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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엄동설한' 여의도 금융가의 겨울 이야기

이정하 기자 기자  2013.01.04 17: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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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꽝·꽝·꽝!" 최근 강추위에 폭설까지 계속되면서 도로와 인도는 빙판길로 변해버렸는데요. 이날 오후 들어 햇볕이 내리쬐면서 날씨가 풀릴 기미를 보이자 여의도 부국증권 본사 앞에는 몇몇 인부가 나와 얼음을 깨는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올 겨울 한강은 예년보다 20여일 일찍 얼었습니다. 영하 10도 아래로 뚝 떨어진 기온은 좀처럼 올라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날 중부 내륙 지방은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지면서 이번 겨울 들어 최저기온을 기록했죠.

강추위의 기승이 지속되자 요즘에는 어딜 가나 날씨 얘기를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블랙아웃(대정전)' 위기 이후 절전에 대한 공감대 형성으로 실내온도 준수는 생활화 된 분위깁니다.

냉장고 같은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앉아 일해야 하는 고충 때문이겠죠. 혹한의 추위에 지친 탓인지 증관 유관기관들 사이에는 "우리 사무실은 이렇게 추운데 저쪽 가니 공기가 훈훈하더라"는 등 사소한 비교가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A 기관 관계자는 "거래소가 가장 추운 것 같다"며 "다음으로 예탁원, 심지어 증권금융에 가보니 따뜻하더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B 유관기관 관계자는 이 말에 발끈했습니다. 그는 "겨울 적정온도 준수로 너무 추워 운적도 있었다"고 토로하며 원래 남의 떡이 커 보이는 법이라고 설명했죠.

적정온도를 준수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큰 차이가 있을까 싶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날 증권 유관기관들을 차례로 직접 방문해 봤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큰 차이를 느끼긴 힘들었습니다.

다만 거래소의 경우 규모가 크고 출입하는 사람들이 타 유관기관에 비해 많아 회전문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과 신관에만 외부와 연결되는 입구가 4곳이나 된다는 점에서 외부와의 접촉이 많아 난방에도 불구하고 좀 더 춥다는 느낌만 얻을 뿐,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순 없었습니다.

가장 따뜻한 곳으로 지목된 증권금융 관계자는 "우리는 적정온도 준수를 철저히 지키고 있으며 정부의 에너지 절약시책에 적극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에코마일리지'에 가입, 우수단체로 선정돼 상금을 받기도 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몸도 마음도 지쳐 나오게 된 일종의 불평인데요. 에너지 절감이라는 미명 아래 업무의 효율성 보다는 '울며 겨자 먹기'식의 에너지 절감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새롭게 들어서는 정부는 단순 수요 억제를 넘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했으면 하는데요. 냉장고 같은 사무실에서 창의적인 생각과 새로운 비전보다는 비방과 험담만 늘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