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개편된 카드수수료 체계로 인한 후폭풍이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업계가 변경된 신용카드 수수료를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인상된 수수료에 따른 부담으로 기존에 진행해 오던 서비스를 중단시키고 있는 것이다.
올해 1월1일부터 대형 마트, 온라인쇼핑몰 등은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중단하고 나섰다. 아직까지 수수료율을 합의보지 못한 이동통신 업계는 통신요금 신용카드 자동이체 서비스를 중단했다. 결국 카드업계와 대형가맹점들의 수수료 싸움에 소비자들의 피해만 늘어가고 있다.
◆'자동납부 대행서비스' '무이자할부' 등 서비스 중지
이통사들은 카드업계와 여전히 수수료율 협상을 보지 못한 채 대립 중이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12월 기존 1~1.5%였던 이통사들의 수수료율을 1.8% 이상으로 높인다고 통보했지만 이통사들은 '산정 근거를 먼저 공개하라'고 반발했다. 결국 12월말까지 이들은 수수료율 협상에 실패했으며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통신업계는 4일부터 신용카드 '자동납부 대행 서비스'를 중단하고 나섰다. 이통사들의 결정에 따라 소비자들은 이동통신요금을 카드로 자동납부하려면 반드시 이통사 대리점을 방문하거나 콜센터로 연락해야 한다.
기존에는 카드사와 이통사간 제휴가 맺어져 있어 새 신용카드 발급 시 자동납부 여부를 기재하면 자동으로 요금이 납부됐지만 이제 별도로 신청해야 하는 것이다.
이통사들은 "카드사가 제대로 된 설명을 없이 자동납부를 권유해 민원 접수가 폭증하고 있어 고객 보호 차원에서 제휴 중단을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 대형가맹점은 지난 1일부터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대폭 줄였다. 대형 할인점 매출 1위 이마트는 올해부터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신세계 백화점도 일부 제휴카드 외에는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
이는 마케팅 비용을 담당하던 카드사들이 더 이상 비용을 부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전까지 대형가맹점의 수수료를 낮춰주는 대신 무이자할부나 할인, 쿠폰 증정 등에 소요되는 이벤트 비용의 70% 이상을 부담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22일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에 따라 앞으로 카드사는 마케팅 비용의 50%이상 부담할 수 없게 됐다.
대형가맹점 입장에서는 수수료도 인상되는데 마케팅 비용까지 부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소비자'
카드사와 대형가맹점의 싸움에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건 결국 소비자가 됐다.
통신요금 '자동납부 대행 서비스'나 무이자할부 서비스는 신용카드 고객의 주요 서비스였지만 양측의 싸움으로 인한 제휴가 중단돼 결국 소비자는 기존 서비스를 누릴 수 없게 된 것이다. 특히 무이자할부 서비스가 사라져 앞으로 소비자들은 할부 수수료 부담을 떠안게 됐으며 특별한 공지사항 없이 서비스가 중단돼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무이자할부 서비스는 카드상품에 포함된 부가서비스가 아니라 이벤트성으로 제공한 것인 만큼 특별히 사전에 공지할 필요는 없다"면서 "아직까지 서비스 재개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수수료체계 개편에 대한 홍보 부족과 소비자들에 대한 사전 고지 없이 갑자기 서비스를 해지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수수료체계 개편 과정에서 무이자할부 서비스 폐지는 벌어질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면서 "소비자들이 순차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적인 여유를 줬어야 했는데 사전 공지 없이 현장에서 알게 해 문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통사와 카드사간의 분쟁에 대해서 "소비자를 볼모로 잡고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금융당국 또한 협상에 따른 소비자 불편이 없도록 제대로 감시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