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에 좀 더 무게를 둔 벤츠 C클래스 엘레강스모델은 우아한 분위기의 V-새이프 그릴를 얹은 반면, 스포티함을 강조하는 아방가르드는 세 꼭지별 엠블럼을 라디에이터 그릴 내에 배치하는 등 추구하는 점에 따라 디자인 터치를 달리했다. |
[프라임경제] 벤츠 C클래스는 준중형 차종이다. 하지만 최고의 성능과 뛰어난 안전성은 물론 고유모델 가치까지 브랜드 기준에 모자람이 없어야 했다. 괜히 어울리지 않는 차를 만들었다가 '프리미엄'이라는 아이덴티티에 해가 되는 일이 발생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C클래스가 언제나 다양한 신기술을 가득 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2013년형 C220 CDI 가치를 시승을 통해 체감해 봤다.
지난 9월 24일, 메르세데스-벤츠는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2013년형 뉴 C클래스를 출시했다. 새로이 페이스리프트된 C클래스는 세련되고 역동적인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술로 젊은 소비자층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 하반기 시장은 국산차 브랜드들의 대표 준중형 모델 간 경쟁이 치열했던 분위기 속에서 던져진 'C클래스'는 본격적인 대격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사실 다임러 AG가 제조해 메르세데스-벤츠로 판매하는 준중형 모델인 벤츠 C 클래스(Mercedes-Benz C-Class)는 현재 4세대 역사를 작성하고 있는 C클래스의 원조는 지난 1982년 등장한 190시리즈다. 2차 석유 파동 이후 '기름'이라는 문제로 인해 경제적인 차가 필요했던 벤츠는 당시 가장 아랫급인 E클래스를 줄이는 방식으로 경제성이 뛰어난 차량 개발에 착수했다.
마침내 1982년 프로토 타입이 등장했다. 적절하게 덜어낸 무게 덕에 힘이 넘치는 조화를 이뤘다. 동시에 1ℓ당 12㎞를 넘게 달리는 경제성도 얻을 수 있었다. 마침내 S클래스와 E클래스로 나눴던 벤츠 라인업에 C클래스의 원조 190시리즈가 더해진 것이다.
C클래스는 벤츠 역사상 가장 작은 모델 시리즈이지만, 그 가치는 차 크기와 반비례하면서 벤츠 역사에 큰 획을 그어온 C클래스의 본격적인 탄생을 알렸다.
◆'베이비 S클래스' 고정관념 타파로 정체성 구축
새로워진 C클래스는 글로벌 준중형 시장을 선도해온 벤츠 C클래스가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영(YOUNG)한 디자인과 함께 향상된 △성능 △효율성 △안전 등이 더해졌다. 특히 전체 벤츠 수요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층을 노린 모델답게 세련되면서도 개성 있는 내외관 디자인이 돋보였다.
컨트롤 모듈 디자인과 위치가 변경돼 편의성이 보다 향상된 내부는 벤츠답게 고급스러움이 강조됐으며, 특히 대시보드와 팝업식 모니터는 깔끔하게 정돈됐다. |
'베이비 S클래스'라고 불린 이전 C클래스는 S클래스의 이미지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지만, C클래스만의 정체성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4세대 모델은 이런 고정관념을 깨버리고 과감한 도전으로, 한눈에 봐도 콤팩트하고 스포티한 모습을 강조했다.
신형 C클래스는 각각은 디자인과 기본 사양이 전혀 다른 △아방가르드(Avantgard) △엘레강스(Elegance) 두 가지 라인업을 선보였다. 이 중 시승 모델은 엘레강스 모델. 스포티함을 강조하는 아방가르드는 쿠페나 로드스터처럼 세 꼭지별 엠블럼이 라디에이터 그릴 내에 배치했지만, 전통에 좀 더 무게를 둔 엘레강스는 한결 우아한 분위기의 V-새이프 그릴를 얹었다. 추구하는 점에 따라 모델의 디자인 터치를 달리한 것이다.
