만 '초단기 투자상품' 최대한 빨리 수익내기 좋아

이수영 기자 기자  2013.01.23 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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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소소하고 치사스럽기가 잡범 수준과 다를 바 없다." 점심시간 출입처 인근 밥집에서 밥을 먹는데 샐러리맨으로 보이는 30대 중후반 남성분들이 혀를 차며 그러더군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바라보는 서민들의 차가운 시선이 단적으로 드러난 대목입니다.

23일 동아일보가 실시한 긴급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과반이 넘는 57%가 '이동흡 후보는 헌재소장으로 부적절하다'는 쪽에 손을 들었고 법원노조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무려 89%가 '자격 없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 후보자 입장에서는 인심 야박하기가 이를 데가 없겠네요.

이런 상황에서 그를 둘러싼 또 다른 의혹이 이번에는 금융투자상품의 이름을 달고 튀어나왔습니다. 헌법재판관 재직 당시 공금(특정업무경비)을 단기투자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넣어 운용했다는 내용인데요. 야당은 이 후보자가 공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해 '이자놀이'를 했다며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CMA와 함께 대표적인 직장인 목돈관리 상품으로 꼽히는 MMF가 어쩌다 도덕성 논란에 이름을 올리게 된 걸까요. 일단 MMF는 대기성 단기자금, 예를 들어 주식투자자들이 증시 하락기에 투자금을 회수해 잠시 숨 돌릴 때 이용하면 유용한 상품입니다.

이름에서 보이듯 펀드 상품이고 금리가 높은 기업어음(CP) 또는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금융상품에 집중 투자됩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MMF의 1년 평균 수익률은 3.09%, 3년 수익률은 9%가 넘습니다.

일반 은행 보통예금에 비해 금리가 높고 CMA처럼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지요. 또 하루만 돈을 넣어도 운용실적에 따라 이익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놀고 있는 돈을 묵히기에는 딱 맞는 상품입니다. 다만 예금자보호법으로 보호되지 않고 수익률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 후보자는 나랏일 하라고 준 공금을, 그것도 개인 명의로 투자상품에 넣어 굴렸기 때문에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동흡 후보자가 준공무원 신분인 헌법재판관으로서 부적절한 투자에 나섰다면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지요. 무엇보다 해당 계좌를 통해 자녀의 해외유학자금을 송금했다고 하니, 공금을 개인 생활비와 구분 없이 썼다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겠네요.

증권거래법 188조에 따르면 '상장법인 또는 등록법인의 임원, 직원, 대리인, 주요주주로서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중요한 정보를 직무와 관련해 알게 된 자, 또 이들로부터 정보를 받은 자'를 내부자로 규정해 이들의 주식투자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증권사 임직원, 변호사, 회계사, 공무원 등도 준내부자로 인정해 더욱 엄격한 분위기입니다.

이 후보자가 직접 주식 투자를 하지 않았지만 헌법수호의 책임을 짊어질 헌재소장으로서 더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겠지요. 적어도 공과 사, 속된말로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은 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쨌든, 수익률만 보자면 MMF와 CMA가 1년 기준 3%대 초반으로 엇비슷한 가운데 CMA가 아주 살짝 높은 모양입니다.

현재 CMA 시장에서 최고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금호종합금융의 'e-plus CAM'와 메리츠종금증권의 'THE CMA plus(발행어음형)'이 각각 세전금리 3.30%에 이릅니다. 500만원을 예치할 경우 1년 뒤 세금을 제외한 이자가 13만9590원 정도로 나쁘지 않네요. 특히 CMA는 수시입출금 외에도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상품구매, 공과금 납부도 가능해 좀 더 편리합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왜 CMA가 아닌 MMF를 선택한 걸까요?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MF는 CMA에 비해 더욱 짧은 초단기 금융상품이라는 게 특징입니다. 물론 CMA도 단기금융상품이긴 하지만 최소 1년 이상 투자해야 매력적인 상품인데 비해 MMF는 1년 미만 '초단기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게 차이지요. 다시 말해 짧은 시간 안에 수익을 내고 싶어 하는 성질 급한 사람들이 선호할만합니다.

MMF가 예금자보호를 받지 못하지만 안전한 채권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원금손실 위험이 지극히 적다는 점도 장점이 될 수 있지요. 이 후보자 입장에서는 최대한 짧은 기간에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고 언제든 현금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MMF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한편 MMF 시장은 최근 경기 침체기에 더욱 활황을 맞는 분위기입니다. 부동산, 주식시장에서 밀려난 뭉칫돈이 안정적인 MMF 상품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MMF 잔고는 77조513억원으로 1주일 새 5조3956억원 증가해 2주 연속 덩치가 불어났다고 합니다. 연초 이후로는 13조원 이상이 신규 유입됐습니다.

MMF가 똑똑한 상품인 것은 맞지만, 글쎄요. 공직자가 공금 굴리기에 쓰기에는 모양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