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이 4조원에 육박하는 등 시장규모가 해마다 신기록을 고쳐 쓰고 있다. 이는 천편일률적인 콘셉트와 제품으론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기 십상이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고유의 특색을 잘 살려야만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다. 무엇보다 바리스타의 역량은 커피전문점의 인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남다른 콘셉트와 커피 맛으로 국내 커피전문점시장을 주도하는 4개 대표 브랜드의 대표 바리스타를 만나 각 브랜드만의 '커피 맛'의 비결을 물었다.
'맛있는 커피 찾기' 미션 수행에 나선 신미(이보영)와 석봉(지현우). 두 사람은 국내에서 직접 원두를 로스팅하는 공장을 수소문 끝에 찾아내고, 이곳에서 가져온 원두를 다양한 방법으로 추출하며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심한다. 노력 끝에, 두 사람은 국내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로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고 '천사 카페'를 오픈한다.
지난 2010년 방영된 드라마 '부자의 탄생'의 한 장면이다. 국내 로스팅 원두로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를 선보이는 '천사 카페'는 이 드라마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일명 '천사 다방'으로 불리는 '엔제리너스커피'.
엔제리너스커피는 생두를 국내 로스팅하는 것뿐만 아니라 '퓨어로스팅' 기법으로 원두가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고품질의 원두와 커피를 추출하는 바리스타의 기술과 정성이 더해져 '천사처럼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엔제리너스커피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듣기 위해 엔제리너스커피 1등 바리스타가 일하고 있는 종로 관철점을 찾았다.
"어서오세요." 겨울비가 내리던 날, 우산 때문에 물로 흥건해진 입구를 대걸레질하던 점원이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으레 아르바이트생이겠거니 짧은 대답을 뒤로한 채 2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층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엔제리너스커피 1등 바리스타인 박원미 바리스타를 기다렸다. 약속시간이 다 돼 가자 좀 전 입구에서 대걸레질을 하며 인사하던 아르바이트생이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다. 아르바이트생은 맞은편에 앉으며 종로 관철점 점장이자 바리스타 박원미라고 소개했다. 바리스타, 그것도 점장이 매장 바닥청소까지 손수 했다는 사실에 짐짓 놀랐다.
하얀 셔츠에 짙은 밤색 앞치마 차림, 자연스러운 화장에 올림머리까지. 단정하면서 깔끔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밤색 앞치마 왼쪽 가슴부분에는 'Winner Barista Championship Angelinus(엔제리너스 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자)'라는 글자로 황금자수가 놓여있었다.
시선이 가슴 편 마크에 머물고 있자 박원미 바리스타는 "올해 엔제리너스커피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달게 됐어요"라며 눈웃음을 짓는다.
◆경영학도의 일탈…지금은 당당히 1등 바리스타
박 바리스타는 2012년 엔제리너스커피 직원과 커피관련 업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제5회 엔제리너스커피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그는 대학교 시절 아르바이트생으로 엔제리너스커피와 인연을 맺었다. 경영학도이던 박 바리스타는 엔제리너스커피에서 일하며 서비스업종에 적성이 맞음을 발견하고, 당시 근무하던 매장 점장의 추천으로 2007년 엔제리너스커피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엔제리너스커피에 입사해 점포(매장) 관리자로 일하게 됐어요. 한 매장에만 근무했던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6~7번 정도 점포 이동을 했어요. 2011년 6월말에 이곳 종로 관철점으로 발령을 받아 7월부터 본격 근무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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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미 엔제리너스커피 바리스타는 '제5회 엔제리너스커피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유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 ||
"입사 이후에 바리스타 교육을 따로 받은 건 아니에요. 그 동안은 점포 관리자로 전반적인 점포 운영을 총괄해왔죠. 엔제리너스커피 바리스타 챔피언십에 나가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어요. 대회 출전 전에 공부도 많이 하고 준비를 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아요."
사실 박 바리스타는 이번 대회에 앞서 3년 전에도 자사 대회에 출전한 바 있다. 그 당시에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 같은 실패를 거울삼아, 또 자사 직원뿐 아니라 커피업계 관계자, 일반인도 함께 참가하는 올해 대회에서는 '부끄럽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도전했다.
"커피전문가로부터 원두를 담는 법, 그라인드 세팅, 커피 추출하는 법 등 기본부터 모두 배웠어요. 이렇게 배운 것을 토대로 열심히 연습해 대회에 출전해 우승까지 하게 됐어요."
박 바리스타는 이번 대회 우승이 특훈(?)을 받은 덕이라고 겸손함을 보였지만, 단기간의 연습만으로 내로라하는 바리스타들을 꺾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아르바이트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수년간 관련 일을 하며 몸소 익힌 경험이 탄탄한 기본기가 돼 줬기 때문 아닐까.
이런 박 바리스타가 대회에서 어떤 커피를 선보였는지 궁금했다. 보통 바리스타 대회의 경우 라떼 등 기본 커피음료 외에 바리스타만의 창작음료를 평가한다. 그는 어떤 창작음료를 만들어냈을지 기대됐다.
"팥과 에스프레소를 조합한 '내반쪽'이라는 창작음료를 만들었어요. 창작음료를 고민하던 중 양갱과 커피를 배합해봤는데 양갱의 젤라틴 성분이 커피와 잘 섞이지 않아 팥 앙금으로 다시 시도했어요. 으깬 팥에 시럽과 설탕을 배합한 뒤 에스프레소와 약간의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에요."
