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달 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영풍제지(006740)의 이무진 회장은 2008년 결혼한 노미정 부회장에게 보유주식 113만8452주(51.28%)를 전량 증여, 노 부회장은 단숨에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습니다.
1969년생 닭띠인 노 부회장은 우리나이로 올해 마흔다섯. 80세인 이 회장과는 35살 차이가 나고 두 아들인 이택섭(57), 이택노(54)씨보다도 어립니다. 이처럼 아들들을 제치고 자식뻘의 부인에게 지분을 내준 드라마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영풍제지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고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서 벗어나 인기종목이 되는 진짜 드라마를 연출했습니다.
이보다 더 극적인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초에는 코스닥상장법인인 A社의 창업주 B대표가 간통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이 여의도 이슈로 떠돌았습니다.
경찰 관계자와 여의도 증권가에 따르면, B대표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R호텔에서 은밀한 미팅(?)이 있을 때마다 천만원이 넘는 대가를 K대학 교수 부인인 항공사 스튜어디스 C씨에게 지불하는 등 수 억원 이상을 썼고, 여기에 후배 사업가 D씨까지 함께 만나는 엽기적인 '미팅'으로 현장에서 체포됐다는 비교적 상세한 정보까지 나돌았습니다.
21개의 자회사를 가졌고 분기 매출 1000억 이상을 꾸준히 찍는 업체의 대표가 상당히 불미스러운 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은, 하루에도 수 십개의 이슈가 쏟아지는 여의도에서도 간만에 듣는 충격적인 뉴스였습니다.
"서울대 의대 나온 자수성가형 오너라서 거래하는 병원에서도 이미지가 좋았는데 사건 이후 병원 관계자들이 민망해서 보기 힘들어 한다" "주주총회나 설명회 자리에 나서는 것도 당연히 꺼려하지 않겠나?" "사업은 하지 않고 호텔만 들락거리다가 사업 망할 뻔 했는데 차라리 초반에 걸린 게 잘 된 거다" 등 수많은 얘기가 여의도를 배회했었죠.
그렇다면 증시는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B대표 소식이 처음 알려진 2012년 10월4일, 장 초반 오름세를 보이던 주가는 장 마감을 앞두고 4% 이상 급락하는 등 있을지 모를 경영공백 우려로 주가 하락을 점치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주가는 다음날 6% 정도 급반등한 이후 인수합병(M&A) 이슈가 퍼지면서 견조한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결국 15일 장중 3만3800원을 터치하며 2007년 2월 상장 이래 최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최근 흐름은 어떨까요? 이슈를 모멘텀 삼아 상승하던 A社는 작년 11월 이후 2만6000원선부터 3만1000원대까지 비교적 큰 폭의 등락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 무렵 몇몇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중국법인 성장 기대감과 3분기 실적을 호평하며 A社를 추천종목에 담았고 국민연금공단은 A社를 추가 매수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증권 지난 18일과 21일 리포트를 통해 박근혜 당선자의 공약인 '치과용 임플란트 보험적용 입법화'가 시작되면서 국내 시장점유율에서 경쟁사 대비 압도적 인지도를 가진 A社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8일 A社는 전일대비 0.63%(200원) 내려간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악재에는 환호하고 호재에는 냉담한 증시의 섭리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호재와 악재의 의미가 증시에서는 다르게 해석되는 탓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