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7년 만에 선보인 '싼타페'의 3세대 모델은 세련되고 강인한 스타일, 동급 최고 사양, 세단과 같은 실내 고급감을 바탕으로 국내 SUV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
[프라임경제] 올해 국내 자동차 브랜드들은 경제위기로 인한 불황과 고유가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총 생산량도 국내 460만대·해외 360만대를 달성해 연간 800만 시대를 열었다. 물론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서면서 사상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도 진행했다. 이번 2012년 자동차 업계를 되짚어 보고 향후 전략에 대해 살펴봤다.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는 올 초 경영방침으로 '내실경영'을 토대로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다질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는 늘어난 생산 케파 및 판매 대비 품질과 성능 등에 주력하자는 정몽구 회장의 뜻으로 대변된다.
그렇다면 올해 현대차를 나타내는 10가지 키워드에는 무엇이 있을까. 올 해 1년간 현대차 활약상과 위기의 순간, 그리고 다가오는 2013년의 전략을 10가지 키워드로 되짚어봤다.
◆① 빛 발한 '오너쉽' 내실경영 '질적 관리' 주효
현대차는 자동차 판매가 급신장된 2009년 이후 지금까지 대규모 공장증설 등 양적 확장보다는 △품질 관리 △연비 향상 △친환경차 개발 △브랜드 가치 향상 등 체질 개선에 주력해 왔다.
특히 정몽구 회장은 올해 초 "이제는 생산시설 확대보다 급격한 양적 팽창에 따른 품질관리 시스템 누수 방지, 대 고객 서비스 강화, 브랜드 파워 강화, 친환경차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는 북경현대 3공장과 브라질 공장이 양산을 개시해 세계 9개국 30개 공장의 글로벌 생산체제를 갖추게 되는 원년"이라고 강조하며 "품질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소재에서 완성차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고객에게 만족과 감동을 주는 품질의 고급화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고 밝혀 판매 위주의 업계 분위기 보다 고객 서비스와 가치, 품질을 우선하는 기업분위기를 이끌었다.
◆② 국내 1위 현대차 '폭풍성장' 뒤 '내수 침체'
국내완성차 1위 현대차는 글로벌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이어 올해도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68만2000대를 판매하며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또한 올해 11월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한 총 401만792대를 판매해 놀라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해외 판매는 340만6121대로 지난해보다 11.5% 증가한 반면 내수판매는 60만4671대로 3.3% 감소했다는 점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 학과 교수는 "자동차 시장은 폭넓은 기간산업으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국가 경제를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되기도 한다"며 "내수시장의 침체는 다가오는 2013년 어려운 경제상황을 예고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③ 국민 대표 SUV 싼타페, 7년만에 '귀환'
대한민국 대표 SUV '싼타페'가 지난 4월 7년 만에 3세대 모델을 선보였다. 새로운 싼타페는 세련되고 강인한 스타일, 동급 최고 사양, 세단과 같은 실내 고급감을 바탕으로 국내 SUV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신개념 중형 SUV다.
2008년부터 프로젝트명 'DM'으로 연구개발을 시작한 신형 '싼타페'는 4년이 넘는 연구기간 동안 총 4300억원을 투입해 탄생했다. 신형 '싼타페'는 현대차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를 바탕으로, '폭풍의 생성과 소멸 속에서 빚어지는 자연의 강인함과 섬세함'을 뜻하는 '스톰 엣지(Storm Edge)'를 디자인 콘셉트로 완성됐다.
신형 '싼타페'는 최고출력 184ps, 최대토크 41.0kg·m의 2.0 디젤 엔진과 최고출력 200ps, 최대토크 44.5kg·m의 2.2 디젤 엔진(이상 자동변속기 기준) 등 동급 최고 수준의 두 가지 디젤 엔진 라인업을 갖췄다.
지난 2002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급격한 판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차는 올해 11월 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13.6% 증가한 76만7634대를 판매하는 등 연일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
◆④ 중국시장 '노다지' 연일 신기록 달성
현대차는 관세와 비관세 장벽 등 통상마찰의 소지를 없애고, '현지 생산·현지 판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물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2002년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에 나섰다. 또한 10년 만인 올해 선진국과 신흥국을 모두 아우르는 '글로벌 생산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특히 지난 2002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급격한 판매 성장을 기록하며, 2010년 70만대 돌파에 이어 2011년 73만 9800대를 기록했다. 올해 11월 기준으로 76만7634대를 판매해 전년동기 대비 13.6% 증가한 실적을 올리는 등 연일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글로벌 생산체제는 현지 고객의 니즈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안정적인 물량 공급을 통해 품질에도 만전을 기할 수 있다. 또한 현지 생산력 확보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높은 기여도를 제공한다.
◆⑤ 영원한 '베스트셀링' 쏘나타와 아반떼
현대차는 올해 7월과 8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형급과 준중형급에서 전통적 베스트셀링 모델로 꼽히는 쏘나타와 아반떼의 상품성 개선모델(또는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특히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를 토대로 실내·외 디자인을 대폭 개선하고, 블루링크, 8인치 대형 내비게이션,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플렉스 스티어, 오토 크루즈 컨트롤, 통합 주행 모드 등 각종 첨단 사양을 추가해 상품성을 더욱 높였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국민차인 '아반떼' 역시 8월에 2013년형을 출시했다. 동급 최초로 차체자세제어장치(VDC) 및 후방충격 저감시트를 전 트림에 기본 장착하고 오토크루즈 컨트롤, 전방 주차보조 시스템, 운전석 통풍·히티드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등 고가의 편의·안전 사양을 대거 추가하고 디자인 요소를 개선해 출시됐다. 아반떼는 지난 11월까지 10만1000대를 판매해 10만대를 돌파했으며, 지난해 13만987대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⑥ 브라질 공장 '10년' 글로벌 생산체제 달성
현대차가 세계 4대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에서 연산 15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완공하고, 지난 10년간 심혈을 기울인 해외 생산 네트워크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현대차는 브라질 공장을 통해 관세 35%가 넘는 수출물량들을 현지생산해 시장에 바로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총 7억달러(한화 약 7700억원)가 투자된 현대차 브라질공장은 전체 약 139만m²(약 42만평)의 부지 위에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등의 완성차 생산설비와 부품, 물류창고 및 차량 출하장 등 부대시설을 포함해 총 건평 약 6.9만m2(약 2만1000평) 규모로 지어졌다. 아울러 지난 9월부터 브라질 전략 소형차 'HB20'을 본격 양산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총 2만6000대 생산을 목표하고 있다.