달콤한 팥과 쓰고 강한 맛의 에스프레소가 어떤 조합을 만들어냈을지 상상에 맡긴 채, 엔제리너스커피의 커피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원두 등급에도 차이가 있다"
"엔제리너스커피는 브라질, 코스타리카, 멕시코 원두를 블렌딩해 사용하고 있어요. 엔제리너스커피 맛의 비결은 블렌딩 조합뿐 아니라 독자적인 국내 로스팅 방법에서 찾을 수 있어요."
엔제리너스커피 로스팅은 국내에서 진행된다는 점 외에 초두에 언급한 대로 다른 브랜드와 차이가 있다. 바로 '퓨어로스팅' 기법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 기법은 원두를 공기 중에 띄우는 대류방식을 이용해 원두의 겉과 속이 균일하게 로스팅될 수 있도록 해준다.
박 바리스타는 "커피 맛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원두"라며 엔제리너스커피는 국내 로스팅, 퓨어로스팅 기법으로 품질 좋은 원두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커피 추출 기술이 좋다 하더라도 원두의 상태나 질이 나쁘면 커피 맛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엔제리너스커피 원두에 대해 듣고 있자니 문득 '엔제리너스커피와 롯데리아가 동일한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많은 분들이 질문하시는데요. 사실 엔제리너스커피와 롯데리아 원두는 혼합비율과 로스팅 방법이 달라요. 쉽게 말해서 원두 등급에 차이가 있는 거죠. 또 엔제리너스커피는 반자동머신을 사용하는 반면, 롯데리아는 전자동 머신을 사용해 일반인도 쉽게 커피를 만들어낼 수 있죠. 때문에 커피 가격에도 차이가 있는 거에요."
그 동안 '동일한 원두를 사용하는 엔제리너스커피와 롯데리아는 왜 가격 차이가 날까' 생각했던 것은 단순히 엔제리너스커피가 롯데리아의 계열사라는 것 때문에 한 착각이었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좋은 품질의 원두를 반자동 머신으로 추출하고 있어요. 최근 많은 커피전문점들이 전자동 머신으로 교체하고 있는데, 커피 맛이 균일하고 추출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바리스타가 들이는 정성이 커피 맛을 좌우하기 때문에 반자동 머신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커피에는 바리스타의 '정성'이 담겨야 한다는 것이 박 바리스타의 지론이다.
"커피는 정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원두를 로스팅할 때도 로스팅 하는 사람의 정성이, 원두를 추출해 커피 맛을 잘 표현해내는 데도 바리스타의 정성이 필요하죠. 제가 어떤 정성과 마음을 담아 커피를 만드느냐에 따라 마시는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봐요."
정성을 강조하는 대답에 커피 한 잔 한 잔을 공들여 만들어내는 박 바리스타의 모습이 그려졌다. 문득 박 바리스타가 가장 자신 있게 만들 수 있는 커피는 무엇일까라는 물음이 스쳤다.
"에스프레소가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에스프레소가 맛있어야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만드는 다른 커피도 맛있기 때문이죠."
에스프레소가 모든 커피의 기본이라는 대답은 다른 브랜드의 모든 바리스타가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만큼 까다롭지만 가장 기본이기 때문 아닐까.
그래서일까. 최근에는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고 한다. "시간이 갈수록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기는 고객이 늘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쓴 맛 때문에 에스프레소에 편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그런 부분도 많이 변한 것 같아요."
한편, 박 바리스타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엔제리너스커피 1등 바리스타'라는 명예를 얻은 동시에 책임감이라는 짐도 지게 됐다. 앞으로 바리스타로서의 계획과 목표를 들어봤다.
"1등한 이후 저한테 배우고 싶다는 바리스타도 있고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가장 많이 달라졌어요. 또 대회 전과 똑같이 커피를 만들더라도 챔피언이 된 후 더 잘, 맛있게 뽑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는 것이 사실이에요. 대회 출전을 계기로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 전문가적인 역량을 더 키워나가고 후배 양성에도 힘쓰고 싶어요."
다음은 박원미 바리스타와의 일문일답.
-엔제리너스커피 커피 메뉴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메뉴가 있다면.
△카페라떼다. 우유와 원두가 조화를 이루는 커피음료로, 우유의 고소함과 원두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커피도 와인처럼 맛있게 음미하는 방법이 있을까.
△우선 커피를 마시기 전에 특유의 향을 먼저 맡아 본다. 한 모금을 마시며 커피 초반부의 맛을 음미하고, 또 한 모금을 마시며 다음 맛과 향을 느껴본다. 여러 번 나눠 마시면 한 잔의 커피라도 각각 다른 커피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 다른 커피와 비교하면서 마셔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엔제리너스커피를 제외한 다른 커피전문점 브랜드의 커피를 평가하자면.
△맛으로 평가하자면 대중적인 커피브랜드보다 대중화되지 않은 브랜드의 커피가 더 맛있는 것 같다.
-엔제리너스커피를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는 커피는 어디 커피인가.
△코코브루니다. 마일드하면서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것 같다. 특별이 어떤 특징을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