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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나고픈 한국시장' 외국계 금융투자업체들의 수난

한국시장 변동성 잡지 못해 고전…애꿎은 애널만 울상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1.09 11: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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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서양에서는 용이 부정적 이미지를 가진 탓인지 흑룡해인 2012 임진년(壬辰年) 외국계 금융투자업체는 암울한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 국내 증권업황 부진은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투자업체에도 큰 부담이 됐다.

수년간 이어진 부진에 외국계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들은 우리나라를 떠나거나 몸집을 줄이는 등 자구책을 진행하고 있다. 소신 있게 '매도' 의견을 내던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구조조정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 업황 침체 "외국계도 예외 없다"

외국기업이 지분의 50% 이상을 보유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23곳 중 하나UBS자산운용과 맥쿼리자산운용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는 작년 상반기(4∼9월) 적자를 냈다.

당기순손실 규모가 가장 큰 업체는 손실액수가 38억8000만원에 이르는 도이치자산운용이고 프랭클린템플턴투신도 22억4000만원의 손실을 입는 등 전체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47.8%가 적자였다.

특히 지난 2007년 1600억원의 인수자금으로 맥쿼리IMM자산운용을 사들여 사업을 시작했던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이 기간 18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적자상태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연속으로 이어진 것이다. 결국 이 업체는 작년 11월13일, 한국 진출 5년 만에 공모펀드 판매 부진 등에 따른 실적악화로 서울지점 폐쇄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한 구조조정으로 매매팀은 싱가포르의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쪽으로 흡수됐다. 운용팀과 리서치팀은 국내에 남지만 공모펀드 판매 조직 등 리테일 담당 직원들은 연봉 형식의 위로금을 받는 대신 직장을 잃게 됐다.

피델리티와 알리안츠, PCA 등의 자산운용사들은 본사로부터 철수 요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트레이딩, IB를 포함한 일부 부서의 운용을 멈춘 상태다.

이에 대해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 골드만삭스운용이 철수의사를 밝히면서 외국계 업체의 분위기는 더욱 침체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형사의 경우 종목, 상품 등의 커버리지가 넓어 시장 이슈에 적시적소 대응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열세인 업체들은 능동적인 대처가 힘들다"며 "연초는 우선 한국시장만이 가진 변동성에 맞춘 투자전략을 세우는 데 상당 부분 할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연구원은 맘만 먹으면 채용?" 리서치센터는 동네북

일반적으로 많은 연봉을 받지만 영업 일선에 나서지 않아 단기적 수익창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연구원들은 구조조정 1순위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 인력은 소폭 늘어난 반면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센터 인력은 감소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연구원을 내보낸 외국계 증권사는 구랍 기준 국내 영업 중인 스무 곳 중 열 곳이다. 전체 연구원 수는 21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0%가량 줄었다.

2011년 11월 영국 국유은행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아시아증권 서울지점은 리서치센터를 없앴고 다이와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에서는 다섯 명, 바클레이즈증권은 세 명의 연구원이 빠졌다. 비엔피파리바증권의 연구원도 13명에서 6명이 됐다.

외국계 업체의 리서치센터가 수난을 겪는 이유에 대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외국계 구분 없이 증권사 구조조정 최우선 순위는 실적관리 악화 부서와 리서치센터"라며 "외국계 업체는 물론 소속 연구원에 대한 암묵적인 배척과 차별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기관, 법인, 기업 눈치 볼 것 없이 (매도)보고서를 내는 데 좋아할 곳이 어디 있겠나"라고 반문한 후 "제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하는 연구원들은 의외로 찾기가 쉬워 금액만 맞으면 언제든 충원 가능하다"고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