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는 국내 시장에서 저조한 실적을 올리며 회사 처음으로 '희망퇴직'이라는 구조조정도 진행하기도 했지만, 최근 출시된 뉴 SM5 플레티넘의 활발한 판매 실적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
[프라임경제] 올해 국내 자동차 브랜드들은 경제위기로 인한 불황과 고유가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총 생산량도 국내 460만대·해외 360만대를 달성해 연간 800만 시대를 열었다. 물론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서면서 사상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도 진행했다. 이번 2012년 자동차 업계를 되짚어 보고 향후 전략에 대해 살펴봤다.
르노삼성자동차에게 있어 이번 2012년은 최악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시장에서 저조한 실적을 올리며 회사 처음으로 '희망퇴직'이라는 구조조정도 진행해야 했다. 최근 출시된 뉴 SM3와 뉴 SM5 플레티넘의 활발한 판매 기록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법하다.
그렇다면 올해 르노삼성을 나타내는 10가지 키워드에는 무엇이 있을까. 2012년을 회고하는 지금 이 시점에서 르노삼성의 발자취와 위기의 순간을 되짚어봤다.
◆① 전달대비 10.8% 향상 '최악의 실적' 반증
르노삼성은 지난 달 내수시장에서 전월 대비 10.8% 늘어난 5184대를 판매하며 하반기 들어 최대 내수판매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지난해(7759대)에 비해 무려 33.2%나 하락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지난 11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는 5만3521대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의 실적은 10만395대로 무려 46.7%나 하락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르노삼성은 올 한해 판매 부진에 허덕이면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② 최고의 연비 'SM5 에코-임프레션'
지난해부터 시작된 하락세를 극복하기 위해 르노삼성은 다양한 방면에서 방법을 강구했다.
지난 1월에는 'SM5 에코-임프레션'을 출시하면서 적극적인 분위기 반전에 꾀했다. 고유가로 경제적인 차량을 선호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춘 만큼, 국내 가솔린 2000㏄ 모델 중 동급 최고 연비 효율인 14.1㎞/ℓ를 실현했다.
뿐만 아니라 또 업그레이드된 최첨단 뉴엑스트로닉 변속기 적용 및 엔진 성능을 최적으로 튜닝해 가속 성능 및 승차감을 개선했으며,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웰빙 사양도 확대 적용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
내부주행 테스트에서도 주로 사용하는 엔진회전수인 4000rpm 이하에서 국내 경쟁차량 중 동등 이상의 성능을 구현했고 시내 주행 시 연비 효율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③ 부산공장 잔업 중단에 가동까지 멈춰
이러한 성능의 SM5 에코-임프레션을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부진으로 르노삼성은 평일 잔업과 주말 특근을 하지 못한 채 '8시간+8시간' 형태의 2교대제로 공장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차량 재고가 쌓이게 됐으며 결국 물량을 조절하기 위한 공장의 잔업 중단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하물며 공장 가동을 단축하는 상황도 맞이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이 같은 고전을 두고, 경기 위축과 함께 라인업 문제를 꼽는다. 신형 SM7 출시(2011년 8월) 이후 마땅한 신차가 없는 데다 △SM3 △SM5 △SM7 △QM5 등 4개 모델로는 다양화된 소비자의 입맛과 개성을 맞추기 힘들다는 분석을 내렸다.
르노삼성의 회생을 위해 방한한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그룹 회장은 르노-닛산이 1억6000만달러를 투자해 닛산 중형 SUV인 로그를 부산공장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
◆④ 보스 에디션으로 증진효과 기대했지만…
물론 르노삼성도 분위기 개선 차원에서 상품성 개선 모델을 꾸준히 선보였으며, 그 대표적인 모델이 지난 3월부터 선보인 SM3 및 SM5 보스 스페셜 에디션이다.
보스 스페셜 에디션은 기존 SM 시리즈의 특장점을 유지하면서도 감성을 중시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젊은 고객층의 트렌드를 반영했다. 세계적인 오디오 보스(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기본 장착됐으며, 기존과의 차별화를 위해 디자인을 블랙 & 화이트로 연출했다.
