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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대 의대설립 가당찮다는 말 왜 나올까?

신대지구 조대병원도 악재…교육부.보건복지부 "의대 계획없어"

박대성 기자 기자  2013.01.14 11: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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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동부권 거점대학인 국립순천대학교가 숙원사업으로 꼽혀온 의대설립을 추진하겠다며 공언하고 있지만, 안팎의 상황이 녹록치않아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순천대는 지난달 28일 총동문회와 지역 기관단체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순천대 의대설립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여수, 순천, 광양, 보성, 구례 등 동부권 주민 77만명 유치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순천대학이 의과대학 유치를 주장하는 명분은 여수석유화학산단과 광양제철소 등의 국가기간 산단이 밀집돼 산재환자가 타지역 보다 많지만, 대학병원이 없어 의료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이 유치의 명분이다.

더불어 전남권역 경쟁대학인 목포대학교가 일찌감치 의대 유치운동을 벌이는 것도 자극제가 됐으며, 광주 조선대병원이 순천신대지구에 분원설립을 추진한다는 소식도 순천대를 긴장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신대지구에 조선대병원 분원이 들어오면 동부권 의대 설립 명분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순천대는 그간 "전남동부권 대학병원이 없어 의료서비스가 소외받고 있다"는 논리를 펴 왔다. 그것이 3년전 '약대'를 유치한 명분이 되기도 했다.

대학 측은 2016년 이후에는 동결됐던 의대정원이 늘어날 경우 자연스럽게 의대 신설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와는 달리 교육부와 복지부 등의 관련부처에서는 짐짓 딴청을 부리고 있어 각 대학들이 학수고대하는 의대신설 카드를 꺼낼지 회의적인 분위기가 엄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교육부 "1996년 성균관의대 이후 신설 불허"
 
각 대학들이 의과대학을 설립하려는 것은 겉으로는 낙후된 의료환경의 획기적 개선과 지역민의 의료서비스 향상을 내걸고 있지만, 속으로는 의대를 구심점으로 삼아 대학 위상을 끌어올리려는 내부 계산도 깔려 있다.
 
실제로 지방 사립대학일지라도 의예과에 입학 하려면 수능 1등급 최상위 수재들이 입학하고 있어 신입생 커트라인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또한 의대나 한의대, 치대를 인가받을 경우 관련 간호과나 물리치료과, 약학과, 한약관련학과, 치위생과, 치기공과, 보건행정학과 등의 관련 학과와의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학이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의대는 무풍지대이기 때문에 대학의 영구생존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대학들이 의대신설에 목을 매고 있는 것.

대학 의예과 신설은 모집정원 내에서 자율 조정할 수 있는 일반 학과 신.증설과는 개념이 다르다. 의대나 약대, 치대 등의 보건관련학과는 철저한 인가제이다. 교육부만의 문제는 아니고 의료인 수급상황을 봐가며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거쳐 증원안을 마련하게 된다.

1980년대까지는 서울대와 연.고대, 가톨릭의대, 이화여대의대 그리고 전남대 전북대 충남대 경북대 등의 광역 거점 국립대학에 설치됐다가, 이후 90년대 중반까지 20여개의 의대가 줄줄이 신설됐다.

가장 최근에 1995년 관동대의대, 서남대의대, 건양대의대가 설립됐으며, 김영삼정부 말기인 1996년에는 가천의대, 포천중문의대, 을지의대, 성균관의대 등 4개 의대를 끝으로 의대설립이 불허되고 있다.
 
이후 17년간 의대신설은 철저하게 봉쇄돼 있다. 이같은 기류에는 "지금도 의사가 남아돈다"는 논리를 펴 온 의사협회의 의대증원 반발도 고려됐다. 현재 우리나라 4년제대학 의대는 모두 41곳이며, 총 모집정원은 3058명이다.
 
   
최근 의과대학 유치 추진위원회를 발족한 순천대 대학본부.
 
