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된 '뉴 SM5 플래티넘'은 침체한된 르노삼성에게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부산공장의 경우 출시 일주일 만에 2200여대가 계약되면서 물량을 위해 그간 중단됐던 잔업도 부활했다(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
[프라임경제] 분명 위기였다. 최근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는 계속된 신차 부진과 함께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지만, 이를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매각 의혹'도 나돌 정도였다. 이처럼 벼랑 끝에 내몰린 르노삼성이었지만, 얼마 전 출시한 'SM5 플레티넘'으로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됐다. 부산공장에서 느낀 르노삼성의 현 주소를 체감해봤다.
르노삼성은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유독 경영 위기에 시달렸다. 올 1~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39.3% 줄어든 14만400대 판매에 그쳤으며, 지난 1월17일부터는 공장 잔업도 중단했었다. 또 지난 9월에는 기업 회생 방안의 하나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뉴 SM5 플래티넘'은 이처럼 침체한 분위기 속의 르노삼성에게 활기를 불어넣었다. 출시 일주일 만에 2200여대가 계약되면서 이를 생산하는 부산공장은 물량을 대기 위해 잔업이 다시 생긴 것이다.
실제 지난 14일 방문한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는 많은 작업자들이 SM5 플레티넘을 비롯한 다수의 차량을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SM5 플레티넘의 인기로 잔업 재개
부산 강서구 신호공단에 자리 잡고 있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기공식(1995년)을 거쳐 무려 3년 만에 완공됐다. 약 50만평에 달하는 공장부지 중 건물이 13만2000평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 외에도 갤러리 및 기숙사, 부대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SM5 플레티넘의 인기에 힘 입어 잔업을 재개한 부산공장은 내년부터 국내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를 생산하게 되며, 2014년부터는 닛산 로그 후속 모델도 연간 8만대 규모로 생산에 들어가면서 공장운영에 있어 더욱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
하지만 부산공장은 올 초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 감소와 내수시장에서의 부진을 겪으면서 생산량 조절에 들어가 잔업을 중단했다. 하물며 3~7월 사이엔 재고가 넘쳐 16일간 공장 가동을 멈췄고, 지난 9월엔 희망퇴직까지 실시하면서 2010년 3700명을 넘던 직원 수는 2460명으로 줄었다.
그러던 곳에 뉴SM5 플래티넘이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난달 뉴 SM5 플래티넘과 기존 SM5는 도합 3383대가 판매되며 올 들어 SM5 월간 최다 판매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오직렬 르노삼성 제조본부장(부사장)은 뉴 SM5 플래티넘 출시 이후 분위기에 대해 "SM5는 르노삼성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주력 생산 모델"이라며 "뉴 SM5 플래티넘 출시 전에 판매 부진으로 고전 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출시 이후 잔업 재개 하는 등 내부 분위기가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SM5 플레티넘의 영향은 11개월 만에 부산 공장의 잔업으로 연결됐다. 실제 현재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는 40대 가량. 주간 1시간 잔업을 통해 일 평균 40여대를 증산하게 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1월19일부터 2주간 약 400여대를 증산했으며, 전량 SM5 플래티넘을 생산하기도 했다. 여기에 아직 특근은 진행되지 않고 있으나 향후 판매 상황을 고려해 검토 중으로 확인됐다.
오 부사장은 "이달 들어서도 이러한 근무형태를 계속 유지한다면 전월 대비 약 1500대를 더 생산할 것"이라며 "내년 내수는 플래티넘에 힘입어 올 해보다는 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수출은 올 해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첨단 시스템으로 단일 공장서 다수 모델 생산
물론 이러한 잔업 재개는 SM5 플래티넘의 성공적인 론칭으로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르노삼성 특유의 혼류(混流)생산(하나의 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동시에 생산하는 방식) 시스템과도 관련이 깊다.
현재 단일 조립라인에서 네 가지 플랫폼에 다섯 가지 모델을 생산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최대 다섯 플랫폼, 일곱 모델까지 생산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실제 부산공장에서는 최근 주문이 늘고 있는 뉴 SM5 플래티넘을 비롯해 △SM3(구형 포함) △SM7 △QM5(수출명 꼴레오스)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처럼 르노삼성이 혼류 생산 방식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유지하고 있는 배경에는 이를 위한 최첨단 생산 기술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러 프루프 시스템(Error Proof System)'은 부품 박스에 램프를 부착해 조립 차량이 도착하면 램프가 점등돼 작업자에게 조립 부품을 인지시켜주고 작업자는 램프가 점등된 부품을 적출해 조립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으로 작업자들은 사양 오류 없이 차량 조립을 어렵지 않게 진행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실시되고 있는 '블랙 앤 킷 방식'은 먼저 작업 구간(Block)을 정하고, 정해진 작업 구간에 필요한 부품만을 묶어 '킷'라는 특수 제작된 공급 박스에 넣어서 공급하는 것이다. 물류 작업자가 에러 프루프 시스템이 갖춰진 물류공간에서 작업구간에 해당되는 부품을 킷에 투입하면 '무인 자동 운반 대차(AGV)'를 이용해 라인 사이드에 공급하게 된다.
오직렬 르노삼성 부사장은 "내년 내수는 플래티넘에 힘입어 올 해보다는 나을 것"이라며 "수출은 올 해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편, 이날 함께 공개한 엔진공장에서는 SM5의 M4R을 비롯한 네 가지 엔진을 만들고 있다. 그동안 르노삼성 엔진은 부품 수입 비중이 높아 비용 절감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으로 인해 요즘엔 엔진 국산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언급했다.
오 부사장은 "엔진 부품 국산화 추진 결과 국산화율이 지난해 말 66%에서 올해 72%에 이르렀다. 내년엔 77%까지 국산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공장을 돌아보면서 르노삼성의 앞날은 더욱 희망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내년엔 국내에서 최초로 양산형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며, 2014년부터는 닛산의 SUV 차량인 로그의 후속 모델을 연간 8만대 규모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생산물량을 기 확보한 르노삼성 부산 공장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찬 모습이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공장운영에 있어 더욱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