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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증시전망] 뱀 같은 증시 "슬금슬금 가지만 뒤로는 안가"

전문가들, 상저하고 대세…코스피 밴드 상단은 2000에서 2400포인트

정금철 기자 기자  2012.12.26 14: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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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유로존 리스크와 미국 재정절벽 이슈에 메여있던 2012년 글로벌 금융시장이 '2013년 계사년(癸巳年)'을 맞이하는 기대감은 어느 정도일까. 세계 경제는 이전까지 높은 수준의 목표치를 잡고 장밋빛 내일을 그려왔었지만 올 한해 이들 악재로 홍역을 앓아서인지 과거 전망과는 달리 희망적 낙관론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목표치에 헛된 바람을 담지 않겠다는 분위기는 증시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강세장을 전망하는 견해도 많지만 예전과 비교하면 낙관론이 극단으로 치닫는 양상까지는 이르지 않고 있다.

'경제 대통령'을 자처하며 주식투자를 독려했던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도 대선 전날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코스피 3000시대'를 언급했지만 이보다는 유럽과 미국, 중국 변수가 증시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 빈 곳간 채울 유동성 "2013년 증시, 올해보다는 낫다"

내년 글로벌 증시의 부활 키워드는 '유동성 확장'과 '리스크 완화'다. 2013년 코스피는 글로벌 리스크가 지수 상승폭을 제한한다고 해도 일 년간 10%도 오르지 못한 2012년보다는 흐름이 양호할 것으로 진단되고 있는 것.

   
2013년 증시는 우리 경제 펀더멘털에 이상이 없을 경우 글로별 경제여건 개선과 유동성 확대, 새 정부 기대감 등이 맞물려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럭비공처럼 갈팡질팡 방향을 잡기 어려운 와중에서도 대체적으로 횡보세를 연출했던 올해 증시가 유동성을 잡지 못해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면 적어도 내년에는 '돈맥경화'에 시달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에서다.

세계 주요 경제국들이 유동성 확대에 대한 큰 기대를 가진 가운데 3차 양적완화(QE3)에 이어 추가 국채 직매입을 발표한 미국과 함께 일본도 물가부담이 없다는 전제 아래 양적완화를 지속 추진, 제한을 두지 않고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내년 증시가 리스크를 하나씩 줄이는 과정에서 완만한 회복세로 진행될 여지가 큰 것으로 보며 투자전략도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견고한 종목별 경쟁력 우위의 주식을 조정 때마다 매수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지수가 급등락하는 경우의 수를 따져 큰 변동성에 베팅하는 투자는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새 정부 기대감도 증시 개선 '한몫'

'신(新) 정부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호재다. 최근 이트레이드증권의 리서치자료에 따르면 주가는 대통령 취임 초기에 강세를 보이는 등 역대 대선과의 연관성을 보여 왔다.

13~17대 대통령 선거 이후 취임 첫해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30.6%를 기록한 이명박 대통령의 17대를 제외하고는 △13대 72.8% △14대 27.7% △15대 49.5% △16대 29.2% 등 평균 30%에 이르렀다. 이를 24일 코스피지수 종가인 1981.82에 맞출 경우 내년 코스피지수는 2500선까지는 무난히 접근할 수 있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타 이머징국가에 비해 견고하다고 평가를 받는 우리 경제와 증시 펀더멘털에 이상이 없는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공약으로 제시했던 일자리 창출 정책과 경기부양책이 예상대로 시행되면 이러한 지수 상승이 막연한 것만은 아니다.

대외 경기의 변동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상 세계 경제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되는 2013년은 분명 호기일 수 있다. 다만 이는 박 당선자의 공약 실천과 글로벌 경기 부흥이 선행돼야 바랄 수 있는 일이다.

또한 박 당선자가 경기부양보다는 경제민주화와 경제양극화 해소에 정책 우선순위를 둘 경우 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는 해소될 수 있어도 증시가 이를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을 개연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2013년도 상저하고…지수 최고 상·하단 갭은 850포인트

국내 금융투자업계 상당수 전문가들이 예측한 2013년 증시흐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상저하고(上低下高)'였다. 코스피 밴드 상단 전망은 2000에서 2400포인트까지지만 2011년 5월2일 기록한 전고점인 2228.96을 넘어서는 일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 20개 증권사 가운데 HMC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 최상단 포인트로 2554를, IBK투자증권은 최하단으로 1700포인트를 제시해 지수 최고저 간 차이가 무려 850포인트 정도나 벌어졌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밴드로 말하면 과거 10년간 KOSPI 변동성은 15% 수준이며 이를 베이스로 잡아 산출할 경우 상단은 2400, 하단은 1780"이라며 "일단 올해보다는 내년 사정이 낫겠지만 강한 확신을 가질 정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들 증권사가 예상한 내년 코스피 최고치는 평균 2300선이었다. HMC투자증권, 삼성증권, SK증권 등 과반 이상의 증권사는 평균치 2100포인트가량의 강세장을, IBK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 토러스투자증권 등은 2000 이하의 상대적 관망장세를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