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경 기자 기자 2013.01.07 17:32:41
[프라임경제]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이 4조원에 육박하는 등 시장규모는 해마다 신기록을 고쳐 쓰고 있다. 이는 천편일률적인 콘셉트와 제품으론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기 십상이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고유의 특색을 잘 살려야만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다. 무엇보다 바리스타의 역량은 커피전문점의 인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남다른 콘셉트와 커피 맛으로 국내 커피전문점시장을 주도하는 4개 대표 브랜드의 대표 바리스타를 만나 각 브랜드만의 '커피 맛'의 비결을 물었다.
최근 3년 연속 소비자 대상 커피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커피로 선정된 '던킨도너츠'. 지난 2009년 커피사업 본격 강화에 나선 이후 좋은 품질의 커피·합리적 가격·실력파 바리스타, 3박자를 고루 갖춰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던킨도너츠가 이처럼 단기간 커피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것은 좋은 품질의 커피 원두를 들여와 국내에서 로스팅해 신선하게 제공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역량 있는 바리스타들의 역할이 컸다. 이들 중 실력면에서 최고인 이세나 바리스타를 만나 던킨도너츠 커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기로 했다.
이 바리스타는 2011년 한국바리스타챔피언십(이하 KBC) 우승자로, 현재 던킨도너츠 커피아카데미 책임강사를 맡고 있는 자타공인 실력파 바리스타다. 후배 2명과 함께 커피아카데미를 꾸려가고 있는 이 바리스타는 매일 빡빡하게 짜인 교육일정 때문에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 연말, 강의 사이에 짬을 낸 그를 겨우 만날 수 있었다.
◆바리스타? 우연이 필연으로…
"커피아카데미 교육이 일정이 많아 정신이 없네요"라는 말로 기자에게 미안함을 전한 이 바리스타는 앳된 외모에 부드러우면서 침착함이 인상적이었다. 수많은 바리스타를 양성해온 강사답게 다부진 말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렸을 때는 미술에 관심이 깊어 화가를 꿈꿨어요. 하지만 유학을 준비하던 중 IMF로 가세가 기울면서 꿈을 접고, 신사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여기서 커피를 담당하는 사수(멘토)를 만나면서 커피를 접하게 됐고, 이후 4년간 커피를 담당했어요."
이 바리스타는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하며 커피를 우연히 접하게 된 것이 커피와의 인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후 점차 커피와 외식·서비스업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해 갔고, 커피에 대한 공부에 매진한 결과 각종 국내외 바리스타 대회에도 참가하며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바리스타로 입문하게 된 것은 우연이었지만, 어쩌면 필연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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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나 던킨도너츠 바리스타. 이 바리스타는 아르바이트 시절 커피에 대해 배우기 시작해 현재는 던킨도너츠 커피아카데미 책임강사로, 브랜드 소속 바리스타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 ||
다수 대회우승 경험, 특히 얼티밋바리스타챌린지 우승은 이 바리스타가 던킨도너츠에 입사하고 현재 위치에 있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얼티밋바리스타챌린지 우승으로 이 바리스타에게는 다수 커피전문점 브랜드의 러브콜이 이어졌고, 그중 던킨도너츠도 하나였다. 던킨도너츠의 제안이 다른 브랜드와 달랐던 점은, 커피사업을 시작하는 단계로 일선 바리스타가 아닌 바리스타 교육 담당자를 구한다는 것이었다.
"2008년 던킨도너츠 입사 때만해도 반신반의했어요. 당시에는 커피사업부문이 신설된 상황이었거든요. 입사 후 2009년 한 해 동안에만 바리스타 교육생이 1000명에 달해 정말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낸 기억이 있는데요. 힘들기도 했지만 바리스타를 양성하면서 보람도 느꼈어요. 또 아래로 교육을 담당하는 후배 2명이 들어오며 현재의 커피아카데미를 구축하게 됐죠."
이 바리스타의 바리스타 입문, 던킨도너츠 입사 이야기는 이쯤 해두고 던킨도너츠 커피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던킨도너츠 바리스타로 가장 많이 들어봤을 질문이겠지만 브랜드를 이해하는데 가장 빠른 방법이기에, 던킨도너츠 커피만의 특징에 대해 물었다.
◆커피전문점과 비교해도 상위권
"던킨도너츠라고 해서 도넛 브랜드와 경쟁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스타벅스, 커피빈,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등 커피전문점과 비교해 가격, 커피 품질 면에서도 상위권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처음엔 던킨도너츠 커피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못했지만, 맛보고 경험해보니 품질이 좋은 것은 물론 맛도 있었죠."
던킨도너츠 커피 품질로 운을 띄운 이 바리스타는 본격적으로 던킨도너츠 커피에 대한 자랑을 늘어놨다.