현대차가 브라질에서 연산 15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완공하면서 관세 35%가 넘는 수출물량들을 현지생산해 시장에 바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
◆⑦ '각양각색' 사회공헌의 '진화'
기업의 사회공헌은 양적 확대를 탈피해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사회공헌은 색다른 모습 일색이다. 수익의 일부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속적으로 기탁하며 모금액을 늘리는가 하면 교육, 장학사업, 의료, 복지 등 다방면의 지원이 가능한 재단을 설립해 사회공헌의 의의를 되새기고 있다.
현대차는 2003년 이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총 1000억원 이상의 금액을 기탁했다. 또 지난달 말에는 이웃돕기 성금 200억원을 지원하는 등 '함께 움직이는 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창단한 '정몽구 현대차 재단'은 최근 100억원을 투입해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 사회 사각지대의 불우한 이웃들에게 쌀과 난방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가 지난 10월부터 진행한 '기프트카 캠페인 시즌3'는 우리 주변의 차가 꼭 필요한 이웃들에게 차를 선물한다는 독특한 방식으로 주목받으며,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⑧ 현대차 美 연비 소송 우려 '그만'
하반기 핫이슈로 연비 소송 문제를 빼놓을 순 없다. 사건의 발단은 미국 소비자단체인 컨슈머 워치도그가 지난해 12월 소비자들의 항의로 미국환경보호청(EPA)에 현대차 엘란트라(아반떼)의 연비 재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미국 환경보호청에서 사후 연비측정을 실시한 결과 미국에서 판매되는 20개 차종 중 13개 차종의 공인연비가 1~3%대 부풀려 판매됐다는 것이다. 이 문제로 현대차는 즉시 시정조치를 취하고 미리 구입한 소비자에게 그 동안 부풀려진 연비로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해결안을 제시했다.
이러한 연비소송은 현대차의 판매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대차의 2013년형 엘란트라(Elantra), 싼타페(Santa Fe), 그랜저(Grandeur)가 ALG의 잔존가치 평가에서 세그먼트 1위를 차지하는 등 연비 이슈가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판매대수 △인센티브 △잔존가치 모두 우려와 달리 양호해 미국 연비 이슈는 사실상 일단락된 것이라 평가된다.
◆⑨ 현대차 노조 '주간 2교대' 마무리
지난 3년간의 무파업, 하지만 현대차 노조의 상위단체인 민노총(금속노조)이 총파업 참가 등은 올해 현대차를 다시금 이슈로 부각시켰다. 현대차는 종업원 수 5만5000명, 노조원 4만8000명의 국대 최대규모의 단일노조인 만큼 노조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현대차의 이번 노조쟁점은 '임금 상향'과 '주간 2교대 근무'다. 특히 현안 중 가장 중요한 의제가 바로 주간 연속 2교대 근무다. 이는 현대차지부 지부장의 2년 취임사에서도 "심야노동과 장시간 노동으로부터 해방되고, 인간다운 삶과 화목한 가정,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한 주간연속 2교대제를 반드시 실시해야…" 란 표현으로 강한 추진의사를 밝히고 있다.
현대차는 임금 9만8000원 인상(기본급대비 5.4%, 호봉승급분 포함), 수당 3000원 인상, 성과급 350%+900만원, 사업목표 달성 장려금 150%+60만원(재래시장 상품권 10만원 포함) 지급등을 골자로 지난 9월 초 노조와 극적인 타결을 이끌었다. 이 타결안에는 2013년 3월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 월급제 도입, 사회공헌기금 50억원 조성 등도 포함됐다.
◆⑩ 투싼ix 수소연료전기차 '궁금해요?'
현대차는 투싼ix 등 총 100대의 수소연료전지차를 서울과 수도권, 울산 등에서 실증운행하고 있다. 또한 2012년 12월부터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를 울산 공장에서 생산해 2015년까지 유럽을 비롯한 세계시장에 1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투싼ix 수소연료전기차는 순수하게 물만 배출하는 무공해 차량으로, △1회 수소 충전으로 최대 588km까지 주행 가능 △최고 속도 160km/h 달성 △영하 20도 이하에서의 저온 시동성 확보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효율성을 확보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부터 투싼ix 수소연료전기차 4대를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에서 시범운행 중이며, 약 1년간 4만5000km 이상의 운행을 통해 북유럽 지역 도로 및 기후에 대한 적합성 테스트를 마친 바 있다.
어느 해보다 오는 2013년은 자동차 산업의 침체기라 예상되고 있다. 특히 국내 완성차 5사 중 현대차는 이를 어느 누구보다 발 빠르게 파악,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이 글로벌 시장의 발판 마련이라면 2013년은 시장에서의 품질과 성능, 고객을 위한 서비스부문에서 더욱 알찬 발전을 이룩해야 한다. 국내 완성차 1위의 위치에서 국내 브랜드의 위상을 떨치고 나아가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위상을 찾는 현대차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