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여의도를 흔히 '한국의 월스트리트'라고 부릅니다. 뉴욕 맨해튼섬 남쪽 끝에 위치한 월가는 뉴욕 증권거래소를 비롯해 금융 밀접 지역인데요. 여의도에 금융사들이 밀집해 있다는 점을 빗대어 코리아 월스트리트로 부릅니다.
더욱이 서울시는 금융사 유치를 늘릴 계획으로 여의도 금융가 중심에 서울국제금융센터(IFC)를 설립, 지난달 29일 전면 개장하기도 했죠. 여의도 메리트 때문일 겁니다. 올 한해 여의도로 본사를 이전한 금융사들이 몇몇 있었습니다. 현대라이프생명보험(구, 녹십자생명)과 미래에셋생명보험이 여의도로 본사를 이전했죠.
현대라이프생명은 신대방동에 위치하고 있었으나 금융계열사들이 여의도에 위치하고 있는 등 그룹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부터 빌딩을 매입해 영등포에서 여의도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또한 증권사 가운데 IBK투자증권이 여의도 중심가로 본사를 이전했습니다. IBK투자증권은 63빌딩에 입주해 있었으나 지난 17일 한국거래소 뒤편으로 입주하고 새 사옥에서 업무를 시작했는데요.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본사 이전에 대해 "기존보다 임대면적을 넓혀 총 7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며 "증권 유관기관이 가까운 곳으로 이전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월가라는 비유는 오래지 않아 의미가 무색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증권 유관기관의 이전이 예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몇 년 전부터 여의도를 떠나는 증권사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에 따라 2014년에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부산으로 이전하게 됩니다. 또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0월에, 삼성증권의 경우는 지난 2009년 태평로에 위치한 구 삼성 본관으로 이전한 지 오래죠.
미래에셋증권은 여의도를 떠난 지 갓 1년을 넘겼는데요.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유관기관에 업무를 보기 위해 찾는 횟수가 비교적 많은 편은 아니고, 오히려 을지로에 기업본사나 외국계 회사가 많아 고객과의 접촉면을 늘릴 수 있어 장점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의도 중심가에 있는 IFC의 저조한 입주율로 인해 여의도 입성 매력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IFC는 오피스1·2·3으로 나눠져 있으며 가장 먼저 입주를 시작한 오피스1의 경우 입주가 얼추 완료 됐지만 오피스2의 입주율이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며 오피스3도 텅텅 빈 채로 방치돼 있다고 합니다.
단, 당분간은 '여의도 금융시대'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여의도는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밀접해 있는 지역이며 값비싼 임대료를 내고도 금융사들이 요지부동하는 곳인 건 사실이니까요.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IFC의 저조한 임대율이 논란이 되긴 했지만 같이 놓고 비교할 수 있는 미래에셋센터원빌딩이나 더케이트윈타워와 비교했을 때 입주율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최근 부동산시장 등 경기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