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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호 농심 회장의 승부수 '녹용 커피' 과연 통할까?

시제품 완성하고 이르면 2월 출시…내부서도 '반신반의' 개발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1.16 17: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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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시제품 단계에 접어든 농심표 녹용 커피믹스가 소비자에 곧 선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생수와 함께 커피시장 진출을 선언한 농심의 시장 진입 성공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춘호 회장의 오너십이 어떠한 결과를 빚어낼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녹용 커피믹스는 신 회장의 독특한 사업 구상력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시장의 반응은 소비자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싸늘하기만 하다. 내용을 살펴봤다.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녹용 커피믹스의 시제품을 완성, 이르면 내달 선보인다. 제품개발에 신춘호 회장이 적극 관여했다.

   
'녹용 커피믹스' 개발을 지시한 신춘호 농심 회장.
신 회장이 찾은 골프장에서 평소 산삼 마니아로 알려진 그에게 녹용을 섞은 커피를 대접했고, 이를 맛본 신 회장은 "그래! 바로 이 맛이야!"라며 감탄사를 연발, 이후 농심 R&BD센터에 "제품으로 개발해보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농심은 지난해 11월 커피시장 진출 선언과 함께 커피에 건강을 접목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포화상태인 커피믹스 시장에서 녹용 커피믹스가 첨병역할을 제대로 해낼지는 미지수다.

정통한 업계 관계자 "농심 내부에서도 제품 성공 가능성에 대한 확신보다는 제품화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면 개발에 착수했을 정도다"고 밝혔다.

◆녹용 아닌 녹각…내부서도 반신반의

이와 관련, 일명 '녹용 커피'가 당초 알려진 바와는 달리 '녹각 커피'로 알려졌다. 엄연히 말하자면 '녹용 커피'가 아닌 '녹각 커피'가 맞는 셈이다.

녹용과 녹각은 모두 사슴뿔이지만 녹용은 갓 자라나기 시작해 물렁한 상태를, 녹각은 물렁하던 뿔(녹용)이 더 자라 단단해진 상태를 말한다. 녹용과 녹각이 함유한 기능성 성분은 일부 유사하지만 그 효능은 녹용이 더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녹용이 더 선호되며, 가격 역시 녹용이 훨씬 고가다.

녹용 커피믹스를 개발하려던 농심이 녹각으로 대체한 이유는 가격측면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앞서 녹용 성분 중 기능성 성분인 '강글리오사이드(ganglioside)'를 미량 함유한 녹용 커피믹스 개발에 착수했지만, 녹용의 비싼 가격 때문에 제품화할 경우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녹각으로 대체했다. 시제품도 여기서 녹용과 동일한 기능성 성분을 추출해 완성됐다.

현재 농심은 수많은 시도 끝에 녹각 커피믹스를 만들어냈으며, 시제품 상태인 녹각 커피믹스는 맛 등 전반적인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제품개발 과정이 시제품 완성-품질 테스트-품질 개선-제품화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농심의 커피믹스 시장 진출은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 농심 관계자는 "(제품출시가)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번 달은 어렵고 2월경 출시될 예정이다"면서도 "확실한 일정은 그때 가봐야 알 수 있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제품에 관한 구체적인 질문에는 "기능성 커피믹스를 출시하기 위해 다양한 레시피로 개발 중이다"며 "지금까지 개발단계에서 여러 차례 성분도 바뀌었으며 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 뭐라 말하기에는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녹용 커피 개발을 직접 지시했던 신 회장의 사업구상 자체가 무모하다는 지적도 회자되고 있다.

◆업계 "소비자 니즈파악 못해…시장성 없어"

기능성 커피로 출사표를 던진 농심에 대해 업계도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농심이 소비자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며 "(녹용·녹각 커피는)시장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커피로 건강을 증진시키겠다는 것은 소비자 니즈를 잘못 파악하고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며 "농심이 아무리 영업력 면에서 무서운 회사라고 하지만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지 못한 제품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커피믹스 시장에는 동서식품과 남양유업, 롯데칠성이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 시장에서 농심이 시장성이 입증되지 않은 기능성 커피로 안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의문부호를 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장 테스트보다는 물량으로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쳐야 할 것"이라며 "출시 3개월 이내 5~10% 정도의 의미 있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 회장의 독특한 사업 구상력이 '신의 한수'가 될지 지켜봐야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