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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넓고 이머징은 많다" 거래소, 글로벌 진출기 上

핵심시스템 심어 부가가치 창출…국내 금투업체 해외진입 조력자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1.14 14: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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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10일 한국거래소(이하 KRX)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주식,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하는 UAE 최대 증권거래소 '아부다비증권거래소(ADX)'와 상호협력 및 정보교환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류도 이만한 한류가 없다. 2000년 대만증권거래소(TSEC)를 시작으로 2001년 상해선물거래소(SFE), 2006년 말레이시아거래소(BM),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네팔, 태국, 필리핀. 여기에 벨라루스까지….

동남아 주식시장에서는 거의 바이러스 수준이다.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인도차이나 반도 3국에 '한국형 주식벨트'가 설치되는 등 현재 미얀마를 제외한 모든 동남아국가에 한국형 증시시스템이 퍼져있다. 매매·IT·시장감시시스템 공급부터 증시 설립까지 수출 형태도 다양하다.

이머징 주식시장 가운데서도 상대적 선진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춘 한국 증시의 해외진출이 예사롭지 않다. KRX는 10년 넘게 해외 진출을 이어가며 한국 시장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동시에 해외 진출을 노리는 국내 금융투자업체를 위한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수주 탑티어' 아시아증시의 슈주 'KRX'

KRX는 지난 2006년 5월께 말레이시아거래소(BM)와 채권매매·감리시스템 개발 등 국제입찰을 수주, 2007년 초반 130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마친 후 2008년 1월 해당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2008년과 2010년에는 각각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한국형 거래소 설립을 이끌었다. 지난해 4월18일 개장한 캄보디아거래소에는 시스템 제공을 매개로 한 지분관계까지 엮여있어 경영에도 참여한다. 캄보디아 정부가 자국거래소 지분 55%를, KRX는 45%를 갖고 있다.

특히 베트남과의 계약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2009년 10월 IT시스템 재구축을 위한 국제입찰에서 KRX를 우선협상 파트너로 지목한 베트남은 구랍 26일 베트남 재정부, 호찌민증권거래소(HoSE)와 하노이증권거래소, 베트남예탁원 등 3개 기관의 차세대 증시시스템 구축사업 대상자로 한국을 다시 선정했다.

세계 1·2위 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NYSE) 유로넥스트와 나스닥 OMX를 제치고 따낸 베트남과의 계약은 3000만달러 수준으로 기존 아시아국가들과의 거래 중 규모가 가장 크며 단일 규모 해외 프로젝트 중에서도 최대 성과다.

이번 계약은 △증시 매매체결 △시장정보 △시장감시 △청산결제 △예탁등록 △정보 분배 등 기초 인프라를 현대화하는 것으로, 한국형 차세대시스템 '엑스츄어+(EXTURE+)'를 베트남 사정에 맞춰 이식한다.

KRX 내부에서도 "이번 베트남 수주건은 해외 유수 거래소의 시스템과 비교해 한국형 증시의 우수성이 인정받은 것으로, 한국증시는 물론 KRX 자체의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계기"라며 환호 섞인 자평을 내놓고 있다.

◆대륙 구분 없는 마케팅, 감시시스템까지 수출

한국거래소의 해외 증시정벌이 동남아시장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2011년 8월 태국과 우즈베키스탄에 증시시스템 수출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KRX는 작년 6월 동유럽국가인 벨라루스에도 우리 IT시스템을 선보이게 됐다. 벨라루스와의 협약은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평가받고 있으며 증권법규 제정 등의 자문역할도 수행하게 돼 더욱 의미가 크다. 

   
왼쪽부터 안토니오 가르시아 CMIC대표, 김도형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위원장, 테레시타 에르보사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등이 시장감시시스템 가동 기념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RX는 또한 2011년은 카자흐스탄, 2012년에는 네팔과 증권시장 현대화 자문 사업 관련 협약을 체결한 후 시스템 수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상대국과 업무를 조율하고 있다.

아울러 KRX는 작년 11월 아프리카 알제리 현지에서 증시시스템과 관련한 설명회를 열었으며 아제르바이잔, 모로코, 페루, 파나마 등 대륙 간 한정 없는 시스템 수출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와 관련 거래소 관계자는 "회원사의 해외진출을 돕는 것은 KRX의 역할 중 하나"라며 "사실상 주식시장의 핵심인 IT시스템을 해외에 심는 것은 우리 증시의 문화를 전파하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 진출할 국내 업체들의 적응도 수월하고 유지보수와 관련한 이득도 꾸준히 챙길 수 있어 이모저모 이득이 많은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RX는 2011년 5월 필리핀증권거래소 자회사인 캐피털마켓인터그리티코퍼레이션(CMIC)과 한국 증시 역사상 처음으로 시장감시시스템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필리핀증시에서 시장질서 교란요인을 감시 중인 이 시스템은 시스템 전문가 20여명이 1년간 매달려 완성한 최첨단 감시체계로 불공정매매 적출모형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