◆의대 유치 지방대학들 어디인가.
 
지난 2010년 '약학대학' 신설 때 전남에서는 순천대, 목포대, 초당대, 동신대, 광양한려대학 등 5곳이 신청해 3곳은 떨어지고, 순천대와 목포대가 25명씩 약대 정원을 인가받아 올 3학년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의.약대, 치대, 한의대 등은 모든 대학들의 로망이기도 하다. 특히 설립자가 의사일 경우 의대를 '따려는'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현재까지 의대 유치를 준비하는 곳은 순천대와 목포대, 세한대(대불대), 경남 창원대, 강릉원주대, 경기 대진대학 등이다. 수도권 주요 사립대학들은 욕구는 충만하지만, 감히 엄두를 못내고 있을 뿐이다.

순천대는 인구 100만의 동부권 산단밀집지역이라는 특성을, 목포대는 신안,완도 등 섬지역 의료환경 개선을 주장하고 있고, 산부인과 의사를 설립자로 둔 세한대는 목포중앙병원을 임상실습병원으로 지정해 놓고 17년째 의대유치 운동을 벌이고 있다.

창원대학은 '마.창,진해' 도시통합에 따른 110만 경남도 몫을, 대순진리회 재단 대진대학은 제생병원 경험을, 강릉원주대학은 치대와의 연계를 내심 내세우고 있다. 청주대학은 한의대 설립에 30년째 올인하고 있으나 실패하고 있다.

참고로 1996년 신설된 4곳은 수도권 대형병원 재단이라는 특성을 가졌다. 교육부와 보건부, 정치권을 상대로 엄청난 로비가 있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당시 1996년 의대 막차를 탄 곳은 공교롭게도 길병원(가천의대), 분당차병원(중문의대), 을지병원(을지의대), 삼성병원(성균관의대) 등 대형병원 재단 4곳 뿐이었다. 특히 약대만 있었던 성균관대는 삼성의 후원을 업고 물밑에서 의대인가를 얻어내기 위해 엄청난 물량공세를 편 일화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이 때문에 로비력에서 밀리는 지방대학이 의대를 유치할 수 있을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이가 많다. 또한 의사협회가 지방대학에 의대를 쪼개주는 신설정책 보다는 기존 의대에 정원을 늘려줘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도 난관이다.
 
의협은 의대를 지방대학에 쪼개서 신설해주다 보니 함량미달 의사가 나오고 있다며 전북권의 모 사립의대를 부실의대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지목하고 있다.
 
◆교육부, 의대신설할 의지는 있나.
 
의대는 교육부 뿐만 아니라 의료인 수급상황을 조절하는 보건복지부와도 협의해서 진행하게 돼 있다. 일각에서는 2015년까지 동결돼 있는 의대정원이 2016년부터 다시 늘어나게 되면 의대신설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김선동 의원(순천).

김 의원은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의대정원이 2015년까지 묶이고 이후부터는 증원이 논의될 예정이어서 창원대와 공동으로 산업의학과 중심의 의대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정부에서는 지방의대 신설에 부정적인 기류가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선진화과에서는 "우리가 2015년까지 의대정원을 묶은 적이 없다. 현재 의대신설 계획은 전혀없다"고 완강하게 말했다.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관계자는 "의사가 과잉배출되고 있다는 의사협회와 농어촌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 경실련 등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며 "이 문제는 의사인력 공감대가 형성될때까지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석의 여지는 있지만, 공감대가 마련될 때까지는 난관이 쉽지 않음을 현실인식에서부터 보여주고 있다. 특히 중앙에서는 광주와 전남을 같은 생활권으로 보고 있어 광주에서 전남을 분리해 전남권 의대 명분을 내세우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순천대 관계자는 "단순한 의과대학이 아니라 동부권 산재환자 치료를 위한 산재전문 산업의학과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며 "일개 대학이 나서는것 보다는 정부가 나서서 산업재해 환자를 전담하는 의대신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