벤츠 고성능 스포츠 모델 튜닝 전문 자회사인 AMG의 스타일 패키지가 기본으로 적용돼 차체 실루엣은 기존 모델보다 한층 우람하면서도 스포티해졌다. 공기 역학 디자인이 적용된 사이드미러 역시 날렵한 느낌이다.
내부는 컨트롤 모듈의 디자인과 위치가 변경되면서 편의성이 향상되는 등 벤츠답게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깔끔하게 정돈된 대시보드와 팝업식 모니터로, 각종 버튼의 위치가 일목요연하고 사용하기 편리하다.
기계판 속도계 중앙에도 각종 정보를 표시하는 LCD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고 있다. 특이한 것은 속도계의 바늘이다. 속도계 서클 바깥 부분에서 속도 눈금 부분만 나타내고 있어 가운데 디스플레이의 내용을 더 쉽게 볼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내비게이션 조작이 터치스크린을 사용하는 리모콘으로 해야 된다는 점이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다만 사이드 미러의 자동 개폐 기능은 운전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내부 공간도 이전 모델보다 길이, 너비, 높이가 각각 60mm, 40mm, 25mm 길어져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뛰어난 정숙성에 안정적인 컨트롤 '인상적'…프리미엄 아이덴티티 '향상'
지난 8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준중형 세단 C220 CDI를 타고 광화문에서 일산 킨텍스를 잇는 시승 코스를 달렸다.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운전석에 앉자 몸을 감싸는 시트와 함께 안전벨트가 스스로 조여지면서 운전자의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두터운 스티어링 휠 역시 회전 시 미끄러지지 않게 가죽소재를 덧대어 훌륭한 그립감을 제공했다. 준중형 세단인 점을 감안한다면 디테일과 실용성 면에서 만족스러운 수준.
처음 시동을 걸면 짧고 날카로운 시동음이 들린다. 정지 상태에서의 엔진저속회전 소음은 실내에서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정숙하다.
가속페달의 반응은 다소 빨랐다. 초반에 다소 굼뜬 느낌이지만 일단 회전수가 치솟으면 디젤차 특유의 초반 가속력을 쏟아낸다. 특히 시속 80km 정도를 넘어서면서 속도에 탄력이 붙자 가속을 내는 토크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차량 속도를 제어하는 핸들링이나 브레이크 성능도 정확하고 빠르게 반응해 힘껏 가속페달을 밟아 볼 수 있었다.
물론 주행 때 압축비가 높은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느껴지면서 정숙성은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 다소 부족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다른 디젤 모델과 비교하면 충분한 경쟁력이다.
급한 커브 길을 빠르게 달려도 차체가 좌우로 기울어지지 않는 안정적인 컨트롤은 매우 인상적이다. 특히 주행 중 도로상황에 따라 서스펜션의 압력이 바뀌는 '어질리티 컨트롤', 빗길에서도 제동 성능을 높인 '적응형 브레이크 시스템'을 탑재해 운전자의 안전성을 높였다.
탑승자 보호를 최우선에 두는 벤츠의 철저한 안전 철학은 C클래스도 예외가 아니다. 차체의 70%가 고강도와 초고강도 스틸로 제작돼 내구성과 안전성이 향상됐다. 기존 모델에 비해 충돌 시 완충 역할을 하는 변형 구역을 더 늘렸고 독특한 프런트 엔드 구조를 적용해 충동 충격이 넓게 퍼지도록 설계됐다.
기본모델과 아방가르드 모델 모두 7단 자동변속기가 기본 탑재돼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뿐만 아니라 많은 운전자가 공인연비보다 떨어지는 실연비에 차량 구입을 후회하거나 아쉬워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이런 면에서 15km/ℓ(공인 연비16.8km/ℓ)의 연비를 보여주면서 훌륭한 경제성도 제공했다.
여기에 최근 수입차들의 가격 인하 추세에 비춰 봐도, 우수한 디자인과 성능 대비 저렴한 가격(4780만원, 아방가르드 모델 5230만원)도 충분한 판매 가능성을 보이면서 향후 높은 판매량을 기대해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