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딸랑~ 딸랑" 거리에서 익숙한 종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니 연말이 성큼 다가온 것 같습니다. 올해도 이제 일주일 남짓 남았는데요. 그래서인지 거리를 다니다 보면 종소리와 함께 빨간 구세군 냄비를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사진은 삼성생명 앞 구세군 냄비의 모습입니다. 오전에는 보통 구세군 냄비 사이즈보다 유난히 큰 냄비가 홀로 쓸쓸히 서 있더니 오후가 되자 발랄한 여고생 몇 명이 작은 구세군 냄비와 함께 나타났습니다.
구세군 자선냄비 자원봉사활동에 참가 중인 휘경여고 학생들은 이날 추운 겨울날씨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길거리에서 종을 흔들며 노래를 부르는 등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요. 보는 내내 절로 '엄마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국세청에 보고되지 않는 부분도 많아 기부시장 규모가 10조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전체 기부액의 30%를 밑돌던 개인 기부액도 최근 65%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선진국에 비해서는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영국의 자선원조재단(CAF)이 전 세계 153개국을 대상으로 나라별 1000명(15세 이상)씩 조사한 국제 기부통계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기부지수는 2010년 81위, 2011년에는 57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래도 지난해 30계단이 상승하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타는 만큼 낙심하기는 이른데요. 더구나 우리나라는 품앗이, 계 등 '상부상조' 문화가 강한 만큼 세금혜택을 강화하고 기부제도의 투명성을 제고해 신뢰를 높아진다면 머지않아 선진국 수준의 기부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선진국 수준의 기부문화 정착'을 위해선 개개인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또한 적은 금액, 작은 실천을 통해서도 기부가 가능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수인데요. 특히 요즘은 유명인들의 참여로 많이 알려진 '재능기부'도 곳곳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쉽게 참여가 가능합니다.
재능 기부는 지식, 기술, 재능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주는 학업 멘토링부터 운전과 요리, 빨래, 아이 돌보기 등 가사 봉사, 어르신 말벗에 이르기까지 분야가 다양한데요. 최근 들어 이러한 재능기부를 진행하는 단체가 많은 만큼 참여도 어렵지 않습니다.
이밖에도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3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기부 문화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데요. 스마트폰 게임이나 앱을 이용할 수도 있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기부 캠페인도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페이스북을 통해 '희망마을을 밝혀주세요' 캠페인을 진행 중이며 이는 페이스북에 접속해 '좋아요'를 클릭하면 연탄 1장 값인 600원이 기부되는 방식입니다. 스마트폰 기부 앱을 다운로드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빅워크' 앱은 작동한 후 걷기만 하면 100m당 1원이 기부되고 '기부톡'은 전화를 하면 통화료의 일부를 기부단체에 전달해주는 앱으로 통화 1분당 3원이 기부금으로 적립됩니다.
한편, 구세군 냄비 또한 신용카드 사용자가 늘며 보다 쉽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신용카드 결제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신용카드 단말기인 '디지털 자선냄비'는 전국 300여개 자선냄비에 설치됐으며 카드를 긁으면 2000원씩 기부돼 현금이 없어도 기부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더 많은 금액을 기부하길 원할 경우엔 금액 설정이 가능합니다.
많은 이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기부 채널은 무척 늘어났지만 실제 참여가 적다면 이는 모두 '무용지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만큼 개개인의 관심어린 시선과 참여가 필요한데요.
올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소외된 이웃에게 눈길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날씨는 춥지만 마음만은 '훈훈한' 대한민국의 겨울이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