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 대중가요 K-Pop으로 동남아시장을 성공리에 접수한 연예계에 이어 은행권에서도 동남아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08년까지 공격적인 해외진출 방안을 모색했으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주춤했던 국내 은행들이 다시 적극적으로 바다를 건널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 시중 은행사들의 해외진출은 포화상태에 처해질 수밖에 없는 국내시장 탈출을 위한 비상구다.
좀처럼 경기가 풀릴 기미가 없는 지역에 나갈 수 없는 만큼,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 관련 수요와 현지국가의 자체적인 시장 성장 가능성 등 양대 요소를 모두 저울질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중국이 최근 관심 포인트로 은행들의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면, 2013년 은행권 해외진출의 다음 공략처로는 동남아가 꼽히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도 회피할 동남아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저널(WSJ)에 따르면 올 한해 동남아 시장은 중국보다 더 매력적인 투자처다. 대기업들의 치열한 인수합병은 전 세계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쏠리게 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이나 늘어난 동남아지역의 인수합병(M&A) 건수와 빠른 경제 성장률, 수요증가 및 금융산업 발전 가능성 등은 금융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외자 유치가 일찍 시작됐다. 이미 1인당 국민소득이 이미 8000달러를 넘는다. 인도네시아와 태국·필리핀·베트남 등도 아직은 1인당 국민소득이 5000달러를 밑돌고 있지만 최근 외자 유치를 늘리는 추세라 은행들이 이처럼 커져가는 경제권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시장 자체의 크기도 무시 못할 요소다. 2010년을 기점으로 중국은 주력소비인구(20~44세)가 감소 추세로 돌아섰지만, 동남아는 아직도 지속적인 확대 국면에 있다. 오는 2015년에는 동남아 주력소비층이 약 1억8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여 상품 수출뿐만 아니라 금융 인프라의 폭발적 수요 증가도 기대된다.
◆ 올해 성과로 얻은 탄력은 동남아 진출 원동력
실제 올해 성립된 은행들의 해외 점포망에는 인도·필리핀·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이 이름을 많이 올리고 있으며 이를 발판 삼아 내년에도 동남아 지역의 더 넓은 네트워크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5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BRI은행본점에서 인도네시아 2대 국영은행 BRI와 포괄적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며 네트워크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올해 12월 기준으로 선진국 중심 국제금융시장과 동남아 등 주요 신흥국에 10개 영업점을 보유한 중국현지법인 1개와 △지점 5개 △사무소 2개의 총 16개 해외점포망을 가진 기업은행은 국내 중소기업의 활발한 진출을 위해 '아시아 금융벨트'와 '5대양 6대주 서비스 거점'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BRI은행 등과 올해 업무협약(MOU)을 맺었으며 필리핀·터키·미얀마 은행과는 MOU 체결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사무소와는 지점으로의 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역시 올해 12월 기준으로 총 22개국에 52개 해외점포망을 설립한 외환은행은 동남아에 베트남·인도·필리핀·싱가포르 등 11개 점포를 보유 중이다. 지속적인 해외영업망 추진으로 올해 인도 첸나이지점과 필리핀 클락지점 승인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해외시장 모두 17개국 59개 채널을 거느리고 있다. 68년도 동경지점을 시작으로 올해 목표했던 지점들을 해외 곳곳에 설립했으며 동남아의 경우 미얀마에 양곤사무소를 여는 데 성공했다.
신한은행은 현 12월 기준 63개 해외점포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동남아 시장에 지속적으로 집중하는 등 내년도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
신한은행은 총 14개국 63개 해외점포망을 보유, 넓은 영업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력 핵심시장인 일본·베트남 등에는 자원 및 역량을 지속적으로 집중해 기존 비즈모델을 확장, 차별적 현지화 전략으로 올해 4개 점포를 개설했다"며 "내년에도 올해 이상의 네트워크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