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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펀치 없지만 가랑비에 옷 젖을 판…이동흡 청문회

위장전입·공금유용 등 산더미 의혹…민주통합 총공세 vs 새누리 "지켜보자"

이보배 기자 기자  2013.01.21 15: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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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21일 시작됐다. 이 후보자는 후보자 선정 이후 위장전입과 공금유용 등의 의혹을 산더미로 받고 있다. 청문회에 앞서 민주통합당은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예정대로 청문회가 진행되자 총공세를 퍼붓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이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 "결정적 하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청문회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자칫 이 후보자를 감싸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21일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는 이 후보자가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의 총공세에도 불구하고 조목조목 반박·해명하고 있는 것.

◆민주통합, 이 후보자 의혹 '총공세'

먼저 민주통합당은 예고했던 대로 이 후보자의 위장전입 의혹, 증여세 포탈 의혹 등 자체 제기한 의혹을 중심으로 이 후보자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 후보자가 1992년 경기도 분당의 아파트를 분양 받았으나 1995년 송파구 오금동에 살면서 자신의 거주지만 분당 아파트로 옮겼다는 주장이다. 야권에서는 이를 두고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한 위장전입이 아니냐는 문제까지 제기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 후보자는 "투기 목적이 아니었으며 자녀 교육문제 때문에 서울에서 전세로 2년 가까이 더 지내다 분당 자택으로 이사한 것"이라면서 "실제와 일치하지 않는 4개월여 전입신고가 이뤄진 점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 4명의 자녀에 대한 불법증여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이 후보자 3녀의 2000년 예금액은 1800만원이었으나 2010년 7742만원으로 급증한 점, 장남이 군 복무 중 직접 계좌관리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수천만원이 입출금된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2006년부터 3명의 딸이 독립적인 경제생활을 했고, 그 이전에는 증여세 면제 범위 내에서 증여를 했다. 그 이후 본인 월급을 저축해 예금이 증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군 복무 중이었던 장남 명의의 통장 입출금 내역에 대해서도 "금융기관에 따른 유리한 금리 등을 감안해 장남 명의로 입출금을 한 데 따른 것으로 증여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특정업무경비 사적전용' 의혹도 도마 위에 올렸다. 특히 2006년부터 6년간 헌법재판관으로 재직하면서 이뤄진 '부적절 처신'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 후보자가 이미 2006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바 있다는 점에서 2006년 이후 이 후보자의 행적을 주로 거론하며 '도덕성·자질 부적격'을 알리는 데 주력한 것.

대표적인 의혹은 잦은 국외 출장 및 외유성 출장 의혹, 특정업무경비 사적 전용 이른바 '항공권 깡'에 따른 예금 증가 의혹 등이 그것이다.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규정상 헌법재판관은 장관급이라 항공기 퍼스트클래스를 탈 수 있는데, 실제로는 비즈니스석을 타고 차액을 돌려받았다"면서 "'항공권 깡'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항공권 깡'은 사실무근"이라면서 "사실이면 바로 사퇴하겠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관은 100% 비즈니스석을 이용하게 돼있고 경비는 그것밖에 안 준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국회 출장에 부인을 동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배우자의 항공비와 체재비는 모두 사비로 부담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이 후보자는 특정업무경비 유용 의혹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공무원 생활을 40년 가까이 했지만 부정한 돈은 조금도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특히 그는 "제가 가진 통장을 100% 언론에 다 제출했다"면서 "자신 있으니 냈는데 역사상 청문회에서 자신의 모든 통장내역을 낸 사람은 제가 처음이라더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새누리 관망에도 분위기는 썩…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이 같은 총공세 속에서도 새누리당은 청문회 결과를 지켜본 뒤 '출구전략'을 짜겠다는 심산이다.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충분히 해명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청문회에 앞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그간 여러 의혹이 무차별적으로 제기됐지만 이 후보자 본인의 해명으로 봐서는 상당 부분 의혹이 해소됐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결정적인 뭔가가 나온다면 그것은 또 다른 문제다. 인사청문회를 지켜보고 판단하자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민주통합당을 향해 "여러 의혹이나 문제점에 대해 토론하고 해명하라고 인사청문회가 있는 것인데 무조건 사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하라고 하면 인사청문회가 왜 필요하겠느냐"라면서 "이는 정치공세이자 스스로 국회 기능을 무력화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아직까지는 이 후보자가 선방하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총공세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는 것.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의 출처가 바로 법조계 동료들이라는 사실이다. 실제 이 후보자의 좋지 않은 행적을 공개하거나 제보한 사람은 대부분 같은 법원에서 근무했거나 헌재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다.

자신은 아니라고 적극 해명하고 있지만 주변에서 신뢰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 소장으로서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것.

또 인사청문회가 어떤 식으로 끝나더라도 이 후보에게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국회 동의'가 바로 그것. 헌재소장의 인사동의는 전자투표가 아니라 종이로 된 투표용지에 직접 찬반을 표시해야 하고, 시간은 최소 1시간30분이 걸린다.

여당 입장에서는 날치기 통과가 어려울 수 있고, 야당으로서는 국회 부동의를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 자칫 정국이 이 후보자의 동의를 놓고 정면충돌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후보자 인선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1호 공직인사'로 비쳐지고 있어 민주통합당 입장에서는 재를 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때문에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청와대가 이 후보자 인사를 발표하면서 "박근혜 당선인과 협의했다"고 강조한 점에 대해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인사권자는 이명박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박 당선인의 '동의'에 무게가 실리는 바람에 박 당선인의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헌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후보자를 향한 의혹들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헌재와 헌재의 결정에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새 헌재소장 임명이 늦어지면 소장의 공백으로 헌재의 기능이 약화될 우려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1일 하루가 아니라 22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흔들림 없이 냉정을 유지하고 잘 대처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 후보자의 청문회 결과가 본인은 물론 헌재와 박 당선인, 나아가 국회 정국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