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70대 '학교설립 전문가' 1000억대 횡령비리

광주지검 순천지청, 4명 구속기소…개인용도·학교부지 매입에 사용

박대성 기자 기자  2012.12.27 06:52:4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전국에 고교와 대학 8곳을 세운 70대 '대학설립전문가'가 또 다시 1000억원대 횡령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의 보강수사와 교육부 감사결과에 따라 학교법인 퇴출사태도 예상되고 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광양한려대(4년제)를 비롯해 광양보건대 등 20여년간 전국에 대학과 고교 8곳을 설립해 운영하면서 등록금 등 1004억원을 횡령한 이홍하 이사장(73)과 측근이자 친척인 한모씨(51), 계열 대학인 서남대 김모총장, 신경대 송모총장 등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재단산하 고교 행정실장 등 2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재단 이사장 이씨는 광양을 비롯해 남원서남대, 아산 서남대캠퍼스, 화성 신경대 등 4개 대학을 설립해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등록금 898억원과 자신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인 성아건설 자금 106억원 등 1000억여원을 횡령해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학교부지 매입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설립 전문가로 불리는 이홍하씨가 설립한 광양시 광양보건대학 전경.

이씨는 자신의 처와 조카, 지인 등을 교수나 학교 재단이사, 자금담당 임원과 학교 행정실장 등 요직에 앉혀놓고 사실상 학교운영에 전권을 행사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서남대 김 총장은 재단이사장과 호흡을 맞춰 교비 330억원을 횡령했으며, 신경대 송 총장도 교비 15억원을 빼돌려 구속되는 등 사학비리 세트를 구성했다.

검찰은 또 이씨의 횡령 자금으로 구입한 부동산에 자신의 등기 명의를 빌려준 이모씨는 부동산실명법위반, 이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의 명목상 사장인 김모씨는 회사 벌금 납부에 교비를 사용해 범죄수익규제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수사결과 이사장 이씨 등은 교비를 횡령하기 위해 광주 남광병원 6층의 8개 입원실에 법인기획실을 몰래 설치하고 5개 대학과 성아건설의 재무회계를 통합해 학교 자금을 빼돌렸다. 

또 공사현장에 인부를 투입하지 않거나 대학 총장 등 교직원을 투입하고 허위 작성한 노임대장 등을 통해 11개의 차명계좌로 받은 노임을 타인에게 정상지급한 것처럼 가장했으며, 건설회사까지 운영하면서 학교 건물공사 대부분을 독식했다.

위성국 순천지청 3부장검사는 "이 이사장이 구치소 출장 조사시 완강하게 진술을 거부하는 등 수사에 매우 비협조적이어서 현금 120억원의 정확한 사용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교 생물교사 출신인 이사장 이씨는 목욕탕을 운영해 벌어들인 돈으로 지난 1977년 홍복학원을 설립, 이후 7개의 학교법인과 산하 8개 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발한 수완으로 의과대학을 인가받은 '학교설립 전문가'로 지역에서 오랜기간 오명을 떨치고 있다. 과거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고발 당하기도 했으며, 1997년에는 구속됐다 풀려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