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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자에 담긴 경영전략' 증권사 대표들의 신년 사자성어

지난해 악재 상흔 고스란히 남은 자구적 생존방안 함축적 소개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1.03 14: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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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사자성어(四字成語)로 그 해의 흐름을 특정 짓는 것이 구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네 개의 한자 안에 일 년을 담는 일은 사회전반의 세태를 파악해야 할 수 있는 상당한 센스를 요구하는 작업이다. 2012년 전국의 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거세개탁'(擧世皆濁)'을 선정, 혼탁함을 반성하자는 각성의 의미를 전달했으며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는 '제구포신(除舊布新)'을 택해 고달팠던 묵은 것을 날리고 새로운 것을 펼쳐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듯 국내 저명인사들은 매년 말이나 초 무렵 해당 연도를 진단하거나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를 내놓으며 묵은해를 반추하거나 다가올 해의 희망 가득한 동기를 부여하는 등 명사로서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런 상황은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2일 대부분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도 신년사 속에 사자성어를 담아 계사년을 맞는 다짐을 업계에 알리는 동시에 소속 임직원들의 유대감을 한층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회생방안 핵심 추린 사자성어들

신년사는 올해 업계에 내놓는 도전장이자 생존전략을 함축적으로 나타낸 메시지의 의미를 가진 만큼 그 속에 다시 축약된 사자성어는 마스터플랜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한국금융투자협회의 박종수 회장은 '이환위리(以患爲利)'를 새해 화두로 삼았다.

   
지난해 대내외 리스크로 모진 풍파를 겪었던 국내 증권사들이 2013년 계사년을 맞아 신년사를 발표하며 여느 해와는 다른 각오를 밝혔다. 특히 신년사 속에 담긴 사자성어들은 위기타파를 위한 핵심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예기치 않는 어려움을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다'는 뜻의 성어를 내놓은 그는 "서양에서는 지혜, 우리 민속에게는 풍요와 다산의 상징인 뱀의 해를 맞아 뱀의 지혜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풍요로운 결실을 맺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는 기원을 전했다.

'난세의 어지러움을 다스리고 위기를 평안케 한다'는 뜻의 '안위치란(安危治亂)'을 키워드로 정한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는 각종 난제에 따른 불확실성 극복과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 명품 키움의 토대를 하나씩 단단히 쌓아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부탁했다.

이현승 SK증권 대표는 '물방울이 떨어져 바위를 뚫는다'는 '낙수천석(落水穿石)'의 정신을 강조,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말자는 역설을 전했고,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올해의 키워드로 '위산일궤(爲山一簣)'를 제시했다.

논어에 나오는 이 성어는 '산을 만드는 것은 삼태기 하나의 흙'이라는 뜻을 지녔다.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조금씩 앞으로 전진해 주목할 만한(Remarkable) 증권사로 도약, 5대 대형증권사로서 경쟁자와 나란한 위치에 다시 서자는 뚝심을 강조했다.

'구름 너머에 푸른 하늘이 있다'는 '운외창천(雲外蒼天)'을 신년사 전반에 배치한 정회동 아이엠투자증권 대표는 자사 매각이슈 등 대내외 변수에 흔들림 없이 자존심을 갖고, 매사 차분히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시련은 없다" 증권사들, 재도약 의지 "살아있네"

사자성어로 한 증권사의 집약된 계획과 목표를 알 수 있다면 일반적인 신년사에서는 어떤 변화와 다짐을 살필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장이 된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령 선거일 전날 한국거래소를 찾아 임기 내 '코스피 3000' 달성을 언급했지만 이미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내 '코스피 5000' 공약에 허황함을 깨달은 탓인지 올해 증권사 대표들의 신년사에는 위기를 언급한 부분이 많다.

특히나 교수들이 선정한 제구포신의 의미를 특히나 남다르게 받아들일 만큼 작년 심각한 침체국면에 빠져있던 증권업계의 각오는 여느 해와 확실히 다를 수밖에 없다. 신년사로 살펴본 올해 대다수 증권사 수장들의 각오는 위험을 피하기보다는 정면승부로 난국을 돌파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무엇보다 강조되는 위기타파 전략의 핵심은 자산관리와 인식전환이다. 지난해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대내외 리스크에 이 구석 저 구석으로 내몰렸던 만큼 재도약을 위한 인식전환을 위기극복 타개책으로 삼은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기존 홀세일, 리테일 부문 및 IB(투자은행), 해외진출 강화보다 자산관리에 전략 초점을 맞춘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최근 투자트렌드에 부합한 전략이자 선택적 생존방안이기 때문. 브로커리지 비중이 전체 매출의 과반을 넘는 국내 증권사들은 주식거래 침체기에 수익성 악화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됨에 따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산관리 위주로 조직을 재편하는 것.

또한 합리적 성과보상 체계를 마련, 고객과 임직원의 수익을 일직선상에 둔다는 전략도 그렇거니와 해외시장 진출에서도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써의 가시성이 담보되지 않은 지역은 접근을 피하고자 하는 등 예년과는 다소 다른 전략들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