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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라크 NIC의장 김승연 회장에 박수…왜?

"여행금지국 두 번이나 찾아준 용기에 미뤘던 선수금 지급"

박지영 기자 기자  2013.01.14 18: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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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는 한화를 이라크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한화에 대한 믿음이 각별하죠. 믿음을 더욱 굳건하게 해준 건 바로 김승연 회장입니다. 그는 이번 사업을 위해 (여행금지국인) 이라크를 두 번이나 방문했습니다. 우리가 선수금을 약간 미루고 있을 때도 담판 짓기 위해 찾아온 건 김 회장 본인이었습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한 사미 알 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의장의 신뢰는 두터웠다. 지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서도 김 회장에 대한 사미 의장의 무한애정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있었던 기자간담회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김 회장 덕에 한국기업 능력을 다시 평가하게 됐다'는 것이었다.

한 기자의 다소 날카로운 질의에도 사미 의장은 의연하게 넘어갔다. 해당기자의 질문을 요약하자면 '김 회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자리를 비운 마당에 한화에 새 사업을 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사미 의장은 "이미 다른 분야 협력에 대해 상의 중"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한화그룹에 경영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운을 뗀 사미 의장은 "이미 한화는 이번 사업을 통해 분명한 의지와 용기를 보여줬으며, 이라크 정부와 국민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화와의 협력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이라크 역사상 최대 신도시 개발사업인 이번 프로젝트를 '수장 없는 한화'가 계속 추진할 수 있었던 까닭은 뭘까.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라크와 한화그룹 간 두터운 신뢰며, 또 다른 하나는 '배임'을 둘러싼 시각차다.

일례로 미국을 포함한 국외 여러 곳은 우리나라 보다 '배임'에 대해 관대하다. 우리나라는 결과를 두고 죄의 여부를 묻는 반면, 국외는 다르다. 미국의 경우 '회사 이사가 충분한 정보에 근거해 경영에 관한 판단을 했을 경우 비록 그 판단이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더라도 이사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미 법률협회 경영판단원칙)'다.

물론 이는 해당이사가 성실하게 경영판단을 내렸을 것이란 근거 하에 가능한 결과다.

우리나라에서도 배임죄 적용대상 법위를 둘러싼 토론은 계속돼 왔다. 우선 학계는 지금의 배임죄 적용에 대해 "사법권 남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7일 열린 배임죄 적용 논란과 개선 논의 확대 토론회에서 박민영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경영 특수성을 고려해 새로운 대안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 교수는 "배임행위에 대해서는 누구이든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나 기업인 배임행위는 일반 배임행위와 다른 측면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경제민주화 논의에 편승해 자칫 기업 때리기 일환으로 변질될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이경렬 숙명여자대학교 법과대학장은 배임죄 적용 실태에 대해 더욱 힐난했다.

이 학장은 "경영사항에 관한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 법원에 경영판단 당부를 가리도록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경영판단에 업무상배임죄를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사법권 남용"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시민단체는 배임죄 적용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우려했다.

김영선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최근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기업경영자들의 책임만을 강조하다보면 앞으로 기업경영자들을 형사재판으로 내모는 사태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고위험이 전제가 되는 산업분야에서는 기업활동이 위축돼 국가경제적인 측면에서 창의적 기업활동을 막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자도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부분이다. 경제인들이 자신의 지위나 회사 틀을 악용해 이득을 취했다면 응당 죄를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들에게 속된 말로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기분'으로 소극적 경영활동을 하게 해선 안 된다. 오랜 경기침체로 온 나라가 걱정에 휩싸인 지금, 명확한 해법이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