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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카드 긁기 부담스러운 현실…해법 기대

이지숙 기자 기자  2013.01.08 08:5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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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신용카드 무이자할부 서비스 중단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1일 갑작스럽게 중단된 서비스로 인한 고객불만이 폭주하며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말 변경된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이다. 개정된 여전법에 따라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변경되며 대형가맹점과 카드업계는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하지만 수수료율에 대한 싸움이 잠잠해 지기도 전에 카드사가 70% 이상 부담하던 무이자 할부 등의 마케팅비용을 가맹점과 각각 50%씩 나눠 치르게 됐다.

무이자할부 서비스 비용을 나눠 부담하게 되자 대형가맹점은 수수료 인상으로 연간 2000억원의 추가 비용을 떠안은 마당에 이벤트 비용까지 부담할 수 없다며 서비스 시행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 마저 여전법을 어기면서까지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시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카드업계와 대형가맹점 두 고래싸움에 피해를 입는 것이 '소비자'라는 점이다. 마트, 백화점, 인터넷 쇼핑 등에서 익숙하게 사용했던 무이자할부 서비스가 하루아침에 중단되자 당장 할부서비스를 이용할 때 이자는 고스란히 고객이 물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동안 신용판매 이용금액 312조원 가운데 20%가량인 68조원이 할부로 결제됐으며 이 중 70~80%는 무이자 할부로 조사됐다. 할부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중 대부분이 무이자할부를 이용한 것이다. 그만큼 카드사들은 고객에게 지금껏 '당연한 서비스'인 것처럼 3~6개월의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서비스 중단은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카드사들은 고객들이 마음의 준비도 하기 전에 한 줄의 공지도 없이 '여전법'이라는 이유를 내밀며 서비스를 끊어버렸다. 무이자할부의 경우 카드상품에 포함된 부가서비스가 아닌 이벤트성 서비스인 만큼 고객에게 사전에 서비스 중단을 알릴 필요가 없다는 태도는 고객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물론 소비자들도 새로운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체계 도입에 따라 약간의 '짐'을 짊어져야 한다는 점은 일찌감치 알려졌다. 카드사들의 고객유치 경쟁으로 과도하게 책정된 마케팅비용이 정상화 되려면 고객들 또한 희생을 감수해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대형가맹점과 카드업계가 서로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도구로 '소비자 불편'을 내거는 모습은 소비자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할 뿐이다. 고객 서비스를 줄이는데 있어 큰 고민 없이 '자사의 손해'만을 내세우며 나 몰라라 하는 태도는 결국 살림살이가 어려운 서민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연한 혜택으로 여겼던 서비스를 사전공지도 없이 중단하는 것은 고객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과 같은 행위다. 중단하더라도 자연스럽게 받아드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었어야 했다.

카드업계와, 대형가맹점, 정부는 다시 여전법 개정을 준비할 당시로 돌아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당시 이들은 '서민부담을 최소화한다'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삼았다.

   
 
'적자'를 이유로 내세우며 부가서비스를 손보는 카드업계, 그동안 소비자들의 카드사용으로 판매고를 올린 대형가맹점, 애초에 소비자들에게 신용카드 사용을 권유한 정부 모두 마찬가지다.

소비자를 이유로 내세운 '힘겨루기'가 아닌 관련업계가 '서민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원칙 아래 현명한 해결방안을 내놓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