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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의원 난투극 들여다보니 '노관규-서갑원 대리전?'

"시의원 뽑아놨더니 시민 앞에서 선혈이 낭자하게…"

박대성 기자 기자  2012.12.24 13: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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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시의회 의원들이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갈등을 겪다 이윽고 심야에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난투극을 벌여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폭행을 당했다는 시의원은 안경이 깨지고 옷과 바닥에 선혈이 낭자한채로 '철퍼덕' 주저앉은 채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다.

24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새벽 1시쯤 순천시 연향동 에코그라드 뒷길에서 주윤식 의원(53·도시건설위원장)이 시의회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말다툼을 벌였던 서정진 의원(47)과 만나 얘기를 나누다가 폭행을 가했다.

두 사람이 폭행사건에 연루된데는 최근 주 의원이 사실상 운영하는 농산물도매시장의 도색과 CCTV 설치비용 5000만원을 삭감한 것을 두고 서 의원에게 거칠게 따진데서 비롯됐다는 전언이다.
 
   
순천시의회 본회의장.

주 의원은 "면목이 없다"며 폭행사실을 인정하며 상임위 도시건설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폭행사고 현장에서 서 의원의 호출을 받고 나타났다는 신민호 의원(46)은 "서의원은 물론 싸움을 말리러 간 나도 20분간 일방적으로 주의원과 측근한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폭행 건은 현재 순천경찰서에 배당돼 불구속 입건됐다.

이번 폭행사건은 지역 정치권의 계보정치의 폐해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갑원 전 국회의원 밑에서 비례대표로 시의원에 진출한 주 의원과 달리 서정진, 신민호 의원 등은 노관규 현 순천지역위원장 계보로 분류되고 있다. 민주당 시의원들이 '친갑(甲)-친노(盧)' 계보를 자처하는 경우도 많다.

순천매산고 3년 선·후배 사이이기도 한 노관규-서갑원 두 사람은 같은 당이어서 2014년 6·4지방선거와 2016년 4월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주도권 다툼이 매우 치열하다. 상임위 도시건설위원장직을 놓고서도 지난 7월 선거때 치열한 샅바싸움을 전개한 바 있다.
 
동료 의원들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비례대표 초선이 위원장직에 앉는 것에 불만이 있었다"는 쪽과, "나이어린 후배가 평소 말버릇이 없다"는 입장의 양비론이 맞섰다.

이와 관련 순천시의회(의장 김대희)는 최근 긴급 의장단 회의를 열고 "의원들의 사소한 시비로 시민 여러분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린데 사과드린다"고 발표했지만 현실인식이 안이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