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고등학생 딸을 키우고 있는 가정주부 김혜숙(50세)씨. 딸의 과외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낮엔 식당에서 일하고 오후엔 힘든 가사 노동을 했던게 화근이었다. 무릎의 통증을 견디다 못해 필자를 찾았을 땐 양 무릎 연골이 다 닳은 퇴행성 관절염 말기로 인공관절 수술밖엔 치료방법이 없었다.
예전같으면 김씨의 경우 선택의 여지 없이 표준화 된 인공관절을 시술했겠지만 이제 동양여성에 적합한 인공관절이 개발되어 김씨의 무릎에 딱 맞는 사이즈의 인공관절을 시술할 수 있게 되었다.
국내에서 시행되는 인공관절 시술은 한 해 2만여 건. 이 중 90%는 여성이다. 이는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는 습관, 오랫동안 서서 요리 등 살림살이를 하는 등 무릎관절에 무리를 주는 자세를 많이 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여성 관절염 환자에게 시술된 무릎 인공관절은 전 인구의 표준신체규격을 기준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대다수의 여성이 자신의 관절보다 더 큰 인공관절을 사용해야만 했다. 이때문에 해부학적으로 맞지 않는 인공 관절로 인해 여러 가지 불편한 문제가 많았다.
인공 연골이 크면 무릎 관절을 구부리거나 펼 때 관절 간격에 차이가 나면서 운동장애가 발생하거나 인공관절이 관절막 등 주변 조직을 자극해
통증을 일으키는 문제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었다.
모양에서도 만족도가 떨어졌다. 여성은 무릎 좌우 폭이 남성보다 짧기 때문에 기존 제품을
사용하면 인공 관절이 관절 양옆으로 돌출되었다.
하지만 동양 여성용 인공관절은 이러한 서양식 인공관절의 단점을 보완, 동양 여성의 무릎 모양에 맞도록 좌우 폭을 짧게 하고, 전반적인 사이즈를 작게 조절해 환자의 무릎 관절 사이즈에 알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때문에 수술 후 통증도 감소되고, 운동 각도 또한 10도 정도 늘어나 회복 속도가 빨라지게 되었다.
인공관절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도 벌써 20년이 흘렀다. 그동안 최소절개나 관절내시경 수술 같은 새로운 기술도 많이 도입되었고, 세라믹형 인공관절과 같은 오래쓰는 인공연골이 개발되어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더불어 이제는 환자의 나이, 생활습관, 관절 손상 정도 등을 고려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인공관절을 선택해 수술하는 ‘맞춤형 인공관절’ 시대가 가능해져 관절염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글- 김주문 과장 (인천 힘찬병원 인공관절센터 / 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