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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의 책보기] '문사철'을 위한 나침반을 구하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기자  2012.12.26 10: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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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누군가 필자에게 '2012년 놓치기 참말로 아까운 책'을 딱 한 권만 추천하라면 주저함 없이 이 책, '마흔, 인문학을 만나라'를 선정하겠다.

과학은 법칙의 세계다. 1 더하기 1은 반드시 2여야 한다. 사과는 중력에 이끌려 저 먼 우주 대신 땅바닥으
   
 
로 떨어지고, 에너지(E)는 질량(M) 곱하기 속도(C)의 제곱이다. 직각삼각형의 빗변의 제곱은 나머지 두 변의 제곱의 합과 같다. 움츠리고 뛸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 과학이다. 법칙적이고, 규칙적이고, 형식적이다.

그런데 어떤 학자가 때마침 자녀를 잘 키우는 아빠일수록 인문학에 강하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인문학은 1 더하기 1이 반드시 2가 아니어도 좋기 때문이란다.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3도, 8도, 100도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상력과 창의성의 근원이 인문학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기업까지도 인문학이 대세다. 인문학에 해박해야 능력 있는 리더나 경영자의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 막 머리가 커가는 아이 교육과 직장 분수령인 간부 사원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라도 '인문학 서적을 좀 읽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반문을 하게 되는데 막상 어떤 책부터 어떻게 읽어야 할지 선뜻 감이 안 온다. 그런 사람들에게 북극성 같은 '나침반'이 될 책이 바로 이것이다.

나침반답게 '한 주에 한 권 문사철 독서법'이라며 특별히 40대에게 권하는 인문학 서적의 범주부터 표지에 명확하게 규명했다. 문사철은 문학(文), 역사(史), 철학(哲)을 말하는 것이다. 계절별로 일주일에 한 권씩 13권, 1년에 52권의 '문사철 지상 콘서트'가 펼쳐진다. 거기에 함께 읽으면 좋을 책까지도 추천됐다.

겨울, 정신이 분명하고 집중되는 터라 논어(공자), 군주론(마키아벨리), 존재와 무(장 폴 사르트르) 같은 경서를 읽기에 좋은 계절이다.

봄, 기운이 화창한 터라 작가와 시대를 관통하는 문학의 향연이 제격이다. 윌리엄 블레이크, 데이비드 마이어스, 연암 박지원, 임마누엘 칸트의 저서들이다. 여름은 날이 길어 역사서를 읽기 제격이다. 불멸의 고전 로마제국쇠망사와 열하일기가 눈에 뛴다.

가을은 운치의 계절, 현대인이라면 꼭 읽어야 할 근현대 교양의 명저들이 선정됐다. 설득의 심리학, 꿀벌의 우화, 생각의 지도, 위대한 콤플렉스 등등. 각 추천서마다 그 책의 줄거리를 요약해 놓은 것이 아니라 참 좋은 책이다.

   
 
오랜 저술활동을 해온 저자의 해박한 지식이 오롯이 녹아 든 '추천의 글'들이 또 하나의 '문사철'일 만큼 값지다. 쉽고, 폭넓은 시각의 해설을 통해 책의 의미, 던지는 메시지, 음미해야 할 대목 등을 미리 정리해준다. 같이 읽으면 좋을 책들도 언뜻 보기엔 뜻밖으로 보이지만 뜯어보면 '그렇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해설의 깊이가 다르다.

글로 설명하기 참 어렵다. 직접 읽어 보는 것이 최고일 것 같다. 유독 '명문가 자녀교육방식 연구'에 조예가 깊은 최효찬 문학박사가 지었고, '행성:B잎새'에서 출판했다.

프라임경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