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19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서며 국내증시에 불안감이 깃든 하루였다. 전일 뉴욕증시가 소매업 지표 부진과 재정절벽 우려로 약세 마감한 가운데 코스피 지수 역시 약보합권에서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개인의 순매수세에 기관이 화력을 보태면서 강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5.10포인트(0.26%) 오른 1987.35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은 배당락 우려에도 불구, 탄탄한 지지력을 과시했다. 그간 차익실현에 열중했던 개인이 1287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기관도 연기금을 중심으로 46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1671억원의 현물을 처분하며 19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는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매수세에 힘이 실렸다. 이날 차익거래는 3억1200만원의 순매도를 보인 반면 비차익거래는 381억4700만원의 순매수를 기록, 총 378억원 규모의 매수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시총 상위주, 코스피 '울고' 코스닥 '웃고'
업종별로는 혼조세였다. 전기가스업과 전기전자, 증권, 섬유의복, 의약품이 1%대 상승한 것을 비롯해 음식료업, 제조업, 운수창고, 유통업 등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통신업과 의료정밀이 나란히 3% 이상 하락했고 은행, 종이목재, 기계, 비금속광물, 운수장비, 금융업, 보험 등은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하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서도 삼성전자가 1.77% 상승했고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SK하이닉스가 강세 마감했다. 반면 포스코, 현대모비스, 기아차, LG화학, 삼성생명, 신한지주, KB금융, SK텔레콤 등이 하락했고 현대차와 SK이노베이션은 보합이었다.
주요종목 중에서는 대한해운이 매각을 위한 투자의향서 접수 결과 SK그룹과 CJ그룹이 참여했다는 소식에 인수합병(M&A) 기대감이 번지며 상한가로 치달았다. LG디스플레이는 4분기 영업이익에서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는 분석에 3% 넘게 올랐고 SK는 전력난 심화로 민자발전 관련 자회사인 SK E&S의 합병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4% 가까이 상승했다.
SK증권은 최대주주가 SK C&C로 변경되면서 금산분리 논란과 관련한 그룹 내 지분 정리 소식에 3% 넘게 올랐다. 에이블씨엔씨는 빅세일 기간 연장에 따른 4분기 매출 성장 기대감이 작용하며 4.35% 뛰었다.
반면 KT와 SK텔레콤은 배당락 영향이 작용하며 4~5% 하락했다. 대교는 외국인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쏠리며 3.45% 밀렸다.
당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배당락 효과로 금일 지수가 20포인트 이상 급락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지수는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오히려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다만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수급상 불안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권준하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19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수급이 취약해진 상황"이라며 "일부 현금 비중을 확보하고 대외변수가 안정될 때까지는 방어적인 투자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일본 엔화약세에 따른 관련주의 영향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 연구원은 "일본 아베 총리 취임 이후 일본 정부의 무제한 양적완화 기조가 확대되면서 엔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일본과 경쟁관계인 자동차 등 수출주에 대해서는 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4개 등 385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를 비롯해 433개 종목이 내렸다. 보합은 61개 종목이다.
◆코스닥, 외국인·기관 동반매수에 490선 회복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수에 힘입어 2% 가까이 급반등상승하며 490선을 회복했다. 27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9.32포인트(1.93%) 오른 492.08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에서 개인은 655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25억원, 469억원가량 내다팔았다.
대부분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디지털콘텐츠, IT부품, 오락문화, 코스닥 신성장기업, 제약, IT하드웨어 등이 3~5% 치솟으며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밖에 IT소프트웨어, 코스닥IT종합, 반도체, 의료·정밀기기, 코스닥 우량기업 등도 강세였다. 반면 출판·매체복제, 통신서비스, 비금속, 운송, 금융, 건설 등은 내림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큰 폭 올랐다. 셀트리온이 4.21% 급등한 것을 비롯해 CJ오쇼핑, 파라다이스, 서울반도체, 다음, 포스코 ICT, 씨젠, CJ E&M, GS홈쇼핑, 에스엠, 에스에프에이, 젬백스 등의 주가가 상승했다. 이에 반해 SK브로드밴드는 0.65% 하락했고 동서, 포스코켐텍 등도 내림세를 보였다.
특징주 중에서는 에스엠이 국내외 콘서트 진행에 따른 음반수익 증가로 4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입어 7% 넘게 급등했으며 메디톡스 역시 4분기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에 5% 가까이 뛰어올랐다.
플렉스컴은 갤럭시S4에 S펜 기능이 장착될 것이라는 보도에 따른 기대심리가 작용하며 상한가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반면 SDN은 주식담보물량이 반대매매로 청산됐다는 소식에 나흘째 하한가로 추락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13개를 비롯해 573개 종목이 올랐다. 내린 종목은 하한가 1개 등 365개였고 55개 종목은 보합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