"던킨도너츠는 코스타리카와 콜럼비아, 브라질 등 중남미 아라비카 원두를 100% 사용하고 있어요. 에스프레소는 여기에 인도네시아 최고급산 수마트라를 블렌딩하구요. 이 원두를 국내 공장서 로스팅, 신선한 상태로 각 점포에 주3회 배송해 고객들은 갓 볶은 신선한 상태의 커피를 맛볼 수 있어요."
아무래도 원두를 해외에서 로스팅해 국내 들여오다 보면 포장기술이 발달했다고 해도 국내 로스팅 커피와 신선도 면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원두가 신선한 상태일 때 커피의 향과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품질의 원두를 신선한 상태로 제공한다고 해도 원두를 그라인딩하고 추출하는 바리스타에 따라 커피 맛은 달라질 수밖에 없을 터. 던킨도너츠 매장에서 모두 동일한 맛의 커피를 제공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전자동 머신을 써서 바리스타의 손에 따라 커피 맛이 좌우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있어요. 하지만 전자동 머신 관리와 청소를 철저히 해야 일관된 맛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또한 본사 품질경영팀에서도 점포별 동일한 커피 맛 유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점포를 다니며 지속적으로 품질을 체크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이 바리스타가 가장 자신 있게 만들 수 있는 커피는 무엇일까.
"자신 있다기보다 커피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에스프레소에요. 카푸치노를 만들든 모카, 마끼아또를 만들든 에스프레소가 맛있다면 다른 메뉴도 맛있어요. 다른 메뉴는 에스프레소를 기본으로 우유나 시럽을 첨가하기 때문인데, 에스프레소가 맛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죠. 그렇기 때문에 에스프레소는 가장 간단해보이지만 가장 까다로운 메뉴에요."
인터뷰 도중에도 옆 강의실에서는 커피와 바리스타에 관심이 있는 20여명의 여성들이 커피 강의를 경청하고 있었다. 이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이 바리스타는 던킨도너츠 커피 맛과 교육생들에 대한 책임감이 무거울 것 같았다.
"대외적으로 홍보되는 부분도 있고, 회사에서도 거는 기대가 커서 어깨가 무겁죠. 특히 요즘에는 커피공부를 시작하는 친구들이 자기만의 멘토를 만들고, 이 멘토를 보고 많이 배우려고 해요. 그 친구들에게 모범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뿌듯하면서도 책임감, 부담도 크죠. 그만큼 평소에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도 해요."
다음 커피 강의를 준비해야할 이 바리스타에게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커피를 만들어보고 싶은지 물어보며 다음 만남을 기약하기로 했다.
"제품개발 쪽에 관심이 많아요. 나중에는 제품개발 쪽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 저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제품을 만들고 싶다 이렇게 딱히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바리스타 대회 항목 중 하나인 창작메뉴를 고민하면서 많이 생각해요. 한 가지 커피가 유행하면 모든 브랜드가 천편일률적으로 그 제품을 내놓기보다 색다른 부재료를 찾아내 유니크한(독창적인) 커피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다음은 이세나 바리스타와의 일문일답.
-던킨도너츠 커피 메뉴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메뉴가 있다면.
△카라멜 마끼아또다. 카라멜 마끼아또는 스타벅스에서 처음 만들어낸 메뉴다. 던킨도너츠에는 기존에 카라멜 라떼가 있었지만, 많은 고객들이 카라멜 마끼아또를 찾아 출시하게 됐다. 카라멜 마끼아또는 따뜻한 우유를 먼저 붓고 그 위에 거품을 풍성하게 올린 뒤 커피와 카라멜 섞은 것을 점을 찍듯이 부어주는 음료다. 커피가 많이 들어가지만 카라멜의 달콤함과 거품이 어우러져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커피도 와인처럼 맛있게 음미하는 방법이 있을까.
△신선한 원두를 추출해 마시는 것이다. 또 맛있게 마시는 방법이 정해져있기 보다는 내 입맛에 맞는 커피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커피를 많이 마시다보면 입맛에 맞는 맛있는 커피를 알아갈 수 있다.
-던킨도너츠를 제외한 다른 커피전문점 브랜드의 커피를 평가하자면.
△최근에는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이 대중화돼 모두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스타벅스커피와 커피빈 등 수입커피 브랜드는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또 단기간에 점포수를 급격하게 늘리면서 품질관리 등에 미흡한 브랜드도 조금 있는 것 같아 아쉽다.
-던킨도너츠를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는 커피는 어디 커피인가.
△폴 바셋 커피다. 폴 바셋은 대중적이진 않지만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그 브랜드만의 독특한 커피 맛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