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계사년(癸巳年) 새해가 밝았다. 이례적인 한파와 폭설 그리고 녹녹치 않은 금융시장 상황은 몸과 마음을 움츠려 들게 만들지만 여의도 금융가는 시무식을 갖고 새해맞이 준비로 벌써부터 분주하다. 그러나 대외 여건이 밝지만은 않다.
장기화 되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는 금융시장 불안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재정절벽은 간신히 피했지만 재정문제에 따른 미국 경제의 전반적인 취약성은 여전하다. 증권 유관기관장들은 신년사에서 불확실한 대외여건을 인정하면서도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 줄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또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윤리경영 체계를 확립하고 사회공헌활동을 힘쓰겠다는 공통된 의견을 냈다.
증권 유관기관장들은 또 신년사에서 올해 경영 비전을 새롭게 제시하며 각자 갈 길을 명확히 했다. 증권시장 침체로 인한 거래량 감소로 근심을 겪고 있는 거래소의 경우 자본조달과 더불어 현물 거래소 시장 개설을 통해 매매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반면 증권을 담보로 자금을 대출하거나 예탁금을 맡아 운용하는 증권금융의 경우는 역할 확대를 강조했다. 또 예탁원은 소유구조를 이용자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거래소, 코넥스 개설 통해 역동성 회복
김봉수 한국거래소 사장은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증권·파생시장 개장식'을 갖고 글로벌 거래소 간 생존경쟁이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거래소가 글로벌 선진거래소로 도약할 것을 주문했다.
시무식에 앞서 열린 개장식에는 김석동 금융위원장, 박종수 금융투자협회 사장, 박승복 상장회사협의회 회장, 노학영 코스닥협회 회장 등 증권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 사장은 신년사에서 일본 동경거래소와 오사카거래소의 합병을 거론하며 세계 거래소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본연의 기능인 자금조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2013년 목표로 △코넥스(KONEX) 시장 개설 △장외파생상품 청산업무 조기 개시 및 청산대상 확대 △금현물 시장 개설 △자본시장 IT 인프라 선진화 △해외 수출 확대 △리세스오블리주 실천 등을 꼽았다.
지난해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등 주식시장의 통한 기업 자금조달은 전년보다 급감했으며 금융투자업계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러한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며 거래소가 올 한해에는 코넥스를 조속히 개설해 창업 초기 중소기업에 자금을 조달하고 코스닥도 과거의 역동성을 다시 회복시켜 기술·성장형 중소기업에 특화된 '맞춤형 자금조달 시장'으로 조성해 선순환적 자본시장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금을 비롯한 실물상품의 현물 거래소시장을 기한 내에 개설하고, 국채선물시장과 석유제품선물시장 개설도 검토해 '글로벌 종합거래소(Universal Exchange)'로서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나 정부 입법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일정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연내 시행을 위해 일정이 빠듯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설립 목표 충실하되 역할 모색 필요"
취임 한 달 만에 신년인사를 하게 된 박재식 한국증권금융 사장은 짧은 시간 동안 느꼈던 소감과 더불어 중장기 발전 방안을 위한 체질개선을 이뤄나갈 것을 주장했다.
박 사장은 노키아가 스마트폰 등장에 늦장 대처해 위기에 몰렸듯이 "우리 증권금융도 변화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자금 운용처를 찾기 힘든 상황임을 지적하고 새로운 비전을 정립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양적 성장에 집중돼 있는 프레임을 극복하고 질적 성장에 신경 쓸 것을 당부하며 리스크관리에 철저할 것을 주문했다. 더불어 시장에서의 당사의 위상을 높이는 원년이 되도록 힘써줄 것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증권금융의 설립 목적을 충실히 이행하고 단기자금시장에서의 역할을 확대하며, 투자자예탁금·증권사 CMA자금·신탁자금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등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증권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본연의 업무와 더불어 새로운 역할 모색을 통한 위상 강화에 힘을 쏟겠다는 의미로 박 사장은 창조적 사고를 위해 조직 구조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조직 개편을 예고하기도 했다.
◆"소유구조 개편 통해 거래소 독립"
김경동 예탁결제원 사장은 신년사에서 소유구조 개편을 통해 대주주인 거래소로부터 독립 숙원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금융투자 인프라의 고도화·국제화에 조직의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면서 “먼저 우리원의 오랜 숙원 사업인 소유구조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소유구조 개편은 김 사장이 예탁원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부터 꾸준히 지적해 온 사항으로 예탁원 최대주주인 한국거래소(70.3%) 지분을 50%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한 그는 신규 인프라로 1월 중순 오픈 예정인 전자단기사채의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단기사채 등록기관의 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를 통해 예탁원이 증권 청산·결제기관으로서의 지위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김 사장은 예탁원이 2800조원의 고객 재산을 관리하는 금융시장의 핵심 인프라라는 점을 강조하며 IT 시스템 및 개인정보 보안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IT 및 정보 보안에 대한 인적·물적 투자를 늘려서 어떠한 외부의 침입 및 정보의 유출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완벽한 보안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IT 시스템 전체의 체계를 강화하고 개인정보도 더욱 철저하게 관리해 고객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