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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쌍용차, 무급휴직자 '미봉책' 안 통하자 이번엔 지역 경제 '볼모'?

전훈식 기자 기자  2013.01.22 13: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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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사람으로 전차(戰車) 사이를 이어 고기그물처럼 진을 친 것을 '미봉(彌縫)'이라 한다. 즉 터진 곳을 임시로 얽어맨다는 의미로, 임시로 꾸며 대어 눈가림만 하는 계책을 '미봉책'이라 한다.

최근 '무급휴직자 복직'을 이뤄낸 쌍용차가 왠지 모를 미봉책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국정감사 회피' 수단으로 무급휴직자 복직을 이뤄냈지만, 국정조사에 대한 여론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자 이번엔 지역 경제를 볼모로 잡았다는 의혹이다.

쌍용차는 지난 17일 평택공장에서 노(勞)·사(使)·민(民)·정(政) 대표들이 국정조사 반대를 위한 '쌍용자동차 정상화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가졌다. 뿐만 아니라 국정조사 반대 청원서 서명 작업에 들어갔으며 대시민 선전전을 거쳐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 및 민주통합당 등에 청원서를 전달했다.

사실 쌍용차는 이번 국정감사 여부에 따라 현재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추가 투자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적지 않게 긴장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회계조작 의혹'은 이미 금감원과 법원으로부터 '근거 없음'으로 판결된 바 있고,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무급휴직자 복귀'를 이끌어낸 만큼 경영 정상화를 이룰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쌍용차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쌍용차의 어려운 경영 상황이 근본적인 쌍용차 사태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아직 정리 해고자(203명)와 희망퇴직자(1904명) 등의 복직과 노동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약 237억원), 그리고 회계조작 진상규명 등 중요 문제점에는 근접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수 노동자를 정리해고 시킨 '회계조작 의혹'은 점점 짙어져 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청문회를 통해 재조명된 '회계조작 의혹'은 2009년 당시 1조3000억원에 달하던 쌍용차의 자산가치가 며칠 만에 7000억원대로 평가절하 되면서 정리해고가 절실한 부실기업으로 둔갑했다는 것이다. 회계조작으로 인한 기획부도와 이를 통한 정리해고가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쌍용차 외부 회계 감사를 맡고 있는 안진회계법인 대표와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법정관리가 들어갔을 때부터(2009년2월6일) 같은 병원 발전기금 이사로써 그 의혹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한 상태다.

하지만 '무급휴직자 복귀'에 의미를 부여하던 쌍용차가 이번에는 지역 경제를 이유로 국정감사를 회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급휴직자 복귀'가 단순한 '국정감사 회피용'이라는 의혹이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든다. 차라리 쌍용차가 미봉책으로 여론몰이에 헛된 힘을 낭비하지 말고, 이미 엎질러진 국정감사를 정당하게 진행함으로 '제구포신(除舊布新;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하는 기회로 삼는 것은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저런 핑계로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지 않는다면 쌍용차 사태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비슷한 사례가 재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이번 대선처럼 언제든지 희생양으로 이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