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 한해 기업공개(IPO) 시장을 통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은 28곳에 불과했으며 공모자금은 1조원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지난해 74개 기업이 상장하고, 4조2667억원을 조달한 것과 비교해보면 IPO시장에 들이닥친 한파를 쉽게 체감할 수 있다.
2012년 IPO시장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이 "한마디로 꽁꽁 얼어붙었다"고 표현할 만큼 침체를 겪었다. 올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침체를 겪은 IPO시장에 대해 분석하는 동시에 내년 전망도 살펴봤다.
◆IPO 시장 '냉각'…코스피 상장 반토막↓
올해 마지막 상장 기업인 씨에스엘쏠라가 27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하게 되면 올 한해 IPO를 통해 자금을 수혈 받은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7개, 코스닥 21개 모두 28개가 된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16개,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60개(재상장 3개 기업 포함)인 것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상장 기업수뿐만 아니라 자금 규모면에서도 급감했다. 올해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1조3억2234만2000원이었다. 지난해 IPO 공모자금이 4조2667억8629만87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올해 IPO시장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이 지난해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대형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포기하면서 자금조달 규모의 급감이 심각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IPO시장도 침체를 겪었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2012년 글로벌 IPO 규모와 건수는 각각 1515억달러와 1582건으로 전년 대비 각각 39%, 35% 감소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은 침체 속에서도 선전했으나 재정위기로 어려운 한 해를 보낸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IPO시장은 극심하게 부진했다.
특히 신흥 브릭스(BRIC) IPO시장은 더욱 침울한 한해를 보냈다. 올 한해 브릭스 IPO시장은 상장기업 371건, 상장규모는 203억달러로 전년대비 각각 27%, 69% 감소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겪었던 2009년의 735억달러에 비해서도 크게 밑돌았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2012년 북미와 유럽 4개국의 IPO금액이 감소하긴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저 수준 보다 각각 108%와 82% 정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BRIC의 IPO시장은 유럽보다 더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내년 IPO, 대어급 공모주 '대기'
내년 IPO시장은 다소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증시 상승에 대한 낙관론이 팽배해 있다는 점과 더불어 올해 상장을 미뤘던 산은지주, 미래에셋생명, 현대오일뱅크 등 대어급 공모주들이 상장을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만 연구원은 "2012년 경우 상장이 지연된 기업이 많았으나 내년에는 거래소의 IPO 활성화 정책 등의 영향으로 건수와 금액은 전년대비 각각 166%, 10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 연구원은 "(IPO시장이) 하반기 이후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국내 IPO시장의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첨언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증시가 먼저 살아나는 모습이 확실히 포착돼야 IPO시장도 활기를 띌 것이라며, 내년도 IPO시장을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즉,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경우 상장을 무기한 연장할 수도 있다는 것.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확정공모가가 희망가를 훨씬 하회하거나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가 계속 발생할 경우 기업들이 섣부른 상장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증권시장 자체가 활황을 보여야 상장기업도 늘어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