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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 여의도 향후 정국은?

문재인·민주통합당 어디로…안철수 행보에 '촉각'

이보배 기자 기자  2012.12.21 10: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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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지각변동 예상" 박근혜 당선인이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 자리에 오르자,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여의도 향후 정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라임경제] 12월19일 제18대 대통령 선거 결과 박근혜 당선인이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이날 늦은 오후 박 당선인의 당선 확실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는 환호로 가득했다.

반면 같은 날 민주통합당사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패배로 적막한 분위기가 흘렀다. 박근혜-문재인 양자구도에서 안철수의 등장과 퇴진, 막바지 이정희의 난까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던 대선이 마무리되자, 향후 여의도 정국에 관심이 쏠린다.

먼저 박 당선인의 승리로 새누리당은 물론 당내 친박의 입지가 확실해 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대 대선 당시 당내 후보 경선에서 박 당선인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패한 이후 친박의 입지는 좁아졌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청와대 입성과 함께 친박은 커다란 권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당선인의 승리를 이끈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권영세 종합상황실장, 황우여 대표, 이한구 원내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등이 당 내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막대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적으로 당 내에서 친이계가 설 자리가 좁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박 당선인이 선거 운동 기간 내내 '탕평인사'를 강조해온 만큼 소장파와 친이계 인사들에게도 주요 보직을 맡길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패배로 민주통합당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친노, 구민주당계, 손학규계, 정세균계 등 여러 계파로 구성된 민주당은 이번 대선을 치르면서 친노 진영의 지휘를 따랐다.

하지만 지난 4·11 총선에 이어 대선까지 새누리당에 2연패를 당하면서 대선 패배의 책임은 친노가 고스란히 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 민주통합당은 내년 1월 곧바로 전당대회를 열고 새로운 지도체제를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당권을 놓고 친노와 비노의 극심한 대립도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민주통합당이 당 해체나 분당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2002년 대선 직후 친노계 및 국민참여당계가 호남을 중심으로 한 구민주당계에 반발해 열린우리당으로 분리해 나온 전례가 있다.

이어 2007년 대선 패배 직후에는 현 손학규 상임고문이 당 대표가 되자 당시 이해찬 상임고문 등 친노계 일부가 탈당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안철수'가 변수다. 19일 대선 투표 직후 미국으로 날아간 안 전 무소속 후보가 귀국해 신당을 창당할 경우, 당내 상당수가 이쪽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만 안 전 후보가 '세력 정치'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어, 민주당 내 모든 세력이 함께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안 전 후보 쪽으로 흡수되지 못한 세력은 민주통합당에 잔류하거나, 별도의 당을 만들 수도 있다.

그렇다면 박 당선인에게 패한 문 후보의 행보는 어떨까. 일단 문 후보는 여전히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정치 행보는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상당 기간 휴식과 잠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휴식이 끝나면 여의도에 복귀, 정치력을 기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59세로 대선 후보로서는 젊은 축에 속했고, 정치 경험도 짧다. 때문에 정치력을 길러 차기 대선에 도전할 충분한 시간이 있는 셈이다.

이해찬 전 대표 등 지도부의 사퇴로 당권까지 갖고 있는 문 후보는 비록 박 당선인에게 패하긴 했지만 첫 대선 도전에서 박 당선인과 접전을 펼쳤고, 20~30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만큼 정치적 영향력 발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반면 문 후보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시대가 불러서 대선에 출마했다'던 그가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정치인으로서 시대적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일 수 있다는 것.

특히, 민주개혁 세력은 물론 진보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선에서 패하면서 '정치쇄신'을 주장할 만한 동력을 잃어버렸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여의도 안테나는 방미 중인 안철수 전 후보에게 집중돼 있다. 대선 과정에서 뜨뜨미지근한 의사표현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던 안 전 후보지만 문 후보가 패한 책임론에는 휩싸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찌됐든 문 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했고, 이후 유세를 함께 하는 등 오히려 18대 대선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는 평가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패한 박 당선인이 오랫동안 차기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했듯 안 전 후보도 비슷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안 전 후보 역시 '정치를 계속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안 전 후보가 향후 행보에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원내 의석을 가지는 게 낫기 때문에 그가 신당 창당에 나선다면 그 시점은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이전이 될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