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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배달 아저씨 알고보니 우체국 금고털이

여수경찰서 '도둑 친구' 현직경찰관 공모 의혹

박대성 기자 기자  2012.12.24 11: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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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사고가 발생한 여수산단 내 우체국.
[프라임경제] 전남 여수시 여수산단 내 한적한 우체국에서 발생한 금고털이범의 용의자 박모씨(44)가 사건발생 11일만에 붙잡힌 가운데 '단독범행'이라는 본인의 주장에도 불구, 여수경찰이 현직경찰관의 연루여부를 조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새벽 우체국 금고에서 현금 5200만원을 털린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용의자 색출에 난항을 겪자 현상금을 내건 끝에 지난 20일 분식집을 운영하는 박씨를 용의자로 체포하고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다.

박씨는 장례식장 인부와 렉카차 운전, 흥신소(심부름센터) 등을 전전하다 최근에는 분식집을 개업해 야근을 일삼는 여수경찰서 형사과에도 자주 배달을 해 온 인물이어서 경찰들도 놀라고 있다.

경찰은 박씨가 우체국 내부구조를 잘 알고 있는데다 여유있게 범행한 점으로 미뤄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주변인물을 탐문하는 등 보강수사를 벌여 왔다. 이 조사과정에서 박씨의 중학교 친구인 현직 경찰관 A씨가 용의선상에 떠올라 사전에 공모했는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경찰관 A씨는 사건발생 10일 전 방범순찰차 해당 우체국을 방문해 휴대전화를 내부를 찍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경찰이 관할 금융기관 등 방범 취약지역의 방범진단 활동을 펼 때는 휴대폰이 아닌 공용카메라를 사용해 내부 위치도 등을 파악하고 이를 보안사항으로 분류, 보관하는 것이 관례다.

공모 의혹을 받고 있는 해당 경찰관은 "사진은 트위터에 올리려고 찍었을 뿐이다. 자주 통화하는 친구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연루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여수경찰은 사실 규명을 위해 경찰관 A씨가 금고털이 용의자 박씨에게 우체국 내부가 찍힌 사진을 전송한 것은 아닌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에 의뢰해 복원을 의뢰하고, 박씨와의 통화내역을 조사하기 위해 24일 이동통신사에 통화내역을 의뢰했다.

금고털이범 박씨는 범행에 쓰인 용접기 등의 도구를 돌산대교에서 던져 버렸고, 털어간 현금 5200만원은 여수산단 인근 야산에 묻었다고 진술한 상태이다. 여수경찰 형사과는 일요일인 23일 박씨가 지목한 현금은닉 장소를 뒤졌지만 돈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경찰은 또 박씨의 DNA가 미제로 남은 지난 2005년 여수 미평동 현금지급기 890만원 도난 사건 용의자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국과수로부터 통보받고 추가 범행을 추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