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이 4조원에 육박하는 등 시장규모가 해마다 신기록을 고쳐 쓰고 있다. 이는 천편일률적인 콘셉트와 제품으론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기 십상이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고유의 특색을 잘 살려야만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다. 무엇보다 바리스타의 역량은 커피전문점의 인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남다른 콘셉트와 커피 맛으로 국내 커피전문점시장을 주도하는 4개 대표 브랜드의 대표 바리스타를 만나 각 브랜드만의 '커피 맛'의 비결을 물었다.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황정음과 최다니엘이 커피를 마시며 사랑을 키워온 카페, 윤시윤이 짝사랑하는 신세경과 와플을 먹으며 날아갈 듯한 기분을 느꼈던 그 카페.
바로 카페베네다. 이 시트콤의 방영초기만 해도 카페베네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그(지붕뚫고 하이킥에 나온) 카페"로 회자됐다. 하지만 시트콤이 회를 거듭할수록, 주인공들이 카페에서 자주 만날수록 더욱 주목을 받으며 '카페베네'로 각인됐다.
카페베네는 이 같은 '지붕뚫고 하이킥' 등 PPL 효과와 스타마케팅에 힘입어 론칭 3년도 채 되지 않아 국내외 유명 커피전문점 브랜드를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랐다. 물론 탁월한 마케팅 능력이 큰 몫을 했지만 무엇보다 커피와 사이드메뉴, 공간이 조화를 이룬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브랜드 콘셉트가 소비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것 아닐까.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국내 1위 커피전문점 카페베네의 커피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을까 궁금증이 커졌다. 1위 커피전문점의 1등 바리스타를 만나 카페베네 속 커피 이야기를 풀어보기로 했다.
눈이 쏟아지던 지난 연말, 카페베네 1등 바리스타를 만나기 위해 카페베네 상암IT타워점을 찾아갔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주위를 둘러보며 김선우 바리스타를 기다렸다. 카운터 뒤편에서 커피를 제조하느라 분주한 김 바리스타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10분쯤 기다렸을까. 김 바리스타는 "손님이 많아 커피제조가 밀려 조금 늦었죠."라며 멋쩍은 듯 인사를 건넸다. 대학생쯤 보이는 김 바리스타는 지금까지 만나 본 바리스타 중 가장 앳돼보였다.
김 바리스타는 인터뷰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20일 열린 카페베네 바리스타 결선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때문에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얼떨떨하다"며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고 되뇌었다.
◆겸손함 뒤에 숨은 실력, 이면엔 노력이…
본격 인터뷰는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김 바리스타는 쑥스러운 듯 어쩔 줄 몰라 했다. 긴장을 조금이라도 풀 수 있도록 인터뷰 전날 진행된 대회 이야기부터 나눠보기로 했다.
"어제 대회가 치러져 사실 경황이 없어요. 1등을 하게 돼 기쁜 한편 얼떨떨해요. 솔직히 아직 실감이 잘 안 나는 것 같아요."
1등 소감을 가감 없이 전하는 김 바리스타에게 대회 출전계기와 대회 에피소드를 물었다.
"이번 대회에 앞서 카페베네 자체적으로 '우수바리스타 선발전'이라는 타이틀로 대회를 진행했었어요. 카페베네 소속 바리스타 4000여명 바리스타 중 80여명이 지원한 이 대회에서 6명을 뽑는데 뽑혔어요. 이후에 난도 높은 추가적인 교육을 받고 이어진 어제 결선에는 5명이 출전했는데, 운 좋게도 제가 1등을 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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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우 카페베네 바리스타는 바리스타 일을 시작한지 1년여만에 브랜드 자체 바리스타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며 숨은 실력을 과시했다. | ||
그렇다면 그가 바리스타로 입문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KBC에서는 경험 부족으로 떨어졌지만 이후 노력 끝에 카페베네를 대표하는 바리스타가 된 만큼 내공이 만만치 않을 듯 했다.
"2011년 10월부터 바리스타로 일했어요. 1년 2개월쯤 됐죠. 처음에 지금 일하고 있는 카페베네 상암IT타워점 부점장으로 취직했어요. 경영학을 전공하던 대학시절 공부보다는 커피에 관심이 커 학교를 휴학하고 바리스타로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경영학을 전공하던 그를 바리스타 길로 이끈 커피의 매력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했다.
"실은 전공인 경영학이 적성과 맞지 않았어요. 그 와중에 원래 관심이 있었던 커피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거죠.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제가 만든 커피를 사람들이 맛있게 마셔줄 때 가장 기분이 좋고 보람도 느껴요."
김 바리스타에게는 커피 자체가 매력적이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수많은 커피와 커피전문점 중에서도 그를 사로잡은 카페베네 커피만의 매력은 분명 하나쯤 있을 것 같았다.
