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경기침체로 남성설계사 수가 4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생명보험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3만8861명이었던 남성설계사 수는 9월 4만186명으로 2000명 가량 늘어난 상태다.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남성설계사 수가 약 4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2009년 4만7899명까지 증가했던 남성설계사 수는 2010년 4만5508명, 2011년 4만201명, 올해 1월 3만8800명으로 계속해서 감소해왔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남성들의 설계사 취업률이 다시 높아지며 여성들만의 직업으로 여겨진 보험설계사 시장에서 남성의 비중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앞서 ING생명, 메트라이프, 푸르덴셜생명 등의 외국계 보험사들은 아줌마 설계사와 다른 '전문성'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남성설계사를 고용, 영업에 차별화를 뒀지만 2010년부터 거품이 빠진 바 있다.
이와 관련, 올해 9월 남성설계사가 증가한 곳 중에는 AIA생명이 특히 눈에 띈다. AIA생명의 경우 지난 1월 423명이던 남성설계사가 9월 1019명으로 늘었다. 이에따라 남성설계사 비율도 38%에서 53%로 급증했다.
KB생명도 418명이었던 남성설계사 수가 9월 599명으로 약 200명 늘었다. KDB생명 또한 남성설계사 비중이 3%(145명) 증가했다.
업계는 경기침체와 설계사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모습이 부각돼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취업대란에 설계사로 눈을 돌리는 남성이 늘어난 점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구조조정으로 직업을 잃은 분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직업이 설계사"라며 "생보 시장은 워낙 영업이 경쟁력이다 보니 먼저 손을 내미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보험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고 영업환경이 열악하다는 선입견도 강했다"며 "하지만 최근 재무설계사 등으로 설계사 이미지가 구축되다 보니 대졸 남성들도 다른 직업보다 설계사 취업이 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 외국계 생보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아줌마설계사 보다 남성들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해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젊은 여성 설계사들도 교육 등으로 상당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 등도 강해 남성설계사를 특별히 고집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과 증권 등 금융권에서 이탈한 사람의 경우 보험사 유입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퇴직자들의 경우 재무설계 등에 있어 이해력이 빠르고 고객응대가 익숙해 우대할 수밖에 없다"면서 "어느 보험사라고 해도 모셔가고 싶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금융권 구조조정과 경기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남성설계사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