물론 르노삼성은 이러한 상품 개선형 출시로 일시적인 판매 증진 효과를 불러 올수 있었지만, 국내외 브랜드에서 계속해서 쏟아지는 '신차 물량'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⑤ 카를로스 곤 회장, 르노삼성 위한 방한
르노삼성이 이러한 상황에 몰리자, 결국 지난 7월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그룹 회장이 직접 한국을 방문했다. 곤 회장의 방한은 2008년 삼성 브랜드 사용기간 연장 합의 및 닛산자동차 한국 진출 등을 모색하기 위해 방한한 이후 4년 만으로, 판매부진으로 위기에 빠진 르노삼성을 직접 챙기기 위해 나선 것이다.
앞서 르노그룹 2인자인 카를로스 타바레스 부회장도 지난 6월달 방한해 △디자인 변경 △소형 SUV 출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을 통해 르노삼성의 위기를 타개하고 아시아의 지역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⑥ 부산공장서 닛산 모델 생산
방한한 곤 회장이 비책으로 꺼낸 카드가 닛산 위탁 생산이었다. 닛산 중형 SUV인 로그를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 SUV 'QM5'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로, 르노-닛산은 르노삼성에 1억6000만달러를 투자하게 됐으며 르노삼성은 2014년부터 로그를 연간 8만대 규모로 생산해 수출하게 됐다.
곤 회장은 이날 "이번 결정은 르노그룹과 닛산, 르노삼성 3사가 전 세계적으로 협업하는 '윈-윈-윈' 전략의 사례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르노삼성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로 숨통은 트이게 됐지만, 위탁생산에만 초점을 맞춰 단기 처방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내수 시장에 '로그 판매권'을 준 것도 아니고 단순 생산 후 르노그룹에 되팔아 해외로 수출하는 기존 구조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8월이 돼서야 모습을 드러낸 '뉴 SM3'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내수 및 수출 하락을 극복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다.
◆⑦ '재기의 칼날' 뉴 SM3
본격적인 판매 향상을 견인할 것으로 올 초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뉴 SM3’가 8월이 돼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부분변경 모델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었지만 그간 SM3가 르노삼성의 판매실적을 견인했던 점을 감안하면 판매 향상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내수 및 수출 하락을 극복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던 뉴 SM3는 나쁘지 않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달 출시한 'K3(기아차)'가 준중형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상대적으로 만족할 수준은 되지 못했다.
◆⑧ 희망퇴직 통한 조직 슬림화 '초강수'
결국 약 1년여 동안 판매 부진에 허덕이던 르노삼성은 빠른 시일 안에 경영정상화를 펼치기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부품 국산화와 같은 비용절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감행했지만, 경기 침체로 인한 손실 적자가 늘어나면서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회사 출범(2000년) 이후 처음 진행하는 희망퇴직이었지만, 회사 발전에 초석이 될 수 있는 애사심 충만한 직원들로만 구성하면서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기에는 충분했다.
◆⑨ SM5 플레티넘, 중형시장서 신 돌풍몰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조직의 슬림화를 구축하게 된 르노삼성은 11월 출시된 뉴 SM5 플레티넘로 본격적인 재기의 발걸음을 시작했다. SM5의 총 계약 건수가 3200대를 넘어서며, 올 해 들어 일일 최대 계약을 달성 하는 등 내수 중형차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아 새로운 돌풍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더군다나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불구, 진화된 외관 디자인과 향상된 사양은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출시 일주일 만에 2200대가 계약돼 대표 차종으로서의 역할을 해냈다.
또 기존 SM5 모델 또한 실속파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며 이달 들어 약 1000대가 계약되는 등 구형 모델의 판매도 빠르게 진행됐다.
◆⑩ '회귀본능' 르노삼성, 부활 조짐
르노삼성은 지난달 7일 출시한 뉴 SM5 플래티넘과 기존 SM5모델의 판매 호조로 내수시장에서 총 5184대를 판매, 하반기 들어 최대 내수판매를 달성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뉴 SM5 2116대, 기존 SM5 1267대 등 SM5가 내수시장에서 모두 3383대를 판매해 올 들어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뿐만 아니라 르노삼성은 지난 1월부터 중단됐던 잔업을 11개월 만에 재개하며 생산량을 늘렸으며, 12월에는 잔업은 물론 상황에 따라 주말 특근까지 고려하고 있어 생산량을 더 늘려나갈 예정이다.
어찌 보면 2012년은 르노삼성에게 있어서 위기였다. 여러 방면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 부진'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을 돌아보는 이 시점에서 이들의 발자취는 재도약을 향한 르노삼성의 단호한 결의가 숨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