"카페베네에서는 다른 커피전문점과는 조금 다른 산지의 원두를 사용하고 있어요. 브라질, 에티오피아, 볼리비아, 파푸아뉴기니 원두를 블렌딩해 사용하죠. 각각 원두를 미디엄 로스팅한 후 블렌딩하기 때문에 원두 저마다의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게 카페베네 커피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원두 각각 로스팅, 다양한 맛이 특징
그에게 카페베네만의 차별화된 맛을 내는 비결 중 하나인 미디엄 로스팅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했다.
"미디엄 로스팅(중배전)이 카페베네 커피 맛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어요. 타사 커피전문점의 경우 원두를 강하게 볶아서(강배전) 쓴맛과 탄맛이 강하고 다양한 맛이 나지 않아요. 하지만 우리는 미디엄 로스팅으로 과일향, 카라멜향, 고소한 향(너트 향) 등 원두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렸죠."
김 바리스타의 얘기를 빌자면, 카페베네 커피 맛과 향은 다양함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 같은 김 바리스타의 설명과 달리,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카페베네 아메리카노는 탄맛이 강하고 맛이 없다는 불평도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는 그런 불만들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저희도 강배전을 했기 때문에 고객들이 '커피에서 탄맛이 강하다, 맛이 없다'는 얘기를 했지만 미디엄 로스팅으로 로스팅 기법을 바꾼 후에는 맛이 없다는 얘기를 하지 않아요."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도록 미디엄 로스팅한 원두로 맛있는 커피를 추출하는 김 바리스타만의 노하우는 어떨까.
"동일한 원두, 동일한 기계를 사용해도 그날그날 원두 컨디션이나 날씨 등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져요. 그래서 매일 에스프레소를 뽑아 맛을 보며 체크하죠. 추출되는 커피 줄기와 커피를 보면 맛이 어떨지 어느 정도 알 수 있는데요. 맛이 없으면 기계 세팅을 바꾸거나 조절해서 맛있는 커피를 뽑아내려고 해요."
단 한 잔이라도 맛있는 커피를 추출하기 위한 그의 노력에서 세심함을 엿볼 수 있었다. 이렇게 정성을 들여 맛있게 추출한 커피는 어떤 맛이 날까 궁금했다.
"처음 마실 때는 상큼한 과일향이 나고, 그 이후에는 부드러운 바디감과 함께 견과류 향, 뽑기향과 비슷한 카라멜향이 나요. 일반 소비자들이 이 맛을 다 느끼기에는 어려운데요. 커피에 익숙하신 분들은 이런 맛을 모두 맛보실 수 있을 거예요."
아직까지 이 같은 커피의 맛과 향을 모두 맛볼 수 있는 경지(?)에 달하지 못해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런 모습을 눈치 챘는지 김 바리스타는 말을 덧붙였다.
"커피를 많이 마셔볼수록 커피가 가진 많은 향과 맛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커피를 좋아하고 자주 마시다보면 분명히 느끼실 수 있어요."
'커피도 많이 마셔보고 공부가 필요하겠구나'라는 깨달음을 뒤로 하고, 커피 이야기만 나오면 눈빛이 반짝이는 김 바리스타에게 앞으로 어떤 커피를 만들어 보고 싶은지 물어봤다.
"매장에서 손님들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손님들이 웃으면서 마실 수 있는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싶어요.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커피가 최고의 커피가 아닐까 해요."
내친김에 카페베네 1등 바리스타로서의 목표와 포부도 들어봤다.
"바리스타로 경력을 더 쌓고 싶어요. 경험이라는 것을 무시 못하는데요. 열심히 바리스타로 트레이닝을 받고 공부해왔지만 아직까지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에요. 이번 카페베네 바리스타 1등 역시 제가 잘해서 됐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좀 더 열심히 배우고 스킬을 키워 떳떳한 바리스타가 되는 게 목표에요."
다음은 김선우 바리스타와의 일문일답.
-카페베네 커피 메뉴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메뉴가 있다면.
△아메리카노다. 미디엄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해 커피가 식더라도 맛을 잃지 않고 원두의 다양한 맛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너무 뜨겁지 않은 온도 일 때 마시는 것이다.
-커피도 와인처럼 맛있게 음미하는 방법이 있을까.
△커피 종류에 따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온도가 있다. 이 온도에 맞춰 커피를 즐긴다면 더욱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커피와 어울리는 디저트와 함께 즐기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카페베네를 제외한 다른 커피전문점 브랜드의 커피를 평가하자면.
△여러 커피전문점 커피를 맛봤지만 아직까지 다른 브랜드 커피를 평가할 실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카페베네는 원두를 강배전하는 다른 커피전문점과 달리 미디엄 로스팅으로 차별화된 맛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카페베네를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는 커피는 어디 커피인가.
△녹사평에 있는 스탠딩커피의 커피다. 이태리에서 유명한 무세띠 원두를 사용하고, 원두를 추출할 때 한 번에 많은 양을 써서 커피 맛을 좋게 하는 것이 이곳 커피의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