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기자 기자 2013.01.07 17:59:59
[프라임경제] '전통적 프리미엄 가치' 더 이상 재규어랜드로버에겐 어울릴 수 없는 수식어인가? 재규어랜드로버가 '이미지 추락' 논란에 빠졌다. 지난 1988년 포드로 인수된 뒤 다시 10년 후인 2008년 인도 타타 자동차에 인수합병(M&A)되는 곡절을 겪은 재규어랜드로버는 디자인 변화, 성능 개선 등으로 실적은 키워나가고 있지만, AS나 품질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질은 떨어지는데 양만 키우고 있다는 혹평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도 주인을 맞은 지 횟수로 6년째인 재규어랜드로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재규어는 영국 왕실의 의전용 차로 사용되며, 한때 거대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로 뛰어난 품질과 성능, 품위를 기본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영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재규어는 구태 의연한 디자인과 시대에 뒤떨어진 사양들로 고객들의 외면을 받게 됐다. 이는 당연히 판매 부진으로 이어져 결국 임금 상승 등 재정난에 허덕이는 기업으로 전락, 1988년 미국 포드에 넘어갔다.
재규어 자동차의 수난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옛 식민지 시대를 역으로 되새기기라도 하듯 포드자동차에서 인도의 거대자본인 타타자동차로 2008년 다시 인수됐다. 이 시기에 국내에서는 볼보, 재규어, 랜드로버 통합 법인인 프리미어 오토모티브그룹(Premier Automotive GroupPAG, PAG 통합법인)에서 재규어랜드로버가 통합법인으로 출범하는 등 과도기를 맞게 된다.
◆과도기지만 프리미엄 품위는 '고객 우선'
국내에서 재규어자동차는 포드세일스서비스코리아 산하에서 공식 판매 및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재규어자동차는 국내 첫 출시 후 비약적인 성장기를 달린다. 1998년 볼보자동차코리아 국내 설립, 직판체제를 구축한데 이어 2001년 6월에는 볼보, 재규어, 랜드로버 브랜드를 통합한 PAG 코리아 법인이 출범됐다. 특히 2005년 1월에는 국내 수입자동차 브랜드 최초 여성 CEO인 이향림 볼보코리아 대표가 PAG코리아를 총괄사장으로 임명되며 볼보, 재규어, 랜드로버의 총 지휘권을 쥐고 성장세에 날개를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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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 재규어 XF. | ||
이향림 대표는 부임 후 그해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재규어코리아는 지난 7월까지 112대를 판매해 지난해 대비 40% 이상의 급신장했다"며 "올 하반기 아시아 최초로 출시될 재규어 최상위 모델 '다임러'의 국내 출시를 전환점으로 올 연말까지 250대 판매, 전년대비 70% 이상 성장을 목표한다"고 성장계획을 밝혔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품위와 이를 지키기 위한 고객만족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2007년 7월 상반기를 마무리한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상반기에 재규어 259대, 랜드로버 243대로 총 502대의 차량을 판매해 전년 동기대비 브랜드 통합 47.2%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2008년 이 대표는 "프리미엄 시장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치는 단순한 기능 그 이상의 것"이라며 "앞으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생각, 가치를 고려해 삶의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자동차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보다 나은 삶은 위한 자동차를 디자인한다"며 안전, 디자인, 환경, 품질 등 네 가지 기본 요소를 강조하기도 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재규어자동차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였지만 이때 프리미엄 이미지는 국내에서 최고의 빛을 발했다고 평가한다. 이는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기에 이르렀으며, 보여주기 위한 자동차가 아니라 디자인과 성능, 프리미어라는 서비스에서 고객만족을 실현했다고 설명된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2008년 4월29일 신임 대표이사에 이동훈 대표를 선임하고 정식으로 법인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변화의 시작은 인도 타타모터스의 재규어 랜드로버 브랜드 인수에서 시작됐다.
◆실적 UP 좋지만 리콜도 UP …만족도 '일보 후퇴'
지난 2008년 통합법인 출범과 동시에 이동훈 대표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국내 판매를 맡게 된다. 이후 재규어의 판매율은 국내 시장에서 놀라운 변화를 맞는다. 특히 2010년 4월29일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올 1분기 국내 시장에서 총 412대 판매를 기록하며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95%가 증가한 수치다. 재규어 161대, 랜드로버는 251대를 판매, 전년에 비해 각각 94%, 96% 수치상 확연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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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1년 12월 사임한 이동훈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의 후임으로 지난해 4월 벤틀리 모터스 차이나의 세일즈 담당 이사로 재직한 데이비드 맥킨타이어가 선임됐다. | ||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한 제보자는 본지 취재에 "차량 불량에 대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측) 판매원들이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다반사였고 이에 사용되는 시간과 함께 신용도는 바닥을 쳤다"고 말했다.
국내 수입자동차 업계에서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서비스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불량보다 딜러들의 사후 서비스는 아무래도 체계적인 절차나 기업의 관리 능력에서 나오게 되는데, 그때 그때 신속하게 적용돼야 하는 서비스의 시기적인 이유 때문에 고객불만이 가중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다. 자동차 결함으로 인한 리콜 횟수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리콜 시정률 또한 수입차 업계 최하위를 기록한 것. 2010년 7월30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수입차 업체의 리콜 차량은 4524대로 이 중 4291대가 리콜을 실시해 94.8%의 시정률(이륜차, 트랙터 등 제외)을 기록, 국산차 업계와 10%포인트가량 차이를 보였다. 이 가운데서도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는 45.6%로 시정률 최하위였다.
인도 타타 자동차에 인수 이후 4년 동안 재규어자동차에서만 1447대가 리콜됐다. 리콜 내용은 △뒷좌석 좌·우에 설치된 시트벨트 불량 △정속 주행 장치 불량 △전조등 수평장치 불량 △후방등 점등 문제 △자동변속기의 기어 변환(P↔R, R↔N, N↔D 등)이 되지 않을 수 있는 문제점 등 부지기수다.
특히 지난해 말 리콜 된 자동변속기의 기어 변환(P↔R, R↔N, N↔D 등)이 되지 않을 수 있는 문제점은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의 안일한 국내 AS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비스 액션' 나라마다 '리콜' 달라
재규어자동차는 자동차 불량에 대해 '서비스 액션'이라는 리콜 전 단계의 서비스를 걸어놓고, 국가 대응에 따라 리콜을 해준다. 지난해 초에 해당하는 2월과 5월에 일본은 자동변속기의 문제와 후미등으로 인해 리콜을 진행했다. 시기적으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0개월을 국내고객들은 완제품이 아닌 불량차량을 감내하며 끌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
회사 관계자는 "나라마다의 차이가 있다"라는 간단한 이유로 늦어진 리콜에 대한 설명하며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상황이라 리콜을 바로 진행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는 이러한 문제들을 지난해 2월부터 알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완제품이어야 하는 자동차의 불량상태를 알고도 늑장대응을 한 것이다.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이라는 자의적인 답변도 이해가 힘들다? 자동차를 주행하다보면 사소한 문제 하나가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 하물며 담뱃불 하나 떨어뜨려도 운전 중에는 당황하기 마련이다. 국내에는 DMB조차 운전 중 주의를 빼앗긴다는 이유로 법으로 금지시키고 있다.
고객 안전보다 실적 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지난해 11월 기준 누적판매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96.1% 증가한 227대다. 이는 수입자동차 중에서 폭스바겐코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세다. 이러한 실적증대와 함께 타타자동차는 지난 3월 중국에 3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과거 재규어자동차의 부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