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여수우체국 금고털이 '고양이에 생선 맡길꼴'

10년지기 친구는 금고털고, 경찰관 친구는 망보고...

박대성 기자 기자  2012.12.26 16:59:48

기사프린트

   
우체국 금고털이 공범으로 체포된 김모 경사가 사건 당일 새벽 모자를 눌러쓴 등산복차림으로 집을 나서고 있다.
[프라임경제] 지난 9일 전남 여수산단내 한적한 시골 우체국에서 발생한 5200만원의 금고털이 사건은 단독범행이 아닌 경찰관이 낀 공범 소행으로 드러났다.

김재병 여수경찰서장은 26일 우체국 금고털이 사건의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금고털이범 박모씨(44)가 친구인 김모 경사와 공모했다고 시인함에 따라 해당 경찰관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20일 경찰에 체포된 이후 단독범행을 주장하던 박씨는 김 경사가 사건당일 새벽 외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채 집을 나섰다 귀가하는 장면이 찍힌 CCTV 화면을 제시하자 두사람의 공모사실을 털어놨다.

조사 결과 박씨는 범행 3일 전 우체국 부근 건너편 화단 풀밭에 용접기 등의 범행도구를 숨겨놓고 당일 새벽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도로 등 곳곳에 설치된 CCTV에 찍히지 않기 위해 범행대상 우체국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산을 타고 올라가서 내려와 범행했으며, CCTV에 찍히지 않기위해 화면에 스프레이도 뿌렸다.

박씨와 10년지기 친구인 김 경사는 박씨가 범행을 하는 동안 여수산단 우체국 주변에서 범행이 끝날 때까지 망을 봐준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가 대담하게 범행을 하게 된데는 친구인 김 경사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범행장소를 사전에 탐방했을 경우 CCTV에 포착되기 때문에 경찰관의 도움을 받았다.

실제로 김 경사는 사건발생 10일 전 방범순찰을 핑계로 해당 우체국을 방문해 휴대전화를 내부구조를 찍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카메라로 찍은 우체국 내부사진은 범인 박씨에게 제출됐다.

   
 
카메라 사진을 타인에게 전송할 경우 이동통신사에 자료가 남기때문에 직접 만나서 우체국 내부구조를 설명하는 방식을 취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이는 김 경사가 형사과에 오랜기간 근무한 경력이 있어서 완전범죄를 꿈꿨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훔친 돈 5200여만원을 범행 장소에서 300m 가량 떨어진 한적한 곳에서 접선해 똑같이 나눠가졌다고 박씨는 진술했다. 박씨는 애초에는 5200만원을 산에 묻어놨다고 거짓 진술했었다.

김 경사는 지난해 6월 불법 성인오락실 경찰관 연루사건과 관련, 오락실 업주와 통화한 사실이 적발됐으나 돈거래 정황은 없어 '주의조치'를 받고 일선 파출소로 전보 조치됐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미제로 남아 있던 2005년 여수 미평동 현금지급기에서 890만원을 털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실은 당시 도난 사건 용의자의 DNA와 일치한다는 국과수 통보가 있어 추궁 끝에 자백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